


중심과 주변으로 나누는 순간 ‘이기적 문명’이 시작된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사람들 간의 만남이 그러하듯 문명 간의 만남도 흔적을 남긴다. 특히 두 문명이 충돌할 때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생기며, 승리한 문명은 자신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패배한 문명에 냉혹하고 비극적인 상흔을 각인한다. 천 년 이상의 세월 동안 승자는 서구 문명이었고, 패자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그 외의 지역에 서식한 문명이었다. 빈곤과 젠더, 다문화 등 사회문제에 천착해 온 김영란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신간 ‘이기적 문명 관찰기’에서 문명을 중심과 주변으로 나누면 서구는 중심이 되고 나머지는 변두리가 되면서 ‘이기적 문명’이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이기적 문명이란 자신의 문명이 우월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다른 문명을 침략하거나 정복하는 논리를 의미한다. 저자는 서구라는 이기적 문명이 철저히 파괴하고 훼손한, 일명 ‘비문명’이라고 불렸던 앙코르와 잉카, 짐바브웨 등 ‘패배자들’의 문명 현장을 돌아보며 서구 문명에 감탄하고 다른 문명에는 무심했던 자신을 되돌
2026.01.16 16:42
AI가 시 짓고 소설 쓰는 시대…그럼 인간은 글을 쓸 필요없나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앱(App)에 키워드 몇 개만 넣어주면 그럴듯한 수필, 소설, 시가 술술 나온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야기다. AI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이젠 글쓰기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에서 벗어났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글을 쓰는 일은 여전히 의미가 있을까. 30여년간 기자로 활동한 남궁덕 성균관대 겸임교수는 신간 ‘AI시대 공감 글쓰기’를 통해 AI는 글쓰기의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인간에게 고유한 ‘창의성’과 ‘사유의 깊이’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과거보다 더 분명하고 논리적으로 쓸 줄 아는 힘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일수록 단단한 문장과 선별된 메시지는 더 큰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의 고민과 퇴고 과정 역시 좋은 글의 탄생을 위해 필요한 요소라는 점도 지적한다. 저자는 글쓰기에는 글쓴이의 성향과 인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글쓰
2026.01.09 15:56
인간 대신 AI용병…전쟁의 승자는 누구일까
2022년 2월 2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도로엔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 각종 군용차량이 64km에 걸쳐 늘어서 있었다. 병력만 1만5000명. 여기에 러시아 헬기 34대는 수백명의 특수부대 요원과 용병을 태우고 같은 곳을 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 등 국가 지도부를 납치, 암살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우크라이나 드론부대인 ‘아에로로즈비드카’가 기갑부대를 향해 폭탄을 투하, 키이우로 가는 길을 막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드론의 활약은 우크라이나라는 약소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3년 이상 전쟁을 벌이는 원동력이 됐다. 우크라이나전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제 뉴스를 뜨겁게 달구는 세계 각국의 전쟁에선 AI가 첩보, 보급, 공작은 물론 전술, 전략, 암살까지 전쟁의 모든 영역을 주관한다. 정찰업무에 그치던 드론이 AI를 장착한 이후 스스로 적군의 주요 기지를 찾아내 폭탄을 투하하고, AI로 폭탄을 숙지한 로봇병
2026.01.09 11:14
태평천국 혁명, 중국의 운명을 비틀다
“확산하는 큰 화재로 첫 연기 기둥이 하늘로 올라갈 때, 그날 일어난 일을 좀 더 깊이 돌아본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파괴와 방화의 고삐 풀린 기쁨이 누그러지면서 두려움과 후회가 뒤섞인 이상한 기분이 싹텄다. 어떤 이의 표현에 따르면, ‘대체할 수 없는 것을 파괴해 놓고 기뻐하는’, 자신들 내면의 본성이 보여준 어두운 면에 대한 불안 같은 것이었다. 붉은 화염 속에서 춤추는 악마들은 바로 그들 자신이었다. ” 미국의 역사학자 겸 작가 스티븐 플랫의 신간 ‘천국의 가을’은 1851년부터 1864년까지 중국을 집어삼킨 태평천국 전쟁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다. 통념과 달리 19세기 중국은 이미 세계사에서 중요한 존재였고, 태평천국의 반란은 하나의 ‘혁명’이었다고 평가한다. 저자가 ‘반란’ 대신 ‘내전’으로 명명하는 태평천국 전쟁은 광저우 주변 마을에 살던 홍수전으로부터 출발한다. 과거 시험에 세 번이나 낙방한 그는 환영을 보고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자 예수의 동생이라고 생각한다. 만주족(
2026.01.09 11:14
태평천국의 ‘혁명’이 성공했다면 지금쯤 중국은?[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확산하는 큰 화재로 첫 연기 기둥이 하늘로 올라갈 때, 그날 일어난 일을 좀 더 깊이 돌아본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파괴와 방화의 고삐 풀린 기쁨이 누그러지면서 두려움과 후회가 뒤섞인 이상한 기분이 싹텄다. 어떤 이의 표현에 따르면, ‘대체할 수 없는 것을 파괴해 놓고 기뻐하는’, 자신들 내면의 본성이 보여준 어두운 면에 대한 불안 같은 것이었다. 붉은 화염 속에서 춤추는 악마들은 바로 그들 자신이었다. ” 미국의 역사학자 겸 작가 스티븐 플랫의 신간 ‘천국의 가을’은 1851년부터 1864년까지 중국을 집어삼킨 태평천국 전쟁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다. 통념과 달리 19세기 중국은 이미 세계사에서 중요한 존재였고, 태평천국의 반란은 하나의 ‘혁명’이었다고 평가한다. 저자가 ‘반란’ 대신 ‘내전’으로 명명하는 태평천국 전쟁은 광저우 주변 마을에 살던 홍수전으로부터 출발한다. 과거 시험에 세 번이나 낙방한 그는 환영을 보고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자 예수의 동
2026.01.08 13:41
AI가 전장을 주도하자.. 인간이 사라졌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2022년 2월2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로엔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 각종 군용차량이 64km에 걸쳐 늘어서 있었다. 병력만 1만5000명.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목격된 가장 큰 규모의 기갑부대였다. 여기에 러시아 헬기 34대는 수 백명의 특수부대 요원과 용병을 태우고 같은 곳을 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 등 국가 지도부를 납치, 암살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인 ‘아에로로즈비드카’가 기갑부대를 향해 폭탄을 투하, 키이우로 가는 길을 막았기 때문이다. AI(인공지능)를 탑재한 드론의 활약은 우크라이나라는 약소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3년 이상 전쟁을 버티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우크라이나전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제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세계 각국의 전쟁에선 AI가 첩보, 보급, 공작은 물론 전술, 전략, 암살까지 전쟁의 모든 영역을 주관한다. 정찰
2026.01.08 13:30
‘남의 편’에 대처하는 앙큼 발랄한 상상
한 남자가 있다. 상냥한 말투와 그윽한 눈빛, 그리고 살뜰히 챙겨주는 행동에 마음이 뺏긴다. ‘아, 이 사람이라면 평생 같이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늘 내 편일 것 같았던 그 사람은 결혼 이후 세상 공정한 ‘심판자’가 돼 내 속을 긁는다. 스트레스 주는 직장상사 얘기, 입이 가벼운 옆집 아줌마 얘기에도 시시비비를 따져가며 바로 잡는다. 바로 집집마다 있는 ‘남편’에 대한 얘기다. 올해 말 남편을 소재로 한 소설들이 줄줄이 나왔다. 소설 속 남편들은 현실 남편과 다를 바 없이 마뜩찮고 ‘결혼’이라는 제도의 모순과 시대적·현실적 한계 역시 여전하지만 그들을 대하는 아내들의 대처법은 놀랍다 못해 신박하다. 작가의 상상력이 응축된 소설 속 상황이기에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김봄의 연작소설 ‘인정빌라’ 중 한 작품인 ‘짝’에선 가장 현실적인 남편 찬호가 나온다. 결혼 전엔 수영밖에 몰랐던 찬호는 연화와 보라
2025.12.19 11:30
공간·사람·정치…‘서울러’가 들려주는 ‘서울다움’
올해 전 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선 주인공 루미와 진우가 달밤에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성곽길에서 만나 비밀을 고백하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전한다. 한국인이라면 어디서 본 듯한 이 배경은 서울 종로구의 낙산 성곽길을 모티브로 했다. 케데헌의 대흥행으로 낙산 성곽길은 이제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에게 알려진 ‘성지’가 됐다. 건축과 정치를 아우르는 도시전문가인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서울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신간 ‘이토록 서울’을 출간했다. 세 살부터 서울과 함께 자라고 일해온 ‘서울러’이자 인사동길과 산본신도시를 설계한 건축가인 저자는 ‘공간·사람·정치’ 세 가지 키워드로 서울을 이야기한다. 서울은 한국의 수도이자 세계 도시의 위상을 갖춘 메트로폴리스다. 과거와 현재, 다양한 문화와 계층이 부딪히면서도 공존하는 복잡다단한 공간이자 미래가 꿈틀거리는 역동적 공간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따라 서울 주요 공간의 진화를 짚어본다. 마포는
2025.12.19 11:25
한반도에 다시 ‘아기울음 커지는’ 희망을 찾아서
“인구 문제 해결에 실패할 경우 한국은 세계 최초로 인구소멸을 맞는 국가가 될 것이다.” 세계적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SBS D포럼에서 섬뜩한 경고를 내놨다. 같은 시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세대마다 한국 인구의 3분의 2가 사라질 것이다. 인구붕괴”라는 글을 올렸다. 올해 2월 한국을 방문한 전설적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뭐라도 하지 않으면 30년 뒤 한국은 없을 것”이라며 인구 문제를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한국은 매우 심각한 인구 문제에 직면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중위 전망에 따르면, 2072년까지 한국의 인구는 현재 인구의 70% 수준인 3600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게다가 출생아 수 감소에 따른 급속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현재 20% 수준인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50년 이내에 48%로
2025.12.19 11:25
메트로폴리스 서울에서 ‘서울러’와 ‘서울다움’이란?[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올해 전 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선 주인공 루미와 진우가 달밤에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성곽길에서 만나 비밀을 고백하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전한다. 한국인이라면 어디서 본 듯한 이 배경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낙산 성곽길을 모티브로 했다. 케데헌의 대흥행으로 낙산 성곽길은 이제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에게 알려진 ‘성지’가 됐다. 건축과 정치를 아우르는 도시 전문가인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이 서울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신간 ‘이토록 서울’을 출간했다. 세 살부터 서울과 함께 자라고 일해 온 ‘서울러’이자 인사동길과 산본 신도시를 설계한 도시건축가인 저자는 공간, 사람, 정치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서울을 이야기한다. 서울은 한국의 수도이자 세계 도시의 위상을 갖춘 메트로폴리스다. 과거와 현재, 다양한 문화와 계층이 부딪히면서도 공존하는 복잡다단한 공간이자 미래의 가능성이 꿈틀거리는 역동적 공간이기도 하다
2025.12.18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