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학이 간과한 ‘도덕’…절충점이 필요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시장의 기능은 사회 구성원에게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이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장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여러 규칙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시장 설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장기 거래나 성매매, 마약, 존엄사 등과 관련한 일부 거래들은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부 국가는 이런 거래를 법으로 금지하거나 규제한다. 201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시장 설계’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앨빈 로스는 신간 ‘금지된 거래의 경제학’에서 ‘도덕’의 개념이 들어간 시장 거래를 다양한 논점으로 다룬다. 보통 인간의 생명이나 존엄성, 신념과 관련된 거래들은 찬성과 반대의 양측 주장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도덕적이거나 종교적인 차원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같은 거래를 ‘혐오스러운 거래’라고 명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혐오스러운 거래는 거래에 관여하는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기를 원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도덕적이거
2026.09.17 12:55
트럼프식 협상, 이기는 사람은 판을 만든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도덕적·정치적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도발적이고 직설적이며, 상대를 위협하는 언사도 서슴지 않는 예측 불가의 승부사. 그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이면서, 동시에 거의 모든 국제 협상과 이슈의 흐름을 좌우하는 키맨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협상 전문가 김경의 저서 ‘판을 뒤집는 트럼프의 협상 전략’은 “세계는 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트럼프의 협상 전략을 파고들며, 그의 ‘이기는 기술’을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의 실전 지침서로 삼을 수 있도록 제시한다. 트럼프에게 협상 테이블은 모든 거래의 승패가 갈리는 전장이다. 상호 이익을 존중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윈-윈(Win-Win)’은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트럼프가 테이블에 앉았다면 이제 그 관심은 오로지 ‘지배’와 ‘승리’뿐이다. 저자는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 ‘착한 협상법’은 나만 손해 보는 합의로 끝나는
2026.09.17 09:50
히틀러가 없었다면?…‘리더’는 위대한 영웅인가, 역사의 노예인가[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1930년 아돌프 히틀러를 태운 자동차 쪽으로 트럭이 돌진했다. 트럭은 탑승자들을 덮치기 직전 멈춰 섰고, 히틀러는 3년 후 독일 총리가 돼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일으켰다. 그날 트럭이 자동차를 덮쳤다면 수천만 명이 목숨을 잃지 않았을까. 아니면 당시 독일의 상황이 또 다른 히틀러를 만들어냈을까. ‘총, 균, 쇠’에서 문명을 지리적·환경적 조건으로 설명했던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7년 만에 낸 신간 ‘리더는 언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에선 개인으로 시선을 돌린다. 정치, 기업, 스포츠, 종교를 가로지르며 역사의 흐름을 바꾼 리더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파고든다. 그는 위대한 인물이 역사를 바꿨다는 토머스 칼라일의 ‘영웅사관’이나 리더들을 ‘역사의 노예’라고 칭한 레프 톨스토이의 정반대 견해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차이를 만들었나’를 살핀다. 저자는 리더의 대체 가능성을 판별하는 분석 틀로 ‘햄릿 테스트’를
2026.09.17 09:42
불안한 아이들…그 ‘악순환’을 끊어내려면?
A가 새 학기부터 수학 심화반에 들어가게 됐다. A 자신을 비롯해 온 가족이 자랑스러워한 것도 잠시, A는 자신이 수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약간 의심이 된다. 마침내 첫 수업에 들어간 A. 아니나 다를까 불안 기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수업 내용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 속은 울렁거리며, 심지어 약간 현기증이 나기 시작한다. 집에 돌아온 A는 심화반 수업이 힘들다며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 이때 수업을 그만 듣게 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조금만 더 해보자고 독려하는 게 나을까. 요즘 아이들은 공부나 미술, 악기 등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불안감이 높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10대는 직전 검사인 2020년보다 65.2%나 많은 4만1611명으로 집계됐다. 아동·청소년 불안장애 전문 하버드 의대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신간 ‘불안 없는 아이’에서 불안한 아이를 돕고 싶은 부모라면, 불안이라는 감정 자체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
2026.09.04 11:36
걸작은 ‘도난’으로 완성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사실 오랜 세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11년 8월 어느 날,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한 벽면을 채우고 있던 ‘모나리자’가 모습을 감췄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수 작업이나 대여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란 착각은 곧 도난이라는 현실로 드러나며 세상을 발칵 뒤집었다. 잡지와 신문은 이 소식을 대서특필했고, 사람들은 ‘모나리자’가 걸려 있던 빈 벽이라도 보려고 박물관으로 몰려들었다. 절도범은 박물관에서 일하던 이탈리아인 잡역부였다. 그가 체포되고 ‘모나리자’가 루브르로 돌아오기까지 약 30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명성이 드높아진 ‘모나리자’는 이틀 만에 최소 12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오늘날 ‘모나리자’의 명성은 그렇게 도난으로 완성됐다. 영국의 미술사학자 수지 호지의 저서 ‘도둑맞은 미술관’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24건의 도난 사건을 따라가며, 어떤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사라졌는지 그 과정
2026.09.04 11:33
걸작은 ‘도난’으로 완성된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사실 오랜 세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11년 8월 어느 날,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한 벽면을 채우고 있던 ‘모나리자’가 모습을 감췄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수 작업이나 대여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란 착각은 곧 도난이라는 현실로 드러나며 세상을 발칵 뒤집었다. 잡지와 신문은 이 소식을 대서특필했고, 사람들은 ‘모나리자’가 걸려 있던 빈 벽이라도 보려고 박물관으로 몰려들었다. 절도범은 박물관에서 일하던 이탈리아인 잡역부였다. 그가 체포되고 ‘모나리자’가 루브르로 돌아오기까지 약 30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명성이 드높아진 ‘모나리자’는 이틀 만에 최소 12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오늘날 ‘모나리자’의 명성은 그렇게 도난으로 완성됐다. 영국의 미술사학자 수지 호지의 저서 ‘도둑맞은 미술관’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24건의 도난 사건을 따라가며, 어떤 작품이 어떤
2026.09.03 12:48
불안한 아이들, 그 ‘악순환’을 끊어내려면?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A가 새 학기부터 수학 심화반에 들어가게 됐다. A 자신을 비롯해 온 가족이 자랑스러워한 것도 잠시, A는 자신이 수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약간 의심이 된다. 마침내 첫 수업에 들어간 A. 아니나 다를까 불안 기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수업 내용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 속은 울렁거리며, 심지어 약간 현기증이 나기 시작한다. 집에 돌아온 A는 심화반 수업이 힘들다며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 이때 수업을 그만 듣게 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조금만 더 해보자고 독려하는 게 나을까. 요즘 아이들은 공부나 미술, 악기 등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불안감이 높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10대는 직전 검사인 2020년보다 65.2%나 많은 4만1611명으로 집계됐다. 아동·청소년 불안장애 전문 하버드 의대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신간 ‘불안 없는 아이’에서 불안한 아이를 돕고 싶은 부모라면, 불안이라는 감정 자체를
2026.09.03 12:41
AI시대, 노조가 더 주목받는 이유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인류에게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 자체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공개한 ‘AI의 거시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AI 확산으로 향후 10년간 총 생산성은 연간 0.15~0.35%포인트 증가시키지만, 일자리는 매년 25만6000개씩 없애는 것으로 추정됐다. AI의 노동력 대체는 사무·전문직 뿐 아니라 생산· 노무직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는 추세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AI 혁명은 노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자 출신 노무사인 저자는 신간 ‘노조위원장 핸드북’에서 AI가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에 노동조합의 역할은 오히려 커진다고 말한다. AI 기술에 적용할 윤리 규범, 대체되는 일자리에 대한 대책, AI가 창출하는 소득에 대한 분배 방식 등은 결국 지금의 노동자가 요구하고 협상해서 만들어야 할 몫이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2026.08.21 11:50
IQ→EQ→?…불확실성 시대의 생존 지능 ‘AQ’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변화’는 일상의 단어가 됐다. 불과 몇 년 사이 AI는 일상과 업무 방식, 노동 시장의 지형, 나아가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까지 뒤흔들고 있다. 어제까지 당연했던 일자리와 역할이 하루아침에 재정의되고, 내일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만연한 오늘날, 문득 이런 물음이 스쳐 간다. “지금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변화는 대개 예고 없이 찾아온다. 세상을 통째로 뒤바꾸는 거대한 기술의 흐름부터 출근길 지하철이 갑자기 멈춰서는 사소한 사건까지, 우리는 늘 크고 작은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간다. 이 변화의 공통점은 하나, 미리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건은 변화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느냐가 아니라, 변화가 닥쳤을 때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다. 어떤 직업도 영원함을 보장받기 어려운 시대, 개인과 기업 모두 스스로를 변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론 변화는 늘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메타, 애플, 앤트로픽 등의 리더들과 15년
2026.08.21 11:49
AI시대, 노조가 더 주목받는 이유[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인류에게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 자체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공개한 ‘AI의 거시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AI 확산으로 향후 10년간 총 생산성은 연간 0.15~0.35%포인트 증가시키지만, 일자리는 매년 25만6000개씩 없애는 것으로 추정됐다. AI의 노동력 대체는 사무·전문직 뿐 아니라 생산· 노무직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는 추세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AI 혁명은 노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자 출신 노무사인 저자는 신간 ‘노조위원장 핸드북’에서 AI가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에 노동조합의 역할은 오히려 커진다고 말한다. AI 기술에 적용할 윤리 규범, 대체되는 일자리에 대한 대책, AI가 창출하는 소득에 대한 분배 방식 등은 결국 지금의 노동자가 요구하고 협상해서 만들어야 할
2026.08.20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