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꽃 페미’와 ‘남미새’ 사이…여성들의 속마음은?[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나도 알아. 너무 쪽팔려. 머리로는 아는데 안 해야 하는 거 아는데 너무 많이 배웠는데 충분히 혼자 있을 수도 있는데도 혼자가 싫어. 그게 너무 쪽팔려. 말 안 해줘도 이런 내가 나는 이미 너무 충분히 싫어.” 우리 사회의 혼인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뉴스 속에 미디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결혼을 넘어 연애까지 기피하는 ‘비연애’ 선언도 흔하다. 여자를 놓지 못하는 남자는 ‘여미새’라고 공격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온라인 너머의 현실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남자가 이렇게 많은데 내 남자는 어디 있냐”며 한탄한다. 연애 프로그램은 대리만족을 제공하며 인기를 끈다. 많은 남성 중 누구에게도 끌리지 않지만 이성에 대한 욕망이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는 것이다. ‘이제 진짜 남자 안 만날 거야’는 여성에게 주어진 선택지라고는 ‘불꽃 페미’와 ‘남미새’뿐인 듯한 세상에서 어느 쪽도 택하지 못한 채 헤매는 여성들의
2026.07.04 13:45
미식가가 들려주는 음식 넘어 ‘문화의 맛’
검은색 조리복에 흰 앞치마를 두르고 진기에 가까운 칼질 솜씨를 뽐낸다. 혹자는 서바이벌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요리를 내느라, 누구는 게스트가 원하는 요리를 15분 내에 완성하느라, 또 다른 이는 현지 레스토랑에 위장취업 하면서 구슬땀을 흘린다.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들의 인기 덕에 그들이 내어주는 ‘미식(美食)’에 대한 관심도 확산되는 추세다. 미식을 ‘맛있고 예쁜데 비싼 음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처럼 단순하게 정의하긴 어렵다.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의 일본 의장이면서 30년간 128개국을 여행하며 음식을 탐구해 온 저자는 신간 ‘미식의 교양’에서 “음식은 인간과 문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창”이기 때문에 그 정점인 미식도 간단히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식에 대해 음식 자체만을 보는 게 아니라 요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포함된 식(食)과 식문화, 즉 가스트로노미(Gastronomy) 측면에서 접근한다. 이에 미식은 단순히 맛
2026.07.03 11:06
‘독립’과 ‘협조’ 사이…세계인의 마음지도를 보다
기타야마 시노부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와 우치타 유키코 교토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유럽계 미국인과 일본인을 대상으로 ‘행복’의 특성을 열거하도록 요청했다. 미국 참가자들이 제시한 특징의 대부분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중요한 과제를 잘 해내는 것’, ‘연인과 잘 지내는 것’과 같이 긍정적인 것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 참가자들이 제시한 특징에는 긍정적인 것들에 더해 ‘타인의 부러움을 사게 되는 것’,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과 같은 부정적 특징도 약 40%나 포함돼 있었다. 문화에 따라 구성원이 느끼는 ‘행복감’이 대조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기타야마 교수의 신간 ‘문화가 다르면 마음도 다를까’는 문화마다 사람들의 인지, 감정, 동기가 어떻게, 왜 달라지는지, 인간 마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저자는 일본과 한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와 서양을 비롯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중동 및 북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남아시아 등 문화권별 심리적 중심
2026.07.03 11:04
정말 노력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까
2015년, 당시 13세였던 소녀는 오빠와 함께 만든 곡 하나를 스트리밍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다. 대단한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다. 안무용으로 쓸 생각으로, 댄스 선생님에게 곡을 들려줄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을 뿐이다. ‘오션 아이즈(Ocean Eyes)’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예상치 못한 반향을 일으켰다. 재생 횟수는 100회에서 1000회로, 다시 수만회로 순식간에 불어났다. 별 뜻 없이 올린 노래 한 곡이 전 세계에 퍼져나갔고, 소녀는 하루아침에 ‘월드스타’가 됐다. 그녀의 이름은 빌리 아일리시. 현재 가장 유명한 팝스타 중 한 명인 그의 성공은 운일까, 노력일까, 아니면 실력일까. ‘무에서 유가 창조되지 않는다’, ‘노력은 성공의 밑거름이다’. 인생에서 우리는 이런 류의 이야기를 수없이 들으며 살아간다. 자기계발서는 물론 예능에도 밑바닥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렇듯 사회는 끊임없이 ‘성공’을 선전하고, 그것에 도달하는 방법이 오롯이 ‘당신
2026.07.03 11:03
동양과 서양의 ‘행복’은 어떻게 다를까[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기타야마 시노부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와 우치타 유키코 교토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유럽계 미국인과 일본인을 대상으로 ‘행복’의 특성을 열거하도록 요청했다. 미국 참가자들이 제시한 특징의 대부분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중요한 과제를 잘 해내는 것’, ‘연인과 잘 지내는 것’과 같이 긍정적인 것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 참가자들이 제시한 특징에는 긍정적인 것들에 더해 ‘타인의 부러움을 사게 되는 것’,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과 같은 부정적 특징도 약 40%나 포함돼 있었다. 문화에 따라 구성원이 느끼는 ‘행복감’이 대조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기타야마 교수의 신간 ‘문화가 다르면 마음도 다를까’는 문화마다 사람들의 인지, 감정, 동기가 어떻게, 왜 달라지는지, 인간 마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저자는 일본과 한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와 서양을 비롯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중동 및 북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남아시아
2026.07.02 15:16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2015년, 당시 13살이었던 소녀는 오빠와 함께 만든 곡 하나를 스트리밍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다. 대단한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다. 안무용으로 쓸 생각으로, 댄스 선생님에게 곡을 들려줄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을 뿐이다. ‘오션 아이즈(Ocean Eyes)’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예상치 못한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재생 횟수는 100회에서 1000회로, 다시 수만 회로 순식간에 불어났다. 별 뜻 없이 올린 노래 한 곡이 전 세계에 퍼져나갔고, 소녀는 하루아침에 ‘월드 스타’가 됐다. 그녀의 이름은 빌리 아일리시. 현시점 가장 유명한 팝스타 중 한 명인 그의 성공은 운일까, 노력일까, 아니면 실력일까. ‘무에서 유가 창조되지 않는다’, ‘노력은 성공의 밑거름이다’. 인생에서 우리는 이런 류의 이야기를 수없이 들으며 살아간다. 자기계발서는 물론 예능에도 밑바닥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렇듯 사회는 끊임없이 ‘성공’을 선전
2026.07.02 15:07
‘미식’은 맛있기만 한 음식은 아니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검은색 조리복에 흰 앞치마를 두르고 진기에 가까운 칼질 솜씨를 뽐낸다. 혹자는 서바이벌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요리를 내느라, 누구는 게스트가 원하는 요리를 15분 내에 완성하느라, 또 다른 이는 현지 레스토랑에 위장취업 하면서 구슬땀을 흘린다.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들의 인기 덕에 그들이 내어주는 ‘미식(美食)’에 대한 관심도 확산되는 추세다. 미식을 ‘맛있고 예쁜데 비싼 음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처럼 단순하게 정의하긴 어렵다.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의 일본 의장이면서 30년간 128개국을 여행하며 음식을 탐구해 온 저자는 신간 ‘미식의 교양’에서 “음식은 인간과 문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창”이기 때문에 그 정점인 미식도 간단히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식에 대해 음식 자체만을 보는 게 아니라 요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포함된 식(食)과 식문화, 즉 가스트로노미(Gastronomy) 측면에서 접근한
2026.07.02 14:09
쿠팡 정보유출이 통상 문제로…‘로비’를 다시 보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e커머스 업체인 쿠팡에서 330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소비자 피해와 함께 고객정보 관리에 소홀한 쿠팡의 관리 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초 미국 의회의 일부 의원이 쿠팡 사태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언급하면서 통상과 투자, 동맹의 문제로 돌변했다. 쿠팡 사태의 인식 전환은 로비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된다. LG글로벌전략개발원에서 미주 지역 대외협력 및 정책 대응 업무를 맡고 있는 저자는 신간 ‘로비의 경제학’에서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기업의 불리한 사건을 한국 규제당국의 정당한 조사로 두는 대신 미국 기업을 겨냥한 불균형한 조치로 읽게 했다고 분석한다. 쿠팡 사례처럼 로비는 기업의 필수적인 경제활동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에선 아직도 존재 자체가 폄훼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한국에선 로비 하면 청탁, 정경유착, 특혜, 검은돈 등과 동의어로 취급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로비는 단순히 기업의 비리를 덮
2026.06.19 11:11
갈등과 분열의 ‘도덕적 위기’…이해와 공존은 가능할까
오늘날 세계는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국가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하고, 온라인 공간은 가짜 뉴스와 극단적인 주장이 충돌하는 전장이 됐다. 모두가 동의할 만한 보편적 가치가 희미해진 오늘의 지구촌은 과연 첨예한 갈등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갈등의 골을 메우고 인류를 하나로 묶는 가치와 원칙은 남아 있는 것일까. 독일 철학자인 하노 자우어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윤리학 교수는 저서 ‘선악의 발명’에서 도덕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한다. 저자는 “도덕의 역사는 우리의 공존을 이루는 가치와 감정, 규범, 제도에 관한 것”이라면서 “도덕의 소임은 항상 공존의 규칙을 확립해 소규모 집단 내의 사회적 협력이라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철학뿐 아니라 진화생물학, 문화인류학, 사회심리학, 인지과학 등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협력 능력의 진화, 처벌 제도의 형성, 불평등의 출현, 근대적 도덕관념의 발전 그리고 오늘날의 가치양극화
2026.06.19 11:11
한반도 운명 바꾼 80일…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이야기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도, 원인은 반드시 존재한다. 전쟁은 우연이 아니라 결과다. 그 근원을 찾으려면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영국 소설가 엘리자베스 보웬의 말처럼 6·25 전쟁의 비극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나 우발적 사건의 차원을 넘어 치밀하게 얽힌 역사의 인과 관계가 응축돼 터져 나온 산물이었다. 한국 전쟁의 전세를 단번에 뒤바꾼 ‘인천상륙작전(크로마이트 작전)’은 그간 더글러스 맥아더라는 영웅의 직관이 만들어 낸 승리 신화로 이야기돼 왔다. 하지만 정치·안보 전문기자 출신인 김주환은 신간 ‘위기에서 승리로: 크로마이트 작전의 비사’에서 이 성공 신화를 거시사에서 미시사로 옮겨 온다. 1950년 여름과 가을 사이 가장 긴박했던 80일간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미시적으로 재구성해 비극의 실체를 파헤친다. 저자는 한국 전쟁 개전 초기 80일을 ‘고통의 40일’과 ‘반격의 40일’이라는 두 축으로 나눠 살핀다. 전반기 40일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 이후
2026.06.19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