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 오큘러스…빅테크 사활

인터넷·모바일 혁명 이은 ‘시각혁명’ 도래

애플, 구글 등 빅테크의 다음 혁신은 ‘눈’[북적book적]
[123rf]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애플의 첫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메타의 ‘메타 퀘스트3’,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미국 빅테크들이 최근 내놓은 IT 신제품들은 모두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바로 우리의 ‘눈’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물리적 현실에 디지털로 증강된 현실을 합성해 보여주는 ‘공간 컴퓨팅’ 기술은 조만간 일상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이 산업에 사활을 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와 같은 스마트 안경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기술”이라고 극찬했다. 메타는 이에 앞서 오큘러스를 시장에 내놨고 구글, 삼성, 퀄컴은 동맹을 맺고 스마트 안경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보수적인 금융 분석가들 사이에선 차세대 컴퓨팅의 시장 규모가 2028년까지 약 3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간 컴퓨팅은 사실 이미 우리의 삶에 이미 들어와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람 얼굴 위에 귀여운 토끼의 귀나 코알라의 코 등의 그림을 합성해 사진 촬영하거나 애플의 3D 이모티콘 애니모지로 혀 위에서 유니콘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간 컴퓨팅 분야의 선구자이자 신작 ‘슈퍼 사이트’의 저자 데이비드 로즈는 이러한 산업 흐름이 1990년대 인터넷 혁명, 2000년대 모바일 혁명에 이은 ‘시각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그 시각 혁명은 현재 특이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애플, 구글 등 빅테크의 다음 혁신은 ‘눈’[북적book적]

저자는 향후 10년 간 차세대 컴퓨팅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면서 ‘본다’는 의미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간 컴퓨팅, 인공지능(AI), 컴퓨터 비전과 결합한 전혀 새로운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우리 일상을 바꿀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같이 공간 컴퓨팅,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등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시각적 현실을 ‘슈퍼 사이트(Super Sight)’라고 부른다.

저자는 슈퍼 사이트의 기본부터 향후 전망까지 차근차근 짚어준다. 스마트 안경을 구성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등 복잡한 용어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패션, 교육, 쇼핑 등 스마트 안경이 바꿔 놓을 산업의 변화도 파헤친다. 아울러 스마트 안경의 등장으로 각광받거나 위협 받을 분야의 대응책도 살펴본다.

구글, 삼성은 물론 여러 IT 스타트업의 기술 고문 출신인 저자는 지난 2017년부터 와비 파커 테크놀로지 부사장으로 합류해 가상으로 안경을 착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버추얼 트라이온’(virtual try-on)을 개발한 인물이다. 미국 MIT 연구소인 미디어랩에서 20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지난 2020년부턴 수산업계를 위한 증강현실(AR) 기기를 개발하는 클러어워터 AR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고 있다.

슈퍼사이트/데이비드 로즈·박영준 옮김/흐름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