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美패권 균열 위한 계산된 일격[섀넌 브랜다오]
이야기는 두 강국에서 시작된다. 서로 다른 체제를 앞세운 두 나라가 있다. 하나는 자본주의의 거인으로, 오랜 세월 세계 기술 혁신을 주도해온 미국이다. 다른 하나는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급부상한 신흥 강국, 세계 제패를 꿈꾸는 중국이다. 흥미롭게도, 이 두 경쟁국 안에는 ‘실리콘밸리’가 각각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로, 현대 첨단 기술 문명의 발상지다. 이곳에서는 기술이 곧 권력이고 규제는 성가신 장애물일 뿐이다. 또한 ‘빠르게 움직이고, 낡은 틀을 깨뜨려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는 좌우명이 통하는 곳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너제이까지 이어지는 샐리콘밸리에는 벤처캐피털 자본이 와인처럼 흘러넘치고, 실패는 오히려 훈장처럼 여겨지며 혁신은 하나의 신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 하나의 실리콘밸리는 상대적으로 신화화하진 않았지만, 그 중요성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중국판 ‘팔로알토’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은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