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이 된 감시…AI·빅데이터가 만든 ‘파놉티콘’의 시대
#1. 2012년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장은 집으로 배송된 우편물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타깃 쇼핑센터에서 10대 소녀인 딸 앞으로 보낸 광고 홍보지였는데, 임산부들이 사용하는 물건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타깃 매니저에게 항의했고 매니저도 왜 그런 전단지가 발송됐는지 영문을 몰랐다. 일주일 후 매니저가 사과 전화를 했을 때 아버지는 처진 목소리로 딸이 임신한 사실을 자기도 몰랐는데 쇼핑센터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되물었다. 매니저가 조사해 보니 소녀가 임신부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그 순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은 소녀를 임신부로 분류한 것이다. #2.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2010년 “프라이버시는 죽었다”고 선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올리기 때문이란다. 그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메타의 사용자는 30억명이 넘는다. 이들은 매일 2시간30분 정도를 SNS에 소비하며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올리고 다
2026.04.24 11:39
‘엄빠 찬스’가 가른 운명…상속, 계급이 되다
상속은 민감한 주제다. 세금 문제가 특히 그렇다. 이미 세금을 내고 축적한 부를 물려줄 때 또다시 막대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저항감이 크다. 그래서 상속은 대체로 논쟁적이고, 의도적으로 회피되는 주제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가족의 부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은 이러한 ‘상속세’ 논쟁 속에서 오랫동안 외면돼 왔다. 그 결과 대중은 재능 없이도 유명 런웨이를 활보하는 ‘네포 베이비’(권력·재력을 가진 부모 덕분에 기회를 얻거나 성공한 자녀)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력서에 ‘엄빠 찬스’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간과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일라이자 필비는 신간 ‘상속계급사회-부모 찬스는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에서 21세기 경제의 진짜 이야기는 ‘가족의 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부모의 시간과 지원, 소위 ‘엄빠 은행’은 자녀의 직업적 성공 혹은 재정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더 나아가 성인기의 기본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꼭 갖춰야
2026.04.24 11:37
‘어게인(Again) 1930’s’?…고립주의는 언제나 답이 아니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미국에서 상품을 팔려면, 미국에서 만들어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기 행정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면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20%의 상호 관세 부과를 선포한 것이다. 그러면서 관세가 부담스럽다면 미국에 제조 공장을 지으라며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대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자국의 산업 및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하에 자국 우선주의를 공공연하게 얘기한 것이다. 영국 저널리스트인 벤 추는 신간 ‘고립 경제학, 고립주의는 세계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에서 최근 미국처럼 국가 간 상호 의존을 불편해하고 국내 자급자족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을 ‘고립 경제학(Exile Economics)’이라고 정의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등 고립주의자들은 세계무역에서 경제적 이득과 국가안보 사이에 필연적인 상충관계가 있다고 봤다. 따라서 산업적으로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아야 국가 안보와 번영, 평화 등을
2026.04.23 14:01
나도 모르게 감시받는 시대…프라이버시를 되찾으려면?[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1. 2012년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장은 집으로 배송된 우편물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타깃 쇼핑센터에서 10대 소녀인 딸 앞으로 보낸 광고 홍보지였는데, 임산부들이 사용하는 물건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타깃 매니저에게 항의했고 매니저도 왜 그런 전단지가 발송됐는지 영문을 몰랐다. 일주일 후 매니저가 사과 전화를 했을 때 아버지는 처진 목소리로 딸이 임신한 사실을 자기도 몰랐는데 쇼핑센터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되물었다. 매니저가 조사해 보니 소녀가 임신부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그 순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은 소녀를 임신부로 분류한 것이다. #2.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2010년 “프라이버시는 죽었다”고 선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올리기 때문이란다. 그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메타의 사용자는 30억명이 넘는다. 이들은 매일 2시간30분 정도를 SNS에 소비하며 글이나
2026.04.23 11:35
집 사려면 ‘엄빠 찬스’가 필수?…상속, 계급이 되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상속은 민감한 주제다. 세금 문제가 특히 그렇다. 이미 세금을 내고 축적한 부를 물려줄 때 또다시 막대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저항감이 크다. 그래서 상속은 대체로 논쟁적이고, 의도적으로 회피되는 주제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가족의 부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은 이러한 ‘상속세’ 논쟁 속에서 오랫동안 외면돼 왔다. 그 결과 대중은 재능 없이도 유명 런웨이를 활보하는 ‘네포 베이비’(권력·재력을 가진 부모 덕분에 기회를 얻거나 성공한 자녀)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력서에 ‘엄빠 찬스’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간과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일라이자 필비는 신간 ‘상속계급사회-부모 찬스는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에서 21세기 경제의 진짜 이야기는 ‘가족의 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부모의 시간과 지원, 소위 ‘엄빠 은행’은 자녀의 직업적 성공 혹은 재정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더 나아가 성인기의 기본 과업을
2026.04.23 11:18
상속 앞에서 가족을 잃지 않는 방법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A씨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풍수지탄(風樹之歎)’의 괴로움도 잠시, 갑자기 밀려오는 상속 문제 때문에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생전 교류도 없었던 작은 아버지가 연락을 해오는가 하면,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던 동생은 자신의 기여분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복잡한 상속세 문제는 가족 간에 벌어지는 일들에 비하면 오히려 약과다. 상속에 관해 다룬 책은 많지만, 보통 제도와 절차를 설명하는 데 머문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는 법보다 감정이 먼저 무너진다. 부모의 죽음 직후 처음 알게 된 가족의 비밀, 믿었던 형제자매의 배신 등 묵혀 두었던 오래된 상처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사람들은 상속 문제 앞에서 쉽게 길을 잃는다. 상속 전문 변호사인 채애리 변호사는 신간 ‘상처받지 않는 상속’에서 법률 지식보다 왜 상속이 이렇게 아픈 문제인지, 왜 사람들은 상속 앞에서 스스로 나쁜 사람처럼 여기게 되는지부터 짚는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 지식과 판단 기준을 얹어 현실
2026.04.10 15:19
트럼프의 황당한 행동,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혼자 책상 앞 브라운 의자에 기대앉은 남성이 인상을 쓰며 얘기한다. 책상 앞에 둥그렇게 둘러앉은 사람들은 그의 말을 경청하거나 노트에 받아적는다. 흡사 선생님이 문제 학생들을 불러모아 혼내고 있는 장면 같지만 사실 러-우 전쟁 휴전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정상의 다자회담 모습이다. 메르켈 독일 전 총리는 그에 대해 “방안에 사람이 많을수록 승자가 되려는 욕구를 더 강하게 드러냈다”며 “모든 만남이 경쟁이었다”고 평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적절한 수사나 행동은 전 세계적인 지탄을 받아왔지만 사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장악한 권력자라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독일 심리학자 카르스텐 C. 셰르물리는 신간 ‘권력중독’에서 권력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 및 실험 등을 메타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은 그가 가진 권력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저자에 따르면, 권력은 단순한 지위나 영향력이 아니라 인간의 뇌를 자극하는 ‘하나의 경험’이다
2026.04.10 11:18
운명의 짝이든, 쓰레기든…사랑이 당신을 성장시켰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운명적 사랑을 믿는 톰 핸슨은 이상형인 썸머 핀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지만, 사실 상대방이 아니라 썸머를 소유한 자신의 모습에 취해 있다. 겉으로는 뜨거운 연애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마음속으로는 들어오지 않은 톰에게 지친 썸머는 “지금 우리가 뭐 하고 있는 걸까?”라며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톰은 “그런 건 상관없어. 난 행복해 넌 아냐?”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은 것은 누구나 한 번쯤 사랑에 서툴러서 아픔을 겪고, 뒤늦게 자기 모습을 깨달은 경험이 있어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지용의 신간 ‘나도 모르게 나를 망치고 성장시키는 문제적 사랑’은 저자가 실제 상담에서 마주한 사랑과 연애의 문제를 정신분석과 뇌과학으로 파고든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고 느끼고, 이별을 맞으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에 대해 뭘 알아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를
2026.04.10 11:18
자유의지는 ‘환상’…그럼에도 1%의 가능성을 믿으며
테드 창의 단편소설 ‘우리가 해야 할 일’에는 ‘예측기’라는 기계가 등장한다. 버튼과 등불이 달린 이 장치는 사람이 버튼을 누르기 1초 전에 먼저 불을 밝힌다. 사람들은 버튼을 누르지 않으려고도 해보고, 심지어 속이려 해보지만 결과는 항상 같다. 불은 언제나 먼저 켜진다. 그 순간, 우리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었던 행동은 이미 결정된 과거가 된다. 어떻게도 피할 수 없는 예측기의 절대적인 예측능력 앞에서 인간의 ‘자유 의지’는 무력해진다. 그리고 자연스레 의심이 떠오른다. 우리가 선택하며 살아간다고 믿는 삶이 사실은 이미 정해진 결과물인 것은 아닐까. ‘SF(Science Fiction) 거장’의 이러한 상상력은 비단 허구에 머무르지 않는다. 1983년 신경과학자 벤저민 리벳은 한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에게 원할 때 버튼을 누르고, 언제 누르기로 결심했는지 보고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뇌파를 측정한 결과, 리벳은 사람들은 스스로 결심했다고 느끼기 약 300밀리초 전에 이미 뇌가 행동을
2026.04.10 11:16
‘운명의 반쪽’을 원한 당신, ‘쓰레기 컬렉터’가 된 이유는?[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운명적 사랑을 믿는 톰 핸슨은 이상형인 썸머 핀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지만, 사실 상대방이 아니라 썸머를 소유한 자신의 모습에 취해 있다. 겉으로는 뜨거운 연애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마음속으로는 들어오지 않은 톰에게 지친 썸머는 “지금 우리가 뭐 하고 있는 걸까?”라며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톰은 “그런 건 상관없어. 난 행복해 넌 아냐?”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은 누구나 한 번쯤 사랑에 서툴러서 아픔을 겪고, 뒤늦게 자기 모습을 깨달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톰은 ‘자기애적 사랑’을 했기에 관계가 깨졌을 때 상대만 잃은 것이 아니라 자아상도 함께 붕괴되며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지용의 신간 ‘나도 모르게 나를 망치고 성장시키는 문제적 사랑’은 저자가 실제 상담에서 마주한 사랑과 연애의 문제를 정신분석과 뇌과학으로 파고든다. 사랑에 빠진
2026.04.09 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