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정보유출이 통상 문제로…‘로비’를 다시 보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e커머스 업체인 쿠팡에서 330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소비자 피해와 함께 고객정보 관리에 소홀한 쿠팡의 관리 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초 미국 의회의 일부 의원이 쿠팡 사태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언급하면서 통상과 투자, 동맹의 문제로 돌변했다. 쿠팡 사태의 인식 전환은 로비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된다. LG글로벌전략개발원에서 미주 지역 대외협력 및 정책 대응 업무를 맡고 있는 저자는 신간 ‘로비의 경제학’에서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기업의 불리한 사건을 한국 규제당국의 정당한 조사로 두는 대신 미국 기업을 겨냥한 불균형한 조치로 읽게 했다고 분석한다. 쿠팡 사례처럼 로비는 기업의 필수적인 경제활동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에선 아직도 존재 자체가 폄훼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한국에선 로비 하면 청탁, 정경유착, 특혜, 검은돈 등과 동의어로 취급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로비는 단순히 기업의 비리를 덮
2026.06.19 11:11
갈등과 분열의 ‘도덕적 위기’…이해와 공존은 가능할까
오늘날 세계는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국가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하고, 온라인 공간은 가짜 뉴스와 극단적인 주장이 충돌하는 전장이 됐다. 모두가 동의할 만한 보편적 가치가 희미해진 오늘의 지구촌은 과연 첨예한 갈등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갈등의 골을 메우고 인류를 하나로 묶는 가치와 원칙은 남아 있는 것일까. 독일 철학자인 하노 자우어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윤리학 교수는 저서 ‘선악의 발명’에서 도덕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한다. 저자는 “도덕의 역사는 우리의 공존을 이루는 가치와 감정, 규범, 제도에 관한 것”이라면서 “도덕의 소임은 항상 공존의 규칙을 확립해 소규모 집단 내의 사회적 협력이라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철학뿐 아니라 진화생물학, 문화인류학, 사회심리학, 인지과학 등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협력 능력의 진화, 처벌 제도의 형성, 불평등의 출현, 근대적 도덕관념의 발전 그리고 오늘날의 가치양극화
2026.06.19 11:11
한반도 운명 바꾼 80일…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이야기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도, 원인은 반드시 존재한다. 전쟁은 우연이 아니라 결과다. 그 근원을 찾으려면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영국 소설가 엘리자베스 보웬의 말처럼 6·25 전쟁의 비극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나 우발적 사건의 차원을 넘어 치밀하게 얽힌 역사의 인과 관계가 응축돼 터져 나온 산물이었다. 한국 전쟁의 전세를 단번에 뒤바꾼 ‘인천상륙작전(크로마이트 작전)’은 그간 더글러스 맥아더라는 영웅의 직관이 만들어 낸 승리 신화로 이야기돼 왔다. 하지만 정치·안보 전문기자 출신인 김주환은 신간 ‘위기에서 승리로: 크로마이트 작전의 비사’에서 이 성공 신화를 거시사에서 미시사로 옮겨 온다. 1950년 여름과 가을 사이 가장 긴박했던 80일간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미시적으로 재구성해 비극의 실체를 파헤친다. 저자는 한국 전쟁 개전 초기 80일을 ‘고통의 40일’과 ‘반격의 40일’이라는 두 축으로 나눠 살핀다. 전반기 40일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 이후
2026.06.19 11:11
한반도 운명을 바꾼 80일…인천상륙작전의 비사[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도, 원인은 반드시 존재한다. 전쟁은 우연이 아니라 결과다. 그 근원을 찾으려면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영국 소설가 엘리자베스 보웬의 말처럼 6·25 전쟁의 비극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나 우발적 사건의 차원을 넘어 치밀하게 얽힌 역사의 인과 관계가 응축돼 터져 나온 산물이었다. 한국 전쟁의 전세를 단번에 뒤바꾼 ‘인천상륙작전(크로마이트 작전)’은 그간 더글러스 맥아더라는 영웅의 직관이 만들어 낸 승리 신화로 이야기돼 왔다. 하지만 정치·안보 전문기자 출신인 김주환은 신간 ‘위기에서 승리로: 크로마이트 작전의 비사’에서 이 성공 신화를 거시사에서 미시사로 옮겨 온다. 1950년 여름과 가을 사이 가장 긴박했던 80일간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미시적으로 재구성해 비극의 실체를 파헤친다. 저자는 한국 전쟁 개전 초기 80일을 ‘고통의 40일’과 ‘반격의 40일’이라는 두 축으로 나눠 살핀다. 전반기 40일은 1950년 6월
2026.06.18 11:30
갈등과 분열의 ‘도덕적 위기’…이해와 공존은 가능할까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오늘날 세계는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국가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하고, 온라인 공간은 가짜 뉴스와 극단적인 주장이 충돌하는 전장이 됐다. 팬데믹 이후에도 인공지능(AI), 기후변화, 빈곤, 불평등과 같은 전 지구적 과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동의할 만한 보편적 가치가 희미해진 오늘의 지구촌은 과연 첨예한 갈등의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갈등의 골을 메우고 인류를 하나로 묶는 가치와 원칙은 남아 있는 것일까. 독일 철학자인 하노 자우어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윤리학 교수는 저서 ‘선악의 발명’에서 도덕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한다. 저자는 “도덕의 역사는 우리의 공존을 이루는 가치와 감정, 규범, 제도에 관한 것”이라면서 “도덕의 소임은 항상 공존의 규칙을 확립해 소규모 집단 내의 사회적 협력이라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철학뿐 아니라 진화생물학, 문화인류학, 사회
2026.06.18 11:11
쿠팡 개인정보 유출이 통상 문제로…‘프레임’을 바꿔라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e커머스 업체인 쿠팡에서 330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소비자 피해와 함께 고객 정보 관리에 소홀한 쿠팡의 관리 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초 미국 의회의 일부 의원이 쿠팡 사태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언급하면서 통상과 투자, 동맹의 문제로 돌변했다. 쿠팡 사태에 강경한 입장이었던 정부 및 국회는 미국 정치권의 공세에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쿠팡 사태의 인식 전환은 로비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미 의회와 정부 등 규제 기관에 지속적인 로비 활동을 해왔는데, 위기의 순간 세련된 방식으로 작동한 것이다. LG글로벌전략개발원에서 미주 지역 대외협력 및 정책 대응 업무를 맡고 있는 저자는 신간 ‘로비의 경제학’에서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기업의 불리한 사건을 한국 규제 당국의 정당한 조사로 두는 대신, 미국 기업을 겨냥한 불균형한 조치로 읽게 했다고 분석한다. 즉 사실을
2026.06.18 11:02
생후 1년, 아이의 ‘불안 스위치’를 꺼라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한 아이들이 있다. 사소한 견해 차에도 화를 내고 폭력을 쓰며 극단적인 충동에 휩쓸리는 아이들. 우울증, 주의력결핍장애(ADHD), 공황, 중독 등으로 진단되는 이들의 핵심 문제는 바로 ‘불안’이다. 가정환경이나 경제적 조건, 자라온 배경과 상관없이 최근 5년 새 10대 우울증은 90% 급증했고, 청소년 마약범죄는 14배 가까이 느는 등 아이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무너지고 있다. 세계적인 발달심리학자인 대니얼 키팅 미시간대 교수는 신간 ‘불안하게 태어난 사람’들에서 ‘불안한 아이들’은 생물학적 스트레스 스위치가 고장 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저자가 캐나다고등연구소(CIFAR)에서 20여년에 걸쳐 여러 연구자와 수십만 명의 발달 궤적을 따라간 결과, 인간이 스트레스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스트레스 조절 유전자인 NR3C1에 메틸기가 달라붙어 그 기능을 억제하는 ‘스트레스 메틸화’가 일어났다. 특히 아이의 임신부터 생후 첫 1년까지가 가장 결정적인 시기라고 진단한다. 이
2026.06.05 11:13
AI가 대체할 수 없는…감정적·즉흥적 연결의 힘
2019년 네덜란드의 한 슈퍼마켓에는 특별한 계산대가 등장했다. 이름하여 ‘서두르지 않을 때 가장 좋은 계산대(Kletskassa)’. 손님이 직접 물건을 결제하는 셀프계산대의 침묵 사이, 이 계산대에선 계산원이 손님을 맞으며 대화를 나눈다. 초연결의 시대다.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연결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하고 관계를 맺는 인간적 의미의 연결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슈퍼마켓의 셀프계산대, 레스토랑의 키오스크, 은행 창구를 대체한 애플리케이션 등 우리의 일상은 점점 기계를 대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기술이 부상하면서 사람을 대체하는 자동화는 단순업무를 넘어 상호소통과 공감,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결노동’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동화와 기계화가 사회 전반에 ‘외로움’이라는 또 다른 비용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앨리슨 J. 퓨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저서 ‘사람의 마지
2026.06.05 11:13
골든타임은 ‘생후 1년’…불안 스위치를 꺼라[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한 아이들이 있다. 사소한 견해차에도 불같이 화를 내고, 폭력을 쓰며, 극단적인 충동에 휩쓸리는 아이들. 우울증, 주의력결핍장애(ADHD), 공황, 중독 등으로 진단되는 이들의 핵심 문제는 바로 ‘불안’이다. 가정 환경이나 경제적 조건, 자라온 배경과 상관없이 최근 5년 새 10대 우울증은 90% 급증했고, 청소년 마약 범죄는 14배 가까이 느는 등 아이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무너지고 있다. 세계적인 발달 심리학자인 대니얼 키팅 미시간대 교수는 신간 ‘불안하게 태어난 사람’들에서 ‘불안한 아이들’은 생물학적 스트레스 스위치가 고장 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저자가 캐나다고등연구소(CIFAR)에서 20여년에 걸쳐 여러 연구자들과 수십만 명의 발달 궤적을 따라간 결과, 인간이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스트레스 조절 유전자인 NR3C1에 메틸기가 달라붙어 그 기능을 억제하는 ‘스트레스 메틸화’가 일어났다. 특히 아이의 임신부터 생후 첫 1
2026.06.04 13:40
AI가 대체할 수 없는 ‘마지막 직업’은 ‘이것’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2019년 네덜란드의 한 슈퍼마켓에는 특별한 계산대가 등장했다. 이름하여 ‘서두르지 않을 때 가장 좋은 계산대(Kletskassa)’. 손님이 직접 물건을 결제하는 셀프 계산대의 침묵 사이에, 이 계산대에선 계산원이 손님을 맞이하며 대화를 나눈다. 해당 슈퍼마켓은 이 제도를 도입하며 “외로움에 대응하기 위한 작은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초연결의 시대다.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연결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하고 관계를 맺는 인간적 의미의 연결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슈퍼마켓의 셀프 계산대, 레스토랑의 키오스크, 은행 창구를 대체한 애플리케이션 등 우리의 일상은 점점 사람보다 기계를 대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부상하면서 사람을 대체하는 자동화는 단순 업무를 넘어 상호 소통과 공감,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결 노동’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AI가 위기에 놓
2026.06.04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