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이후 10년…팀 쿡의 ‘애플’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애플은 내게 일이 아니다. 내 삶의 일부다. 난 이게 너무 좋다.” 애플의 창업자이자 천재 사업가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삶의 끝자락에서도 일을 그만두기를 원치 않았다. 그는 병가 중에도 회사 간부들을 집으로 불러 끊임없이 혁신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곤 이 말을 자주 했다. 잡스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 애플은 크게 달라졌다. 에어팟, 애플워치, 애플펜슬 등 새로운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동시에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을 꾀했다. 덕분에 4일 현재 시가총액이 2조6000억 원이 넘어설 정도로 몸집이 거대해졌다. 한때 3조 원을 웃돌기도 했다. 잡스가 떠난 이후 약 10배 가량 커진 규모다. 한때 ‘실리콘밸리의 반항아’라고 불렸던 애플이 스마트폰의 왕좌를 지키며 21세기 기술 산업의 지배자가 된 것이다. 사실 잡스가 떠난 직후 애플을 둘러싸고
2024.04.04 14:03인간이 ‘불완전한 챔피언’이었기에 ‘만물의 영장’ 될 수 있었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구에 세포 형태의 생명체가 등장한 것은 대략 35억여 년 전. 기나긴 시간 동안 다양한 생물들이 탄생과 멸종을 거듭했지만, 현재 ‘모든 종의 지배자’는 겨우 700만여 전에 나타난 ‘인류’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먹이사슬 피라미드 상단에 공고히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알려진 것처럼 직립 보행과 큰 뇌와 같은 ‘완벽한(?)’ 진화의 결과 때문일까. 이탈리아의 진화생물학자인 텔모 피에바니는 그의 신작 ‘불완전한 존재들’에서 인류가 지배종이 된 것은 오히려 특유의 ‘불완전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완벽함이 있는 곳에는 역사가 없다”는 다윈의 말을 인용하며, 인류는 불완전함 때문에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속도감 있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저서에 따르면, 인류가 직립 보행과 큰 뇌 덕분에 손을 사용하고, 사고의
2024.03.28 13:26‘소멸 직전’ 대한민국, 절체절명 위기인가 다시 못올 기회인가[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0.65명.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오는 2040년 대한민국은 인구 5000만 명 선이 깨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조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산업 특성상 인구 감소는 경제적으로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DP)의 27.1%는 제조업이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의 기본은 노동력이다. 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타격이 가장 큰 지역은 제조업이 중심인 지방 도시들이다. 그 중에도 대한민국의 산업 수도라고 불리는 울산은 쇠락의 징후가 특히 뚜렷하다. 외형적으로는 지역내총생산이 전국 1위인 부자 도시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장년 노동자와 퇴직자 뿐인 늙은 도시다. 청년층 신규 고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 대학은 자동사, 조선, 중화학 등 울산의 3개 산업을 뒷받침할 인재 공급처 역할을
2024.03.28 13:20작가 이수지 “그림책은 아이 아닌 모두의 책…책의 즐거움 알리는 게 어른의 몫”[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그림책을 그린 지 수십 년이 됐지만, 그림책 작가가 된 지는 2년 밖에 안됐어요. 그 전까지 네이버 프로필에 제 직업이 ‘만화가’로 돼 있더라구요.(웃음)” 지난 2022년 한국인 최초로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그림책 작가 이수지의 말이다. 해외 출판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이지만, 아직 국내에선 그림책 작가가 정식 직업군에 없을 만큼 인지도가 높지 않다. 그래서일까. 이 작가는 이번에 그림책 작가로서 그만의 ‘비기(祕器)’를 낱낱이 풀었다. 이수지 작가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첫 에세이집 ‘만질 수 있는 생각’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책은 서양회화를 전공했던 그가 어떻게 북 아트를 공부하게 됐고, 이어 드넓은 그림책이라는 세계에 빠져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 또 어
2024.03.27 14:00“스파이스 전쟁에서 승리하라”…전세계 휩쓴 ‘듄’의 탄생 실화[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듄 파트 2’(이하 ‘듄 2’)는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듄 2’의 전세계 수익은 3억6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초다. 국내에서도 전편보다 빠른 속도로 100만 명을 동원했다. ‘듄’ 시리즈는 먼 미래인 10191년에 벌어지는 스파이스 전쟁을 그린다. 인간에게 예지력을 선사하는 강력한 천연 향신료인 멜란지의 생산과 유통을 두고 황제의 통치를 받는 가문들이 전쟁을 벌이는 것. 자칫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영화는 다양한 사건들이 얽히면서 복합적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단순히 전쟁의 승리를 보여주기보단 제정 일치 상황에서 유일한 구세주로 등극한 메시아에 대한 경고를 던진다. 그 과정에서 철학·인종·종
2024.03.13 09:51화성 표면보다도 알려진 게 없는 ‘여성의 몸’…프로이트는 틀렸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는 ‘붉은 행성’으로 불리는 화성의 표면에 안착, 이곳의 분화구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기물을 발견했다. 이후 NASA는 화성에 띄울 공중 탐사 장비를 보낼 계획을 밝혔다. 이곳에 인간이 정착할 수 있는지 더 연구하기 위해서다. 예상보다 진척된 화성 탐사 연구 결과보다 더 충격적인 점은 화성 표면보다 여성의 몸에 대한 연구 성과가 더 적다는 점이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고, 나머지 절반은 그 여성의 아들인데도 말이다. 덕분에 인류는 아직도 여성이 자주 겪는 질염이나 생리통의 원인조차 모른다. 우리가 아는 인체에 관한 과학적 지식은 대부분 남성의 몸을 연구해 얻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올해로 116주년을 맞는다. “초기 해부학자들은 여성의 음핵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남성의 음경에 훨씬 관심이 많았죠. 음경
2024.03.07 14:00“느그 아부지 머하시노” 부모 따라 자식 연봉 차이 나는 이유[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구시대적으로 여겨지는 계급 사회. 이는 정말 현대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걸까? 영국은 지난 2014년 국가 최대 고용조사인 노동력조사에서 처음으로 계급 태생에 대한 질문을 넣었다. 설문 대상자들에게 14세였을 당시 주 소득자였던 부모의 직업을 물은 것이다. 영국 사회학자 샘 프리드먼과 미국 사회학자 대니얼 로리슨이 3년 간의 설문 결과를 취합해 개인 10만8000명과 엘리트 직종 종사자 1만8000명의 대표 표본을 분석한 결과, 영국 사회는 여전히 견고한 계급 사회임이 드러났다. 특권층 출신이 노동 계급 출신보다 의료, 법률, 금융, 회계 등 엘리트 직종에 종사할 확률이 약 6.5배 높았다. 여기서 특권층이란 전문직과 경영직을 의미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계급 간의 임금 격차였다. 엘리트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 계급 출신은 동일한 업무를 하는 특권층 출신 동료보다 평균 16% 적게 벌었다. 이 가운데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금융과 법률 분야였는데, 연봉이
2024.03.07 13:57춘향과 논개의 초상이 닮은 덴 이유가 있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 때 전북 남원과 경남 진주 소재 사당에 각각 있는 춘향과 논개의 초상화가 닮아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생존 시기도, 사는 지역도 다른 이들이 어떻게 쌍둥이처럼 외모가 비슷한 지를 두고 갑론을박이었다. 물론 작가의 친일 행적으로 작품이 수거되며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아직도 두 그림의 유사성을 두고 의문은 남았다. 두 미인도에 대한 미스터리는 의외의 인물로부터 답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작고한 지 2년이 된 고(故) 이어령(1933~2023) 선생을 통해서다. 이어령의 유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 중 천지인 3부작 마지막 권인 신간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은 한국인의 얼굴과 신체적 특징, 미인의 기준 등이 형성된 과정에 대해 흥미로운 고찰을 시도한다. 저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특징인 ‘작은 눈과 낮은 코, 적은 털, 큰 머리’ 등은 시베리아 바이칼호의 혹독한 추위 때문에 비롯됐다. 뜨거운
2024.03.07 13:49세상 바꾸려고 모두 ‘슈퍼스타’ 될 필요는 없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각자도생(各自圖生). 현재의 한국 사회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이젠 너무 익숙해진 시대의 단어다. 욕망의 관성에 따라 얄팍하게, 제각기 살아 나갈 방법을 꾀하는 사회에서 공동체 의식은 잊혀졌다. 이는 인간의 진정한 본성을 묻는 질문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뜨겁게 회자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순식간에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서사만 해도 간단히 요약되지 않는가. 인간은 이타적인가 아니면, 이기적인가. 승자독식의 절망적인 현실을 버티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아마 인간은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독일 최대 종합 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의 과학 저널리스트 울리히 슈나벨은 이러한 명제에 과감히 고개를 젓는다. 인간은 이기적인 성향과 공동체 의식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주변 사람들의 예상 행동과 상황에 따라 자기중심적인 괴물이 될 수도 있고, 이타적인 성자가
2024.02.15 14:43과학자들이 탐험을 떠날 때 화가를 대동한 이유[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8000만 점.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동식물, 화석, 암석, 광물의 수다. 이곳은 매년 8000여 명의 방문 과학자들이 이용하는데, 이들이 해마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만 1만4000일 이상이다. 자연사박물관은 미술과도 떼어낼 수 없다. 조류, 포유류, 곤충류 등을 그린 수채세밀화 50만 점도 함께 전시돼 있다. 자연사와 미술. 언뜻 보기엔 연관성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인류가 수집한 자연사의 밑바탕엔 미술이 있었다. 사진이나 영상의 기술이 없던 시절, 미술은 동식물을 기록할 유일한 수단이었다. 17세기 후반 런던에 살던 의사 한스 슬론은 당시 자메이카 총독으로 임명된 앨버말 공작의 주치의로서 자메이카로 떠났다. 그는 자메이카로 향하는 세 달여 동안 선상 생활, 자연현상, 그리고 항해 중에 발견한 조류, 어류, 무척추동물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그러나 과일을 비롯해 그가 만든 표본은 대부분 온전히 보관하기 어려웠다. 이에 그는 지역 화가인 개럿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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