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육군 예비역 소령이자 유튜버 김세진 씨가 ‘북한강 군무원 토막 살인 사건’의 범인인 육군 중령 양광준(38)과의 군생활 기억을 전하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육군사관학교 67기로 양광준(65기)보다 두 기수 후배인 김 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글에서 “끔찍한 사건이 처음 알려지고 얼마 안 돼 범인이 누군지 알게 됐다. 충격이 너무 크다”고 적었다.
그는 “잔혹한 범죄 행위 자체에 경악했고, 현역 영관장교라는 점에서 또 경악했고, (양광준이)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들이 가장 많은 육사 65기라 더 말이 안 나왔고, 생도 시절 저와 같은 중대 선배로 1년을 동고동락했던 사람이라 더 충격받았다”고 썼다.
김 씨는 “특히 내가 2학년 기수생도 당시, 강추위 속 큰 행사를 준비하며 동상걸린 내 귀를 감싸주고 챙겨줬던 모습이 떠오른다”라며 “생도 생활 4년을 하다 보면 각자가 지닌 어지간한 본성이 어떻게든 드러나기 마련인데, 순하고 착한 성향으로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줬던, 동기들과도 그렇게 지냈던 사람으로 기억하는지라 이번 사건을 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 사건은 사회적 충격 뿐만 아니라 육사 개교 이래 최악의 오명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잔혹한 범죄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길, 동기회에서 제명되고 교훈탑에서 이름도 제거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군에 대해서도 “개인 일탈로만 여기기보다 인사·진급·부대관리시스템상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성찰하고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광준은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피해자 A(33·여)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다음날 오후 9시 40분께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양광준은 시신을 훼손한 이후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시신을 담은 봉투에 돌덩이를 넣고,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고 피해자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 직장 등에 문자를 보내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다.
경찰이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통해 범죄 행동을 분석한 결과 사체 손괴와 은닉이 지능적으로 이뤄지고, 살해의 고의도 있는 등 계획범죄의 성향이 일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광준은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지난 28일자로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으며, A 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밝혀졌다. 둘은 내연 관계로 알려졌으며, 양광준은 자녀가 있는 기혼자지만 A 씨는 미혼이었다. 양광준은 더는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2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양광준을 검찰에 넘겼다.
강원경찰청은 13일 양광준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양광준은 지난 7일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말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