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비(非)자발적 복지부동

12·3 비상계엄이 오늘로 두 달을 맞았다. 그사이 해가 바뀌었으니, 무려 2년 차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결과 무안 제주항공 참사, 두차례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극한의 갈등, 그리고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과 법원 난동, 검찰 기소까지 그야말로 역대급 사건의 연속이었다. 하나하나가 훗날 교과서에 실릴 만한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 갔다. 만약 내가 기자가 아닌 일선 공무원의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면 과연 어떤 마음으로 출근길에 오르고 있었을까. 슬프게도 답은 어렵지 않았다. 혹자는 비겁하다 평할 수 있겠지만, 아마 일상적인 업무 외에는 관심을 두기 힘들었을 것 같다. 초유의 국정 리더십 공백 사태에 의욕적으로 새로운 업무를 추진할 여건도 안 되거니와, 굳이 책임질 일을 만들 이유가 없어서다. 탄핵정국의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일상적인 행정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공직의 무게를 수행 중이라 자위할 것 같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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