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을 종용하는 가족 내 학대…‘절연’만이 답?!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아기를 방치해 굶겨 죽인 엄마, 술에 취해 가족들을 두들겨 패는 아빠, 사채빚에 비관해 동반 자살한 가족….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이같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뉴스로 전해지지만, 사실 가족간 비극은 일부 특별한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훈육이란 이름으로 매를 들거나 잦은 비아냥으로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예쁘다며 괜히 오래 쓰다듬는 부모나 친지 등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미 가정 폭력의 피해자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편집자인 에이먼 돌런은 신간 ‘가족 해방’에서 “우리 인간의 가장 무서운 악행은 전쟁터나 감옥이 아닌 수백만의 가정에서 매일 일어난다”고 단언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게 받아온 학대를 고백하면서 어떤 가족과는 ‘절연’만이 자신을 해방시키고 삶을 변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보통 가족과의 절연을 불행한 일로 여긴다. 이에 피해자가 학대에서 벗어나도록 돕기보다 화해와 용서만을 해답으로 제시한다. 실제로 심리치료사들은 가
2026.05.07 14:07
가부장제의 몰락…‘아버지’는 위기일까?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1954년 화가 노먼 록웰이 그린 ‘집을 떠나며’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먼지 덮인 트럭의 발판에 앉아 기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아들은 밝은색 양복을 갖춰 입고 기대감 어린 눈길로 대학으로 가는 길 쪽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몸을 아들과 반대 방향으로 수그린 아버지는 낡은 데님 작업복 속 어깨가 움츠러든 모습이다. 대학으로 떠나는 아들과 떠나고 싶지만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아버지의 엇갈린 미래는 해소되지 않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역사학자 어거스틴 세지윅의 신간 ‘아버지의 역사’는 5000년의 역사를 통해 ‘부성(父性)’이라는 개념이 언제 탄생했고,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들여다본다. ‘아버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단순한 가족 내 문제를 넘어 권력, 사랑, 종교, 정치 등과 연결된 역사적 개념으로 탐구한다. 현대 사회에서 언급되는 ‘남성성의 위기’는 지금 갑자기 튀어나온 문제가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부성의 역사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정체성
2026.05.07 14:04
대공황 시대로 돌아간 듯…고립주의는 언제나 답이 아니다
“미국에서 상품을 팔려면, 미국에서 만들어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기 행정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면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20%의 상호 관세 부과를 선포한 것이다. 그러면서 관세가 부담스럽다면 미국에 제조 공장을 지으라며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대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자국의 산업 및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하에 자국 우선주의를 공공연하게 얘기한 것이다. 영국 저널리스트인 벤 추는 신간 ‘고립 경제학, 고립주의는 세계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에서 최근 미국처럼 국가 간 상호 의존을 불편해하고 국내 자급자족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을 ‘고립 경제학(Exile Economics)’이라고 정의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등 고립주의자들은 세계무역에서 경제적 이득과 국가안보 사이에 필연적인 상충관계가 있다고 봤다. 따라서 산업적으로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아야 국가 안보와 번영, 평화 등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는
2026.04.24 11:39
일상이 된 감시…AI·빅데이터가 만든 ‘파놉티콘’의 시대
#1. 2012년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장은 집으로 배송된 우편물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타깃 쇼핑센터에서 10대 소녀인 딸 앞으로 보낸 광고 홍보지였는데, 임산부들이 사용하는 물건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타깃 매니저에게 항의했고 매니저도 왜 그런 전단지가 발송됐는지 영문을 몰랐다. 일주일 후 매니저가 사과 전화를 했을 때 아버지는 처진 목소리로 딸이 임신한 사실을 자기도 몰랐는데 쇼핑센터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되물었다. 매니저가 조사해 보니 소녀가 임신부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그 순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은 소녀를 임신부로 분류한 것이다. #2.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2010년 “프라이버시는 죽었다”고 선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올리기 때문이란다. 그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메타의 사용자는 30억명이 넘는다. 이들은 매일 2시간30분 정도를 SNS에 소비하며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올리고 다
2026.04.24 11:39
‘엄빠 찬스’가 가른 운명…상속, 계급이 되다
상속은 민감한 주제다. 세금 문제가 특히 그렇다. 이미 세금을 내고 축적한 부를 물려줄 때 또다시 막대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저항감이 크다. 그래서 상속은 대체로 논쟁적이고, 의도적으로 회피되는 주제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가족의 부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은 이러한 ‘상속세’ 논쟁 속에서 오랫동안 외면돼 왔다. 그 결과 대중은 재능 없이도 유명 런웨이를 활보하는 ‘네포 베이비’(권력·재력을 가진 부모 덕분에 기회를 얻거나 성공한 자녀)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력서에 ‘엄빠 찬스’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간과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일라이자 필비는 신간 ‘상속계급사회-부모 찬스는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에서 21세기 경제의 진짜 이야기는 ‘가족의 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부모의 시간과 지원, 소위 ‘엄빠 은행’은 자녀의 직업적 성공 혹은 재정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더 나아가 성인기의 기본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꼭 갖춰야
2026.04.24 11:37
‘어게인(Again) 1930’s’?…고립주의는 언제나 답이 아니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미국에서 상품을 팔려면, 미국에서 만들어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기 행정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면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20%의 상호 관세 부과를 선포한 것이다. 그러면서 관세가 부담스럽다면 미국에 제조 공장을 지으라며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대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자국의 산업 및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하에 자국 우선주의를 공공연하게 얘기한 것이다. 영국 저널리스트인 벤 추는 신간 ‘고립 경제학, 고립주의는 세계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에서 최근 미국처럼 국가 간 상호 의존을 불편해하고 국내 자급자족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을 ‘고립 경제학(Exile Economics)’이라고 정의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등 고립주의자들은 세계무역에서 경제적 이득과 국가안보 사이에 필연적인 상충관계가 있다고 봤다. 따라서 산업적으로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아야 국가 안보와 번영, 평화 등을
2026.04.23 14:01
나도 모르게 감시받는 시대…프라이버시를 되찾으려면?[북적book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1. 2012년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장은 집으로 배송된 우편물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타깃 쇼핑센터에서 10대 소녀인 딸 앞으로 보낸 광고 홍보지였는데, 임산부들이 사용하는 물건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타깃 매니저에게 항의했고 매니저도 왜 그런 전단지가 발송됐는지 영문을 몰랐다. 일주일 후 매니저가 사과 전화를 했을 때 아버지는 처진 목소리로 딸이 임신한 사실을 자기도 몰랐는데 쇼핑센터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되물었다. 매니저가 조사해 보니 소녀가 임신부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그 순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은 소녀를 임신부로 분류한 것이다. #2.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2010년 “프라이버시는 죽었다”고 선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올리기 때문이란다. 그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메타의 사용자는 30억명이 넘는다. 이들은 매일 2시간30분 정도를 SNS에 소비하며 글이나
2026.04.23 11:35
집 사려면 ‘엄빠 찬스’가 필수?…상속, 계급이 되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상속은 민감한 주제다. 세금 문제가 특히 그렇다. 이미 세금을 내고 축적한 부를 물려줄 때 또다시 막대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저항감이 크다. 그래서 상속은 대체로 논쟁적이고, 의도적으로 회피되는 주제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가족의 부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은 이러한 ‘상속세’ 논쟁 속에서 오랫동안 외면돼 왔다. 그 결과 대중은 재능 없이도 유명 런웨이를 활보하는 ‘네포 베이비’(권력·재력을 가진 부모 덕분에 기회를 얻거나 성공한 자녀)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력서에 ‘엄빠 찬스’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간과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일라이자 필비는 신간 ‘상속계급사회-부모 찬스는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에서 21세기 경제의 진짜 이야기는 ‘가족의 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부모의 시간과 지원, 소위 ‘엄빠 은행’은 자녀의 직업적 성공 혹은 재정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더 나아가 성인기의 기본 과업을
2026.04.23 11:18
상속 앞에서 가족을 잃지 않는 방법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A씨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풍수지탄(風樹之歎)’의 괴로움도 잠시, 갑자기 밀려오는 상속 문제 때문에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생전 교류도 없었던 작은 아버지가 연락을 해오는가 하면,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던 동생은 자신의 기여분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복잡한 상속세 문제는 가족 간에 벌어지는 일들에 비하면 오히려 약과다. 상속에 관해 다룬 책은 많지만, 보통 제도와 절차를 설명하는 데 머문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는 법보다 감정이 먼저 무너진다. 부모의 죽음 직후 처음 알게 된 가족의 비밀, 믿었던 형제자매의 배신 등 묵혀 두었던 오래된 상처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사람들은 상속 문제 앞에서 쉽게 길을 잃는다. 상속 전문 변호사인 채애리 변호사는 신간 ‘상처받지 않는 상속’에서 법률 지식보다 왜 상속이 이렇게 아픈 문제인지, 왜 사람들은 상속 앞에서 스스로 나쁜 사람처럼 여기게 되는지부터 짚는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 지식과 판단 기준을 얹어 현실
2026.04.10 15:19
트럼프의 황당한 행동,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혼자 책상 앞 브라운 의자에 기대앉은 남성이 인상을 쓰며 얘기한다. 책상 앞에 둥그렇게 둘러앉은 사람들은 그의 말을 경청하거나 노트에 받아적는다. 흡사 선생님이 문제 학생들을 불러모아 혼내고 있는 장면 같지만 사실 러-우 전쟁 휴전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정상의 다자회담 모습이다. 메르켈 독일 전 총리는 그에 대해 “방안에 사람이 많을수록 승자가 되려는 욕구를 더 강하게 드러냈다”며 “모든 만남이 경쟁이었다”고 평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적절한 수사나 행동은 전 세계적인 지탄을 받아왔지만 사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장악한 권력자라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독일 심리학자 카르스텐 C. 셰르물리는 신간 ‘권력중독’에서 권력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 및 실험 등을 메타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은 그가 가진 권력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저자에 따르면, 권력은 단순한 지위나 영향력이 아니라 인간의 뇌를 자극하는 ‘하나의 경험’이다
2026.04.10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