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 "‘재미있는 지옥’ 한국서 필요한 건 공평 아닌 공정”[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미국이 ‘재미없는 천국’이라면,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입니다. 어느 나라보다 공평을 주장하지만, 가진 자가 공평하게 살면 그런 사람들만 잘 살게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공평에 양심이 가미된 ‘공정’ 입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최재천의 곤충사회’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과 기후변화 등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풀어놨다. 책은 지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곤충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강연과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된 에세집이다. 최 교수는 인간처럼 사회성을 가진 곤충들을 주로 연구하는 생물학자로, ‘통섭(범 학문적 연구)학자’로 유명하다. 생물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곤충의 사회성이 주요 연구 주제이다 보니 사회학, 경제학, 인문학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다.
2024.02.15 14:08천재 과학자들의 ‘폭발적 지성’…그 끝은 인류 행복 아니라 미치광이?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양자역학, 컴퓨터, 인공지능(AI). 천재 과학자의 광기 어린 지성이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게 되는 세 가지 분기점이다. 그래서 과학사를 다룬 책인가 싶은데,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나 원리를 서술하는 책은 아니다. 파울 에렌페스트, 존 폰 노이만 같은 유명한 물리학자·수학자·컴퓨터 과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영웅들의 업적을 써 내려간 전기는 더더욱 아니다.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에서 매끈하게 엮인 이야기는, 판도라를 열어젖힌, 그래서 끝내 파괴자가 된 천재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로 2021년 부커상 최종심에 오르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 벵하민 라바투트(44)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객관적 사실에 소설적 허구를 도입한 논픽션 소설 ‘매니악’(MANIAC)을 통해서다. 그의 신작에는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가장 파괴적인 물건이
2024.02.01 14:51이혼하면 반려동물 양육권은 누구 소유일까?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이혼하면 반려동물은 누구의 소유일까. 지난 2016년 캐나다에서 반려견 3마리와 반려묘들을 키우던 부부는 16년 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반려견 3마리를 두고 부부는 큰 이견을 드러냈고, 결국 아내는 남편을 상대로 반려견 양육권과 면접권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법원의 판결은 어떻게 나왔을까. 법원은 개가 일반 재산이라는 이유로 소를 각하했다. 법원은 “개는 재산이자 소유하는 가축으로 법률상 가족의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법률적 정서는 우리나라도 캐나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문화적으론 반려동물이 자식 같은 존재라고 하지만, 여전히 법적인 틀 안에서 반려동물은 소유권이 인정되는 물건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혼할 때 반려동물은 양육의 대상이 아닌 재산 분할의 대상에 속한다. 그럼에도 반려동물 양육권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일부 국가에선 조금씩 달라진 인식이 반영된 판결이 늘고 있다.
2024.02.01 14:11日 인류학자의 산에 대한 특별한 회고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최상의 기쁨은 험악한 산을 기어올라가는 순간에 있다. 길이 험하면 험할수록 가슴이 뛴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생을 등산에 비유한다. 험한 산을 올라가 정상에 다다른 순간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듯 인생 역시 고난이 있고, 이를 극복했을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니체 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등산을 인생에 비유하는 격언을 수없이 남겼는데, 그만큼 산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리라. 일본의 인류학자인 이즈미 세이이치(1915~1970)는 신간 ‘머나먼 산들’을 통해 산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담담히 고백한다. 특히 그는 조선의 산에 감흥을 받아 등산을 시작했고, 인류학자로서 자신의 커리어 역시 등산에서 생긴 사건 때문에 영향을 받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서에 따르면, 그가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기 시작한 것은 부친과 함께 경성에 이주하면서다.
2024.02.01 13:59출산과 양육이 숭고한 모성의 결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미국 뉴욕에서 빅테크의 임원으로 일하는 레이첼은 승진 보너스로 ‘인공 자궁센터’를 예약할 기회를 얻는다. 큰 달걀 모양의 ‘팟’에 인공수정한 배아를 넣어 10개월 동안 키우는 것. 레이첼은 이 팟을 가방처럼 들고 다니거나 집에 두고 출퇴근한다.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 단절을 우려한 레이첼의 선택이자 회사의 ‘배려’였다. 이 이야기는 인공자궁 팟으로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한 신혼부부를 그린 미국 SF(Science Fiction) 영화 ‘팟 제너레이션’(2023)이다. ‘팟 제너레이션’에서 나오는 인공자궁은 임신과 출산이 여성들의 삶에 얼마나 큰 도전이자 어려운 과제인지 간접적으로 대변한다. 여성은 임신 열 달 동안은 물론, 출산 이후에도 수많은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겪는다. 이로 인해 겪는 커리어적 피해는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누군가의
2024.01.18 14:22알파고 창조자 “AI, 3년 내 인간 따라잡는다…정부 통제 반드시 필요”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완패였다. 한순간도 앞섰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 바둑계 최고봉인 이세돌 9단을 꺾고 파죽의 2연승을 거둔 2016년 3월, 이 9단은 이렇게 고백했다. 당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의 현주소, 알파고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알파고는 직관을 발휘해 인간이라면 절대 두지 않았을 ‘묘수’까지 두며 인간 바둑기사를 압도했다. AI가 가진 위력이 예상보다 더 뛰어났다는 분석이 뒤늦게 쏟아졌다. 8년이 지난 지금, 이제 AI는 실생활 곳곳에서 인류 역사의 궤적을 완전히 바꿔가고 있다. AI는 얼굴과 사물을 거의 완벽하게 인식하고, 즉각적인 음성-텍스트 변환을 가능케했다. 통제 가능한 일부 환경에서는 자율 주행도 현실화시켰다. 독창적인 예술 작품을 완성하고, 일관성 있는 소설을 쓰며, 수준 높은 음악을 작곡한다. 장기적인 계획, 상
2024.01.18 14:04선천적인 '박치'라고?! 박(beat)은 본능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대~한민국, 짝 짝 짝 짝짝” 2002년 6월, 전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 단순하지만 강력한 박(beat)이 있다. 박치든 아니든 대한민국 남녀노소 누구가 알고 있는 이 박은 지금도 국가대항전 축구 경기를 할 때마다 대표팀을 응원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이 단순한 박이 어떻게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면서 모두 함께 할 수 있게 한걸까. 음악이론가인 이미경 전남대 교수는 그의 신작 ‘음악, 밀당의 기술’을 통해 음악의 3요소 중 멜로디나 리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박에 대해 조명한다. 박이란 음악을 들을 때 우리 마음 속에서 ‘쿵쿵쿵’하고 울리는 규칙적인 느낌이다. 흔히 말하는 ‘박자’는 박들의 조합으로 2개가 모이면 2박자, 3개가 모이면 3박자 식으로 불린다. 저자에 따르면 박은 인간이 변화하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마음이 진화시킨 특별한 능력이다. 우
2024.01.18 13:33새해 원하는 걸 얻고 싶다고? 해답은 ‘여기’에 있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이 있지. 얼굴을 처맞기 전까지는.” 전설적인 헤비급 권투 선수 마이크 타이슨은 1990년 2월 제임스 더글러스와 맞붙은 챔피언 방어전에서 패한 뒤 이같은 말을 남겼다. 타이슨이 챔피언이 된 이후 처음 맛 본 패배였다. 타이슨은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더글러스를 상대하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자만심이 불러온 패배였던 셈이다. 반면 더글러스는 인생의 최악의 시기에 최고의 성적을 냈다. 당시 더글러스는 아내와 이혼한 데 이어 경기를 코앞에 둔 시점에 어머니를 잃었다. 더글러스는 타이슨이 초반에 지나칠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간파했다. 이에 더글러스는 민첩성으로 무장한 채 타이슨의 체력이 고갈될 때까지 버텼다. 그리곤 반격에 나서 새로운 헤비급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훗날 타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귀중한 교훈을 배웠다. 사람은 언제나 준비를 잘해야 한다.”
2024.01.04 14:50존슨 전 英총리 ‘옥스퍼드 출신’ 아녔다면, 브렉시트는 없었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51.9%의 찬성으로 브렉시트(Brexit·유럽연합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영국은 오랜 기간 경기 불황에 시달렸다. 지금도 영국 내에서 ‘브레그레트(Bregret·브렉시트에 대한 후회)’ 정서가 짙은 건 이런 사정이 있어서다. 사이먼 쿠퍼 파이낸셜타임즈(FT) 칼럼니스트는 이와 관련 “만약 보리스 존슨, 댄 해넌, 도미닉 커밍스, 제이컵 리스모그가 열일곱 살에 옥스퍼드로부터 입학을 거절당했다면, 브렉시트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쿠퍼의 신작 ‘옥스퍼드 초엘리트’는 옥스퍼드를 다닌 저자가 현재 영국의 정치권력을 장악한 최상위층 그룹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실체를 파헤치는 르포르타주다. 1940년부터 현재까지 17명의 총리 가운데 13명이 옥스퍼드 출신인데, 특히 2010년 이후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보
2024.01.04 14:32‘종교 불문’ 행복이란 “내 안에서 찾는 것”[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연초 사람들은 여러 계획을 세운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거나, 혹은 자기계발을 위한 자격증 학원을 등록하거나,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 전화를 자주 해야겠다는 다짐 등을 한다. 매년 이런 계획들을 반복해 세우는 이유는 바로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무엇을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 어느 때보다 ‘행복의 조건’을 더 생각하게 하는 요즘이지만, 쉽게 답을 찾긴 어렵다. 세계 최초로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등 4대 종교 성직자로 구성된 ‘만남중창단’은 이같은 중생들의 고민에 명쾌한 답변을 제공한다. 중창단 소속 성진 스님·김진 목사·하성용 신부·박세웅 교무 등은 신간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를 통해 행복에 대해 논하면서 행복과 연관된 ▷돈 ▷관계 ▷감정 ▷중독 ▷죽음 등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ls
2024.01.04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