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완고’한 지역으로 분류돼,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쳐내지 못한다는 강릉지역의 변수는 세대간 대결과 후보 검증론이다.

2040세대와 5080세대의 유권자 수가 절반 정도씩 분점하고 있고, 최근 두 번의 도지사선거에서 한번은 야당 이광재를 한번은 여당 엄기영(야당 최문순 당선)을 선택했다. 결국 새누리당 권성동 후보는 2040표심을, 야권 단일후보 민주당 송영철 후보는 어르신의 마음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에 승패가 달렸다.

강릉은 전통적으로 문중(강릉김씨, 강릉최씨)의 영향력이 크고, 강릉상고, 강릉고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나, 두 후보는 모두 여기에 해당되지 않아, 문중의 결집력이 높은 강릉최씨와 강릉상고-강릉고 인맥을 적절히 끌어오느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이같은 혈연과 학연은 과거에 비해 크게 희석됐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은다.

두 후보 모두 명륜고 출신으로 권 후보가 한 해 선배이다. 법조계도 선후배 사이이다. 두 후보는 지금까지 계속 엎치락 뒤치락 하며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판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1월 인천-강릉 고속철 백지화 소문이 돌면서 “또 무대접이냐”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고, 검사 출신인 권성동 후보에게 “다소 불친절하다”는 선입견이 작용하면서, 선거운동 초반 판세는 박빙으로 이어졌지만, 평창 올림픽 예산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권 후보가 조금씩 앞서 나갔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권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와 강릉 남부지역의 아연제련공장 반대시위 등이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다시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2040세대 유권자의 수가 적어 객관적인 조건은 권 후보에게 유리하지만, 후보 검증의 불똥이 어떻게 튈지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최근 권 후보는 선관위로부터 부당한 종교단체 헌금 제공 혐의로 수사의뢰되고, 회계책임자가 기부행위로 피고발당한데 이어 종편 투자압력설까지 제기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송 후보에 대해서는 “친서민을 표방하지만 변호사 수임료에 에누리가 없을 정도로 인정미는 부족하다”, “힘든 일을 안해 본 사람 같고 다소 권위적이다”라는 일부 서민층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당이 저마다 박빙우세를 주장하는 가운데, 세대별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수도 있다. 강릉지역의 경우, 특유의 ‘텃세’와 고령자 위력을 지탱하던 힘이 문중 권력, 어르신을 중시하는 유교적 전통 등이었는데, 최욱철 전 의원이 부정선거 혐의로 물러난 이후 전통과 텃세로부터 거리를 둔 중립적 인사가 국회의원 후보에 낙점되면서 ‘어르신’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둔화된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모(43)씨는 “어르신들이 예전의 선거때 만큼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비해, 최근 업무 때문에 만나본 관동대, 강릉원주대, 영동대 학생들은 선거에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SNS에 접속해 보면 야당의 움직임만 보인다”고 전했다. 5070세대의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고 해서 여당 후보가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그는 덧붙였다.

택시기사 김모(49)씨는 “당연히 권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믿었는데, 최근 손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모르는 게임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모 후보가 강릉 최씨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자 강릉 김씨들이 다른 후보를 선택했다는 소문도 들리지만, 문중의 조직력이 판세를 좌우할 만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9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권 후보에게 34:51로 패퇴했던 송 후보는 당적을 가진 만큼 50대50 게임이 가능하고, MB정부의 실정, 지역에 대한 차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는 한편 동해안 물류벨트 조성 등 공약에 대한 확신을 심으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후보는 “동계올림픽이 유치됐지만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많은 국비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영동화력발전소 증설도 국가에너지 계획에 반영시켜야 하는 등 지역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힘 있는 재선의원을 만들어 지역발전을 앞당기게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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