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잔액 9조7413억원…2022년보다 17.6%↑
1억 이상 보유 2595명…0~5세 예·적금도 2.1조원
10명중 8명은 잔액 100만원 미만…금융격차 뚜렷
상장주식도 7.3조 보유…“자금출처·증여신고 살펴야”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국내 은행에 10억원 이상의 예·적금을 보유한 미성년자가 5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 명의의 전체 예·적금 잔액은 1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0~5세 영유아가 보유한 금액도 2조원을 웃돌았다. 반면 미성년 예금주 10명 중 8명가량은 보유 잔액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해 미성년자 사이에서도 금융자산 격차가 뚜렷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은행연합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19개 예금은행의 18세 이하 미성년자 예·적금 잔액은 9조7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입출식 예금과 정기예금, 적금을 모두 합산한 금액으로, 2022년 말 8조2865억원보다 1조4548억원(17.6%) 늘었다. 같은 기간 미성년자 명의 계좌는 661만5941개에서 899만5055개로 237만9114개(36.0%) 증가했다.
개인별로 여러 계좌에 보유한 예·적금을 합산한 결과, 잔액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미성년자는 2419명이었다.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은 124명, 10억원 이상은 52명으로 나타났다.
예·적금을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는 총 2595명이며, 이 가운데 5억원 이상 자산가는 176명이었다. 특히 10억원 이상 보유자는 지난해 말 42명에서 올해 7월 말 52명으로 10명 늘었다. 같은 기간 1억원 이상 보유자는 2583명에서 2595명으로 12명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1억원 이상을 보유한 미성년자가 하나은행에 5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 540명, 신한은행 437명, 우리은행 422명, NH농협은행 172명 순이었다. 10억원 이상 보유자는 하나은행이 14명, 신한은행이 12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은행별 자료를 단순 합산한 수치여서 여러 은행을 이용하는 미성년자가 중복 집계됐을 가능성이 있다.
고액 자산가와 달리 대다수 미성년자의 예·적금은 소액에 머물렀다. 잔액이 100만원 미만인 미성년자는 560만2273명으로, 전체 예·적금 보유 미성년자 722만7938명의 77.5%를 차지했다.
계좌별로 봐도 미성년자 명의로 예치된 고액 자금 규모는 상당했다. 잔액 1억원 이상인 미성년자 명의 계좌의 총잔액은 약 514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잔액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계좌에는 약 639억원, 10억원 이상 계좌에는 약 672억원이 들어 있었다.
연령별로는 6~12세의 예·적금 잔액이 3조586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6~18세가 2조1463억원, 0~5세가 2조1399억원, 13~15세가 1조868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0~5세 영유아 명의의 예·적금은 전체 미성년자 잔액의 22.0%를 차지했으며, 계좌 수는 112만3996개에 달했다.
미성년자의 고액 금융자산 보유 현상은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났다. 박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은 별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주식을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는 5400명이었다. 미성년자의 전체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은 7조3113억원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정상적인 증여나 자산 형성까지 문제 삼을 일은 아니지만, 미성년자에게 거액의 금융자산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자금 출처와 증여 신고에 사각지대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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