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전날 SNS에 “장관에게 바라는 것” 요청
사흘 만에 786개 댓글…의견 문서로 정리·공개
정책자금·판로·규제 등 현장 애로사항 쏟아져
일회성 소통 넘어 실제 정책 반영 여부 주목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장관에게 바라는 것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장관 직통 민원창구’를 열었다. 취임을 하루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직접 의견을 물은 것이다.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사흘 만에 786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장관은 이를 문서로 정리해 공개하고 “고칠 것은 찾아서 바로 고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에 따르면 첫 출근을 앞둔 지난달 27일 ‘중기부 장관에게 바라는 것’을 댓글로 남겨달라고 요청한 이후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까지 총 786개의 의견이 달렸다. 페이스북이 316개로 가장 많았고 유튜브 207개, 엑스(X) 134개, 블로그 67개, 인스타그램 62개 등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직접 ‘민원 접수대’를 자처했다는 점이다. 통상 정부 부처는 간담회나 협회·단체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한다. 현장 방문 역시 장관이 기업인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는 주요 통로다. 이 장관은 여기에 SNS라는 창구를 하나 더 열어 개인 사업자와 국민이 장관에게 직접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중소기업 정책은 특히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기업 규모와 업종, 지역에 따라 처한 상황이 제각각인 데다 자금·인력·판로·규제 등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같은 정책을 놓고도 창업기업과 제조기업, 골목상권 소상공인이 느끼는 온도 차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이 장관에게 달린 댓글 역시 정책자금부터 판로, 규제, 공공 조달, 근로 시간, 온누리상품권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다. 정부 지원사업의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해달라는 요구부터 기술개발 이후 판로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호소,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낮춰달라는 요청 등이 이어졌다.
이 장관이 공개한 의견 정리 자료에는 지난달 30일 기준 537건의 댓글 원문이 담겼다. 이를 주제별로 보면 ‘장관의 태도·소통’에 관한 의견이 1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책 분야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 지원 75건,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및 공정거래 56건, 금융·세제 51건 등의 순이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접수된 의견을 전부 공개했다는 점이다. 이 장관은 댓글을 받은 데 그치지 않고 여러 SNS에 흩어져 있던 의견을 하나의 문서로 정리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올렸다. 이 장관에게 전달된 요구를 내부 검토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장관은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생생한 제안, 따끔한 지적, 기발한 정책 아이디어까지 주신 의견 모두 놓치지 않도록 문서로 정리해 뒀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부처 직원들과 짬 날 때마다 쭉쭉 검토하면서 새길 것은 새기고, 고칠 것은 찾아서 바로 고치겠다”라고 전했다.
다만 ‘장관 직통 민원창구’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접수된 의견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786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해관계가 엇갈리거나 다른 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의견을 검토하고 실제 제도 개선으로 연결했는지를 지속해서 보여주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786개의 댓글 가운데 실제 정책을 움직이는 ‘1호 민원’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장관도 “많은 분의 관심과 애정에 보답하는 길은 진정성 있게 일하고, 크고 작은 실제 변화를 따박따박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b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