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우 윤계상의 17년 전 인터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 영화계의 본바탕이 좌파하는 발언으로, 이념 논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과거 소신 발언했던 윤계상’, ‘윤계상의 영화계 좌파 인터뷰’ 등의 제목의 과거 기사를 갈무리한 게시물이 잇따라 공유됐다.
최근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을 계기로 영화계를 향해 보수 진영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과거 발언이 맞물려 재조명받는 모양새다.
재조명된 윤계상의 발언은 지난 2009년 남성지 ‘GQ’ 11월호 인터뷰로, 당시 영화 ‘집행자’ 개봉을 앞두고 윤계상이 아이돌 출신 연기자를 향한 편견을 털어놓으면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서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본바탕이 좌파다. 굉장히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한 내용이다.
당시 인터뷰를 진행한 애디터가 좌파 발언에 대해 단어의 뉘앙스를 묻자 윤계상은 “막혀 있다는 뜻이다. 내가 직접 겪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 탓에 배우로서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웠던 폐쇄적인 영화계 풍토를 표현하려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윤계상은 그해 11월2일 팬카페에 ‘부끄러운 날’이라는 글을 올리고 “좌파라는 단어의 큰 의미를 잘못 알고 있었던 저의 완벽한 실수”라며 “정치적인 생각을 담은 것도, 영화계가 편견을 갖고 대했다는 뜻도 아니다. 저의 무지함에 너무 부끄럽고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하겠다”고 사과했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박해일 등이 출연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와 의혹을 다룬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했지만, 공범의 존재 가능성과 정권의 배우 개입 가능성 등을 다루면서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주고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등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사자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정치권에서는 상영 중단 및 제작진의 국정감사 출석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 측은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한 극영화일 뿐, 특정 인물을 배후로 규정하거나 영화 속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 않았다”며 “기존 사실을 왜곡하거나 특정 결론을 확정 지으려는 의도는 없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 대해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광복절 연설 중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했지만 미수에 그쳤고, 대신 박 전 대통령 옆에 앉아 있던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해 12월 20일 서울구치소에서 문세광은 사형이 집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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