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상무룡2리 댄싱드래곤축제 스케치②
수몰로 단절, 섭섭함 잊고 손님맞이 축제 열정
[헤럴드경제(양구)=함영훈 기자] 양구 상무룡2리 마을주민들에게 고립의 세월이 너무도 길었다. 그러다가 결국, 화를 잘 내지 못하고 늘 순종적인 심성으로 굳어진 점은 여행객들에게는 따뜻함으로 느껴지면서도 측은지심도 불러일으킨다.
보행교가 없던 80여년 단절의 세월, 불편과 고단함이 누적되자 상당수 원주민은 마을을 떠났고, 남은 자들은 분노가 체념 상태로 전환되었다가, 숙명이려거니 하며 적응기에 돌입한 이후엔, 사소한 기쁨도 더 큰 기쁨으로 느끼는 심성으로 바뀐다.
3일 시작돼 4일까지 이어지는 댄싱드래곤 축제를 찾은 김왕규 양구군수에게, 수십년 켜켜이 쌓인 한과 섭섭한 얘기를 풀어놓을 만도 한데, 주민들은 스스로 축제를 만들고, 군수가 찾아와주자, 축제 만들 때 군수가 도와준 데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비용이 꽤 들었음에도 돈을 아껴, 개천절이던 3일 개막식에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손님 100명에게 선물을 전했다.
개막식 전 신호승 가수가 양구의 아름다운 자연과 선한 인정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를 불러 분위기를 띄웠고, 개막식 앞부분엔 행복한 미래를 기약하는 약속큐브 프로그램, 우효순 시인의 시 낭송이 이어졌다.
간략한 세레모니를 한 다음엔, 시니어모텔 패션쇼, 양구군 여성협의회 라인댄스 공연, 오란아 슈링클스 체험, 문분옥 이장의 아코디언 버스킹이 이어졌다.
출렁다리를 건너 마을안길을 걸어보는 가벼운 트레킹을 주민과 여행객이 함께 하며 웃음꽃을 피웠고, 다리가 생기기 전 주민들이 세상과 소통하던 유일한 수단인 배를 타고 파로호 선상 유람을 하기도 했다.
행사장에선 양구 출신 멤버가 포함된 6인조 서울 록 밴드 공연, 5인조 또 다른 밴드의 버스킹, 홍세 장구팀 공연이 이어졌고, 그 사이 출렁다리를 건너편에서 추억의 옛 사진전, 시 전시회가 진행됐다.
양구읍 부녀회와 상무룡2리 마을주민은 시레기국밥, 오뎅, 떡볶이, 순대, 돼지껍데기, 부침개 먹거리, 음료 등을 준비해 관광객들에게 ‘삼천원~만원의 행복’를 선사하기도 했다.
3일에 시작된 프로그램 대부분이 4일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일요일인 4일에는 2인1팀 윷놀이, 다트놀이, 풍선불기 체험프로그램, 음악공연, 버스킹공연, 노래자랑, 경품추첨, 폐회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한때 200여명이 살다가 이젠 40여명에 불과한 주민들이(앞으로 더 늘어나겠지만) 참 많은 것을 준비했다.
상무룡2리 주민들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보다도 소통의 열망이 강했기에 손님들이 좋아할 만 한 것을 모두 모아 모아 이번 축제 때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여행 오면 즐거운 콘텐츠를 체험하면서도 문득문득 울컥울컥하기도 하고, 감동도 느끼게 된다.
단절과 고립의 경험을 가진 국민이라면 상무룡2리 댄싱드래곤 축제에서 일종의 해방감도 느낄 것이다.
이곳에서 한번 대차게 울고, 응어리를 쏟아내는 것도 댄싱드래곤 축제 사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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