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세제개편안 발표 후 2달 만에 매물 5408건 늘어

강남3구, 고령 장기보유자의 절세 매물 증가세 지속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문. [연합]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8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을 내놓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1년 전 대비 매물이 1만건 넘게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6주 연속 상승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세운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넘어선 상태이지만 업계에서는 강남발 가격 조정 국면이 심화될 경우 서울의 가격 상승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아실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2만7590건(1일 기준)으로 1년 전 1만7528건 대비 1만건 가까이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7392건에서 1만1682건으로, 서초구가 6098건에서 9555건으로, 송파구가 4038건에서 6353건으로 늘었다.

강남3구의 매물 건수는 세제발표일이었던 8월3일(2만2182건) 비교해서는 두 달 사이 약 24%(5408건) 급증했다. 해당 기간 가장 증가율이 높은 자치구는 서초구(7630건→9555건)로 25.2% 늘었다. 송파구(5099건→6353건), 강남구(9453건→1만1682건)도 각각 24.6%, 23.6% 매물이 늘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강남권은 고령의 장기보유자 비중이 높은 곳인데 일단 수억원대의 양도세는 피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 출회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저점이 언제인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매도자, 매수자의 눈치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

하지만 세제개편안의 불확실성, 미 국채 금리상승,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으로 거래 자체는 위축되는 모습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토허) 신규 신청 건수는 3012건으로,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에 토지거래허가제가 도입된 이후 월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급매를 비롯한 강남3구 매물이 늘어나면서 강남권은 중저가아파트가 밀집한 외곽지역의 상승세와는 다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8일 기준)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는 각각 –0.56%, -0.33%, 그리고 –0.19%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서초구는 전주(-0.37%) 대비 하락폭이 완화됐지만 강남구와 송파구는 전주(-0.42%·-0.14%) 대비 오히려 더 커졌다.

업계에서는 강남3구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이 크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하락세의 확대는 향후 전반적인 서울 가격 상승률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송파구는 9월 첫째 주 0.02% 가격이 내리며 하락전환했고 용산구 또한 넷째 주 가격이 -0.01% 떨어져 올해 4월 27일 이후 22주 만에 하락전환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장기보유공제율 축소 및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등 실거주에 초점을 맞춘 세제혜택 개편 여부 등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역시 위축된 만큼 해당 지역의 거래 둔화 및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제개편 방향에 따라 매도 판단을 미루거나 보류한 이들도 있어 연말까지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 연구원은 “매물의 급증 자체는 시장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소인 것은 맞다”면서 “반면에 정책 불확실성과 대출규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해당 매물을 소화할 수요가 단기간 늘어나기란 쉽지 않아 급매가 소화된 후에도 급매가 나오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