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머니페스타2026
국세청 출신 ‘국세언니’ 김혜리 대표 강연
가족 구성에 맞춰 상속공제 전략 짜야
상속세 없어도 감정평가 챙겨 양도차익↓
예금·적금 만기를 서로 다른 해로 분산
해외 주식 기본공제 250만원 매년 활용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같은 투자 수익을 올려도 언제 실현하고 누구 명의의 계좌에 담았느냐에 따라 세후 수익은 달라집니다.“
국세청 출신 ‘국세언니’ 김혜리 HKL 세무법인 대표 세무사는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2026’에서 “자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투자 종목뿐 아니라 소득의 종류와 발생 시점, 가족 간 자산 배치까지 함께 리벨런싱을 점검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강연에서 상속·증여와 금융소득,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법인 활용을 연결한 자산 재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최근 들어 자산가들의 목표액이 높아지면서 금융자산을 선호하고 자산을 법인 명의로 보유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진 추세다.
이에 김 대표는 “부자들의 평균 자산 축적 목표액은 2011년 75억원에서 지난해 152억원으로 무려 2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 수익뿐 아니라 보유·이전 과정의 세 부담까지 고려해 자산 구조를 다시 짜는 ‘리밸런싱’의 중요성도 커진 것이다.
▶상속세 내려고 급매·대출까지=상속에선 ‘10억원까지는 세금이 없다’는 통념부터 점검했다.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하는 경우는 10억원 한도로 비과세가 가능하다. 하지만 배우자·성인 자녀·미성년 자녀 등 관계에 따라 증여재산공제 한도가 다르므로 수증자와 시기를 나눠 계획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부모가 부동산 위주로 재산을 남긴 경우, 자녀가 상속세를 낼 현금을 마련하지 못해 집을 급히 처분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상속받은 아파트를 원하는 시기에 팔지 못해 가격을 낮추거나, 자녀의 예금을 사용하고 대출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며 “상속재산의 규모와 함께 가족 구성, 납세에 필요한 현금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속세가 나오지 않더라도 향후 부동산 처분에 따른 양도세는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속 당시 평가액이 향후 매각할 때 취득가액과 연결되기 때문”이라며 “상속세를 내지 않더라도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 감정평가를 받아 시가로 인정받아 신고하는 게 절세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김 대표는 실제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아 부동산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물어야 할 양도세가 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6000만원이나 늘어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본지 9월 28일 ‘상속세 0원’ 믿고 신고 안했다가…양도세 4000만원이 1억으로 [이세상] 참조>
사전증여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고 세금을 냈더라도 10년 이내에 상속이 발생하면 상속세 계산에 합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 대표는 “고령이 된 뒤 자산 이전을 서두르기보다 장기적인 계획 아래 증여를 준비해야 절세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자·배당 한 해에 몰리면 추가 세금…만기부터 분산=금융자산에선 이자와 배당이 한 해에 집중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김 대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이 원금이 아닌 이자·배당이라는 점을 짚으며,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함께 세 부담을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세금을 원천징수했다고 해서 모든 납세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예금·적금의 만기를 서로 다른 해로 분산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 계좌의 활용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 간 증여도 금융소득의 귀속을 바꾸는 수단으로 소개했다. 김 대표는 “자산을 실제로 배우자에게 이전하면 이후 발생하는 이자·배당도 배우자의 소득이 되는 만큼, 가족의 자산 배치와 각자의 소득 수준을 함께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주식 손실 났어도 해외 주식 세금은 별개=주식 투자에선 전체 계좌의 손익과 세법상 과세소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주식에서 1억원의 손실을 보고 해외 주식에서 5000만원의 이익을 얻어 전체적으로 손해를 봤는데도, 해외 주식 이익에 대한 양도세가 발생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손익 통산은 과세 대상끼리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국내 소액주주의 비과세 장내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은 해외 주식의 이익과 상계되지 않아 전체 투자 계좌가 손실 상태여도 해외 주식 양도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주식은 매년 250만원씩 이익을 실현해보는 전략도 제안했다. 그는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원’을 매년 잘 활용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며 “5년 동안 쌓인 수익을 한 해 한꺼번에 실현하면 250만원만 공제되지만 1년에 한 번씩 나눠서 매도하면 1250만원(250만원×5년)을 공제받을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연초 계획·5월 신고·가을 손익 점검=김 대표는 투자와 세금 관리를 연중 일정으로 나눠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1~3월에는 예상 투자 수익과 차익 실현 계획을 세우고, 4~6월에는 전년도 거래에 대한 신고를 챙기는 방식이다. 7~9월에는 누적 손익을 살펴 연말 전에 어떤 종목을 매도하거나 계속 보유할지 검토하고, 10~12월에는 손익 통산과 다음 해 투자 계획을 점검하도록 했다.
고액 자산가와 사업자를 위한 법인 활용 방안도 소개했다. 법인을 통해 상업용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보유하면 사업 관련 비용 처리와 자산 관리, 지분을 통한 승계 등을 함께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법인 단계의 세금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법인에서 개인에게 자금을 급여나 배당으로 지급하면 개인의 소득세가 발생하고, 법인 설립과 회계·기장·신고에 따른 비용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실제 사업 목적과 운영 방식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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