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갈아 마시면 ‘설탕물’

식이섬유 손실+과당 흡수↑

껍질째 통째로 씹어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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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아침마다 건강을 위해 챙겨 먹던 과일주스.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과일주스가 건강 음료는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과일 자체는 건강하지만, 이를 갈아 마시면 ‘설탕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30년간 비만 환자를 치료해 온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진복 원장(닥터리 가정의학과의원)은 유튜브 채널 ‘굿라이프’에서 ‘절대 먹지 않는 음식’ 목록에 과일주스를 넣었다. 그가 꼽은 4가지 음식은 시리얼, 감자튀김, 아이스크림, 그리고 과일주스다.

이진복 원장은 “이 4가지 음식은 공짜로 가져다줘도 절대 먹지 않는다”며 “과일주스를 먹으면서 ‘커피보다 건강해서 좋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시중에 파는 과일주스에는 많은 당이 들어 있어 혈당을 치솟게 만든다”고 했다. 이어 “과일을 갈아 마시면, 과일의 섬유질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섬유질이 제거돼 혈당이 올라가는 속도는 그만큼 빨라진다”고 부연했다. 이는 시중에서 파는 과일주스를 비롯해, 가정에서 블렌더로 만든 100% 과일주스와 착즙주스도 마찬가지다.

이 원장은 “과일주스는 혈당을 빨리 올리는 대표 음식 중 하나이므로,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아름 약사도 유튜브 ‘아름약사’에서 아침에 먹는 과일주스가 혈관 건강에는 좋지 않은 “끈적끈적한 설탕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소화기내과 전문의 사우라브 세티 박사 역시 간 건강을 위해 피하는 음식으로 ‘과일주스’를 꼽았다. 세티 박사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100% 천연 과일주스도 과당이 많고 식이섬유가 부족하다”며 “이 조합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간에 지방이 쌓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논문(Nature Metabolism 2020)에 따르면 과당 섭취량이 많으면 간세포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의 위험이 커진다. 과당은 우리 몸이 지방으로 쉽게 전환하는 성분이다. 살도 쉽게 찔 수 있다.

제2형 당뇨에도 좋지 않다. 실제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진이 18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BMJ 2013)에서는 과일주스를 주 3회 이상 섭취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제2형 당뇨 위험이 21%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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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전문가들이 말하는 주원인은 과일을 갈면 식이섬유 역할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식이섬유는 우리 몸에서 당분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만든다. 하지만 착즙 주스는 식이섬유가 든 과육 찌꺼기까지 걸러 내기 때문에 식이섬유가 거의 남지 않는다.

또 식이섬유로 이뤄진 과육의 세포벽은 당을 세포 안에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데, 과일을 갈면, 이 세포벽이 부서지면서 안에 있던 당이 쉽게 빠져나온다. 결국 과당이 빠르게 혈류로 흡수되면서 혈당 상승 속도를 올린다.

통과일 속 식이섬유는 포만감도 올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연구(Appetite 2009)에서도 확인됐다. 점심 전에 사과를 먹은 사람은 사과를 먹지 않았을 때보다 점심 섭취 열량이 15% 줄었다. 반면 같은 열량의 사과주스를 마셨을 때는 사과를 먹었을 때보다 178㎉를 더 먹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일의 과당은 비타민이나 식이섬유를 함께 먹을 때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포만감도 느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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