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 중순인데도 치악산의 잔설은 녹지 않았고, 낙산 앞바다의 파도는 거칠기만 했다.
경합지역이 많지만, 전체 9개 선거구에서 여당이 우세한 곳은 철원-화천-양구-인제(철화양인) 단 한 곳 뿐이다. 야권의 경우, 원주갑, 원주을, 속초-고성-양양(속고양), 태백-영월-평창-정선(태영평정) 등 4곳에서 민주당이 우세 또는 백중우세를 보인다.
춘천, 홍천-횡성은 한치를 내다보기 어려운 초경합 국면이고 강릉은 박빙우세를 보이던 여당 후보에게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 후보가 상승세를 타면서 새누리-민주 양당 모두 우세라고 주장하는 새 경합지로 변했다. 동해-삼척에서 새누리당 후보 외에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난립하면서 개혁성향 무소속후보가 현역 무소속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우세 4곳, 새누리당 우세 1곳, 경합 4곳이라는 것이 지역 분석가들의 현재 판세이다.
망국적인 동서 지역분할의 북쪽 끝자락을 차지하던 강원도가 2년전 ‘탈 보수’를 표심으로 선언했을 때만해도 “곧 돌아오겠지” 기대하던 집권세력은 ‘야도(野道) 강원’이 고착화하는 모습 앞에서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인물론, 정책대결 양상이 이어지면서 ‘정권심판론’이 잦아든다면, 여권에도 희망은 있다. 춘천, 강릉, 홍청-횡성, 철화양인을 가져온다면 9곳중 4 대 4 (무소속 0~2석 가능성) 구도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SNS를 통한 2040세대의 세몰이가 강화돼 ‘변화’의 목소리에 5070세대가 동조할 경우 보수층의 목소리가 급격히 힘을 잃으면서 야권이 바둑의 ‘만방(萬放)’으로 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원도 사람들은 누가 물어보면 정부에 싫은 얘기 하지 않다가 기표장에서는 마음을 바꾸는 ‘선거 처세술’을 익혀버렸다. 2010년 이광재 도지시 당선때 그랬고, 2011년 최문순지사가 엄기영 전 MBC앵커의 스타성을 꺾을때에도 여론조사는 10%포인트 뒤져도 이를 고스란히 뒤집은바 있다. 충청도 사람들한테 배웠다는 것이다.
여당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거나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책임있는 약속을 하지 않는 한 강원도민의 표심을 되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강원도민들이 심판과 개혁에 눈을 떴지만, 실용을 추구하고 인정이 넘친다는 점은 흔히 중앙정치에서 얘기하는 ‘구도’와 ‘전선’이라는 정치공학과는 다소 다르다. 낙산의 성난 파도는 어떤 날 어머니의 손길같은 잔잔한 물결로 바뀔 수 있고, 치악의 춘삼월 잔설은 개나리 꽃봉오리가 맺힐 무렵 녹는다.
어쩌면 여당은 진정성을 갖고 그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것’만으로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으며, 야당은 실용의 무기를 갖추지 않은채 정권심판이라는 웅변에만 매달릴 경우 어렵게 이뤄놓은 ‘야도’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강원도당 관계자는 “9개 선거구 중 ▷우세지역은 철화양인 ▷경합 우세지역은 춘천, 강릉, 홍천-횡성 ▷경합지역은 원주갑, 동해-삼척 ▷경합열세지역은 원주을, 속고양, 태영평정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으며 현재판세가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면서 “춘천과 강릉 등 일부 후보들이 방심하지 말아야 하고, 인물 대결 구도로 가면 승산이 있으며, 낙천 출마자의 대승적 결단을 설득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원도당 관계자는 “도내에서 ▷우세지역은 원주을, 태영평정 ▷경합우세지역은 춘천, 강릉, 속고양 ▷경합지역은 원주갑, 홍천-횡성 ▷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동해-삼척은 무소속 경합우세로 보이며, ▷열세지역은 철화양인으로 파악된다”면서 “6~7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철화양인에서도 추격적이 벌어지고 있고, 야권연대의 파워가 강릉과 홍천-횡성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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