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9시 ‘카눈’ 경남 남해안 상륙

20km 안팎 속도로 느리게 한반도 통과

관측 이래 한반도 종단하는 최초의 태풍

태풍 ‘카눈’ 상륙으로 전국에 태풍 특보가 발표된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연합]
태풍 ‘카눈’ 상륙으로 전국에 태풍 특보가 발표된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안효정·박병국 기자] 기상청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를 관통할 예정인 제6호 태풍 ‘카눈’이 경남 남해안에 상륙했다. 특히 카눈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와 비슷한 강도를 보이는 가운데 이례적인 경로와 느린 속도로 한반도를 지나가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했다. 이후로는 오후 3시께 청주를 통과한 뒤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동쪽에 이를 예정이다. 이후 11일 새벽까지 서울 북북동쪽에 머물다 평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직전까지 강도 ‘강’을 유지하면서 남해안으로부터 북상했으나 상륙 시점엔 강도 ‘중’으로 약해졌다. 현재 중심기압은 975hPa로 지난해 포항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입혔던 힌남노(950hPa)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카눈은 기상청 관측 이래(1951년) 처음으로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이 되며 전국에 잇따라 피해를 안기고 있다. 카눈 경로에 영향을 줄만한 기압계마저 발달하지 않은 상태라, 속도 역시 20㎞ 안팎으로 느린 상태다. 힌남노 상륙 당시 속도는 시속 40~60㎞였다. 과거 남해안에 상륙해 카눈과 비슷한 경로를 보였던 태풍은 1989년 ‘주디’와 1991년 ‘글래디스’ 정도가 있다. 당시에는 각각 태풍 북쪽에 위치해 있던 북태평양고기압이나 대륙성 열대기압 영향을 받으면서 북진하지 못하고 서해안 부근으로 이탈하는 흐름을 보였다.

카눈의 경우 예년의 태풍과 달리 서해안 등으로 빠지는 흐름 없이 북쪽으로 이동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카눈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현재 약화된 상태”라며 “카눈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경로를 바꿀 만한 주변 세력 없이 카눈 자체 동력만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눈이 지리산 등 산악 지형을 커지면서 진로가 다소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선 수도권을 지나가는 경로가 유력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러 예측 모델 모두 태풍이 수도권을 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태풍 ‘카눈’ 영향으로 지난 9일 밤 사이 거센 비바람이 몰아친 강원 영동 지역 도로 위로 나무가 쓰러져 있다. [연합]
태풍 ‘카눈’ 영향으로 지난 9일 밤 사이 거센 비바람이 몰아친 강원 영동 지역 도로 위로 나무가 쓰러져 있다. [연합]

전국 권역이 카눈 영향권에 든다는 점 역시 변동이 없다. 통상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만큼 오른쪽이 더욱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카눈 강풍반경은 현재 기준 350㎞(폭풍반경 140㎞)에 달해 전역을 뒤덮을 만큼 규모가 큰 상태다. 이런 가운데 카눈은 평년 대비 뜨거운 수온을 연료 삼아 세력을 키우며 북상해왔다. 현재 남해안 수온은 평년 대비 1~2도 높은 29도다.

기상청은 전국에 태풍 특보를 발표했다. 강원영동북부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강원남부동해안과 경상해안에는 시간당 20~30㎜의 비가 내리고 있으며 남해안은 순간최대풍속 25m/s의 강풍이 불고 있다. 정부기관 차원에서도 피해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근무자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하라고 당부했다. 교육부 역시 이날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임시휴업, 원격수업 전환 등 학사일정 조정을 요청했다.

앞서 카눈 영향권에 들었던 남부지방은 이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차량 침수, 낙석 등 8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를 복구 중이었던 충북·정선·영동 일부 철도 노선 역시 재차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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