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스튜어드십코드 개정으로 환경 변화
기관투자자 주주권 행사 강화
공개된 정보로 투자기회 찾는 안목 길러야
[헤럴드경제=박지영·안효정 기자] “1988년부터 2025년까지 국민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8%입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임대수익률, 은행 정기예금, 퇴직연금 수익률보다 높습니다.”
문성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 변호사(사법연수원 38기)는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페스타 2026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변호사는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와 개인투자자의 투자기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상법과 스튜어드십코드 개정으로 국민연금, 행동주의펀드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가 국내 증시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살폈다. 개인투자자에게도 기관투자자의 지분 변화와 의결권 행사 내역을 활용해 투자 기회를 찾을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문 변호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KDB대우증권, CJ를 거친 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근무했다. 국민연금 재직 당시 상장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실무를 담당한 기업 지배구조와 스튜어드십코드 분야 전문가다.
문 변호사는 “정부의 법제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투자자의 관여라는 3개의 축이 맞물려 돌아가야 자본시장 밸류업이 완성된다”며 “현재 자본시장에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잇따른 제도 변경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5년부터 올해까지 총 3차례 상법이 개정되면서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이 도입됐다. 소액주주가 지지하는 후보가 이사회에 진입하고, 소액주주가 찬성하는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6년 제정된 이후 10년 만에 전면 개정된 스튜어드십코드도 주목해야 한다. 3년마다 코드 개정 필요성과 이행수준을 점검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투자대상회사의 이사회가 주주충실 의무를 시행했는지까지 점검하도록 했다.
문 변호사는 “2026년 주주총회 시즌동안 56개 회사에서 총218건의 주주제안이 있었다. 지난해에 비해 44% 증가했다”며 “이가운데 약 11%가 실제 가결됐다”고 짚었다. 제도 변화가 실질적인 주주권 행사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기관투자자로는 국민연금과 행동주의펀드를 꼽았다. 특히 행동주의펀드가 기업에게 적극적으로 개선안을 제시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가 표를 보태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는 추세다.
문 변호사는 “국민연금이 단독으로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않다. 행동주의펀드가 문제를 제기하고 국민연금과 다른 기관투자자가 동의할 때 의사결정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짚었다.
문 변호사는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가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문 변호사는 “기관투자자가 주주권을 행사하면 실제로 장기 투자가치가 보호된다. 단 실질적, 집중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때 효과가 있다”며“비공개 대화, 반대표 행사, 이사 후보 추천 같은 실질적인 관여가 있을 때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난다. 의결권을 실제 어떻게 행사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가 주주권을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가려내는 방법도 소개했다. 문 변호사는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면서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배에서 0.5배 수준인 저PBR 회사는 적대적 M&A나 행동주의펀드의 타겟이 된다. 현금이 많지만 주주환원이 소홀한 기업이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30% 미만인 곳도 살펴보면 좋다”고 했다.
다만 개인투자자가 기관의 움직임을 확인한 뒤 곧바로 해당 종목을 따라사는 전략에는 주의를 당부했다. 주가가 단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정보 비대칭과 높은 변동성 탓에 개인투자자가 기관과 같은 수익률을 얻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 변호사는 “장기적으로 밸류업 지수 ETF 등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며 “개인이 소액주주로서 목소리를 내면 기업은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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