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년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 제출 獨, 숙련농의 기술 노하우 활용 차원 美ㆍ英, “정년, 또 하나의 차별”…폐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이에 대한 선진국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은 ‘65세 정년’을 제도화한 데 이어 ‘70세 정년’을 향해 가고 있다. 또 독일도 현재 65세인 정년을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아예 정년을 폐지했다.
17일 기획재정부 등 해당부처에 따르면 일본은 2013년 ‘고연령자 고용안정법’을 개정해 기업들이 65세 정년을 희망하는 근로자에 한해 정년을 연장하도록 했다. 이 법에 따르면 모든 기업은 ▷정년 65세로 연장 ▷촉탁사원 등 형태로 65세까지 재고용 ▷정년 폐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근로자가 희망에 따라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베 신조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70세 정년’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5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열린 미래투자회의에서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을 확정, 내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개정 법률이 발효되면 기업들은 현행 65세인 정년의 연장·폐지 또는 퇴사 후 재고용, 다른 회사 재취업 및 창업 지원을 위한 노력 등을 해야 한다.
독일도 현재 65세인 정년을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연금 등 국가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부족해진 숙련공의 기술 노하우를 더 활용하자는 취지도 반영됐다.
미국과 영국은 정년이 없다. 1986년 정년제를 없앤 미국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직시키는 것은 또 하나의 차별’이라는 여론을 반영했다. 영국도 2011년 같은 이유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년을 폐지했다.
다만 이들 영미권 국가는 고용상황이 한국이나 일본과는 상이하다. 미국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사전통지 없이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임의고용 원칙이 통용되는 국가다. 영국 역시 1980년대 성과주의 임금제도가 자리 잡았다.
정년 연장이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정년 연장과 맞물려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는 것을 추진하는 경우다. 프랑스는 2010년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늦추고 퇴직·연금 수령 시기를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이를 원점으로 돌렸다. 러시아도 지난해 은퇴와 연금수급 연령을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늦추는 안을 추진했다가 전국적인 시위와 지지율 하락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결국 푸틴 대통령은 보완책을 마련하고 내용을 수정했다.
우리는 사상 최고 수준의 청년실업률, 국민연금 조기 고갈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이들의 사례를 바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지금의 연공서열 체계에선 기업이 정년 연장을 꺼릴 수밖에 없다.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기업은 청년층 채용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60세 정년연장을 추진할 때 임금피크제를 놓고 노사 갈등이 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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