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단지 통합심의·시공사 선정 동시 진행

9단지도 통합심의 본위원회 상정 임박

“2.6만가구 이주 수요 겹칠라” 단지별 ‘속도전’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8~14단지, 이른바 ‘뒷단지’의 재건축 사업 속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13단지가 서울시 통합심의 문턱에서 한 차례 제동이 걸린 사이 10단지는 통합심의와 시공사 선정 절차에 이어 감정평가 관련 절차까지 병행하고 있다. 9단지도 통합심의 본위원회 상정을 앞두면서 향후 이주 순서를 둘러싼 단지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목동10단지 재건축사업 측은 지난 7일 ‘감정평가업자(근린생활시설) 선정 입찰’을 공고했다. 입찰 대상은 단지 내 근린생활시설로, 오는 16일 입찰을 마감한다. 전체 조합원의 종전자산 감정평가와는 구분되는 절차지만 사업시행인가 전부터 감정평가 관련 업무를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속 절차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0단지는 다른 사업 절차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 소위원회 관련 절차를 밟았으며, 시공사 선정에서는 두 차례 단독 응찰한 현대건설을 지난달 26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기존 2160가구를 최고 40층, 4248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2조6000억원이다. 현대건설의 시공사 지위는 향후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사업 속도 경쟁에서 먼저 치고 나갔던 13단지는 지난 7월 서울시 통합심의에서 보류 결정을 받았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6단지에 이어 두 번째로 본위원회까지 올라갔지만, 상당수 주동을 최고 49층으로 계획하면서 동별 높이 차이를 충분히 두지 않은 점이 쟁점이 됐다. 서울시는 목동 전체의 스카이라인과 경관을 고려할 때 최고층 주동 비중을 줄이고 층수를 보다 다양하게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3단지는 최고층 주동 배치와 동별 층수 계획 등을 다시 조정한 뒤 통합심의에 재상정해야 한다.

그 사이 다른 뒷단지들은 통합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9단지도 6단지, 13단지에 이어 목동에서 세 번째로 통합심의 본위원회에 조만간 상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8·10·11·14단지는 통합심의 소위원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2단지도 통합심의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12단지 조합 관계자는 “고층 주동 배치 내용을 수정해 통합심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위원회에 상정된 뒤 보류된 13단지와 달리 본심의에 앞서 계획안을 조정하는 단계다.

각 단지들이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향후 대규모 이주가 비슷한 시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은 개별 단지별로 추진되지만 14개 단지의 사업 시기가 비슷해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가 잇따를 경우 이주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양천구도 이에 대비해 14개 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이주수요 설문조사를 마쳤다. 설문에는 학교에 다니는 가구원이 몇 명인지, 재건축 이주 시 어느 지역까지 이동할 의향이 있는지 등을 묻는 문항이 담겼다. 구는 설문 결과를 토대로 이주 수요와 지역별 이동 가능성 등을 분석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오는 10월 이후 나올 예정이다.

다만 현재 단지별 이주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별도의 기준은 없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임의로 이주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말했다. 통합심의를 먼저 통과한다고 실제 이주까지 반드시 앞선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별도의 이주 순번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향후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등 후속 절차를 누가 먼저 밟느냐에 따라 단지별 이주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개정 고도제한 기준이 2030년 이후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목동 주민들에게는 2030년이 일종의 시간제한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지자체가 이주 순서를 정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2015년 박원순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가 전세시장 안정을 이유로 개포시영의 관리처분인가를 4개월 늦추는 등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를 모두 합하면 2만6000가구가 넘는 만큼 비슷한 시기에 사업이 진행될 경우 이주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는 의구심을 주민들이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다른 단지보다 사업 절차를 먼저 밟으려는 속도 경쟁이 나타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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