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체계 성능만으론 안보 못 지켜”
핵심광물·반도체 등 공급망 다변화 화두로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와 장기화하는 분쟁, 첨단기술 경쟁 심화가 겹치며 국제 방위산업 생태계가 근본적인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2026 서울안보대화(SDD)’에서 방산 공급망 회복력을 주제로 한 회의가 진행됐다.
국방부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방위산업 생태계와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을 주제로 본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안보대화는 ‘혼돈의 시대, 새로운 공존을 위하여’를 대주제로 9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15번째 행사다. 올해 SDD에는 체코·파푸아뉴기니·필리핀·우간다 등 4개국 국방장관과 6개국 국방차관을 포함해 총 67개 국가 및 국제기구에서 1000여 명의 안보 핵심 인사가 참가했다.
이번 세션에서는 최병일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데스몬드 추 싱가포르 국방국무장관, 다쉬체덴 바산담바 몽골 국방차관, 얀느 쿠셀라 핀란드 국방차관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대 안보는 더 이상 보유한 군사력의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위기와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국방 생산역량, 군수 지원능력, 핵심 원자재·부품의 안정적 확보, 그리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억제력과 방위태세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요 분쟁들은 무기체계의 성능뿐 아니라 생산 속도, 재고 회복력, 정비·보급 능력, 국제적 공급망 연계가 국가안보와 집단안보의 실질적 지속성을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참석자들은 짚었다.
특히 핵심 광물, 반도체, 배터리, 정밀부품, 추진체, 탄약, 우주·사이버·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이 특정 지역이나 제한된 공급원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단일 지정학적 충격이 방산 전반의 생산 지연과 작전 지속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인공지능, 무인체계, 양자기술, 우주기술 등 신흥기술이 빠르게 국방 분야에 적용되면서 기술 확보와 보호, 공동개발과 수출통제, 상호운용성과 기술주권 사이의 균형이 새로운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들은 안정적인 방산 공급망 구축이 개별 국가나 특정 진영의 군사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만 이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질서가 불안정할수록 책임 있는 국가 간 방산협력이 규범 기반 질서를 지키고 침략과 강압을 억제하며 위기 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능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법과 수출통제 규범 준수, 무분별한 확산 방지, 방산협력의 투명하고 책임 있는 관리가 방위산업 생태계의 안정성과 정당성을 좌우하는 요건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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