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전문가 분석…장애보상·상이연금·유공자 보상

현역 남으면 금전 보상 전역 뒤로…보상·복무 설계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대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의 모습. 파주=임세준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대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의 모습. 파주=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로 발목을 잃은 육군 25사단 수색대대장이 ‘전상(戰傷)’으로 인정받으면 장애보상금 약 8925만원을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이연금과 국가유공자 보상금도 매달 받을 수 있다.

보훈 전문가는 금전 보상에 그치지 말고 특별진급과 현역 계속 복무까지 포함한 ‘전방위 예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역에 남으면 금전 보상 대부분이 전역 이후로 미뤄지는 만큼 당사자에게 두 가지 길을 함께 안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종민 국가보훈행정사무소 대표는 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고로 다친 간부들이 받을 수 있는 보상 항목과 예상 금액을 설명하며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다쳤다면 마땅히 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상 규모를 가르는 첫 관문은 전상 인정이다. 안 대표는 “유실 지뢰나 6·25전쟁 때 묻힌 지뢰로 결론이 나더라도 ‘DMZ에서의 수색 및 정찰임무’는 군인 재해보상법 시행령상 특수직무공상 대상인 만큼 최소한 특수직무공상으로는 예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2015년 목함지뢰 사건 피해자인 하재헌 예비역 중사 사례를 들었다. 두 다리를 잃은 하 중사는 2019년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에서 ‘공상’ 판정을 받았다가 논란이 커진 뒤 재심의에서 ‘전상’으로 바뀌었다. 안 대표는 “같은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8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폭발 지점이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m이고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는 부상자의 방탄헬멧과 방탄조끼에서 트리니트로톨루엔(TNT) 성분이 나왔다. 유엔군사령부도 지난달 30일 MDL 이남에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다며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직업군인인 간부는 ‘군인 재해보상법’ 제33조에 따라 전상이나 특수직무공상일 때 장애보상금을 받는다. 공무원 전체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올해 5월부터 595만원)에 등급별 배수를 곱하고, 여기에 전상은 2.5배, 특수직무공상은 1.88배를 다시 곱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29일 합동 현장조사시 발견한 북한 수지반보병지뢰 사진. [합동참모본부 제공]
지난달 29일 합동 현장조사시 발견한 북한 수지반보병지뢰 사진. [합동참모본부 제공]

안 대표의 분석에 따르면 한쪽 발목을 잃은 대대장이 심신장애 5급으로 판정되면 장애보상금 2급에 해당해 전상 기준 약 8925만원을 받는다. 특수직무공상으로 판정되면 6711만원으로 2200만원 넘게 줄어든다. 함께 작전한 간부들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심신장애 9급 이상으로 판정되면 전상 기준 약 4462만원을 받을 수 있다.

퇴직하는 간부는 일시금과 별도로 상이연금을 매달 받는다. 본인 기준소득월액에 등급별 비율을 곱하는데, 5급은 39%, 7급은 32.5%다. 안 대표는 “군인 제도는 7급 장애도 합산해 등급을 올린다”며 5급 부상에 PTSD 7급이 더해지면 종합 3급(45.5%)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공자 기준으로는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상 한쪽 다리를 무릎관절 미만, 발목관절 이상에서 잃으면 상이등급 5급에 해당한다. 5급 월 보상금은 올해 기준 211만6000원이고, 전상군경으로 인정되면 전상수당 9만원이 더해진다. 취업·의료·교육 지원도 받는다. 안 대표는 “국가유공자법은 7급 상이를 합산하지 않지만 PTSD가 6급1항으로 판정되면 종합 4급으로 오를 수 있다”며 “지금 정신과 진료 기록을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금전 보상 못지않게 명예와 복무에 대한 예우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25사단이 이번 작전에서 다친 장병 전원을 헌신영예기장 대상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군 복무 중 국가를 위해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을 1계급 특별진급시킬 수 있도록 한 군인사법 제30조와 시행령 제43조를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역 계속 복무도 핵심 쟁점이다. ‘군인사법 시행규칙’ 제53조의3에 따르면 ‘부하 또는 동료 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본인의 희생을 무릅쓴’ 군인은 의족 등을 사용해 걸을 수 있으면 전역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현역으로 계속 복무할 수 있다. 대대장은 첫 폭발로 쓰러진 부사관에게 달려가다 두 번째 폭발에 발목을 잃었다. 안 대표는 “부하를 구하러 들어갔다 다친 대대장이 원한다면 군은 그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역에 남는 것과 금전 보상은 시기가 엇갈린다. 장애보상금과 상이연금은 심신장애 판정을 받고 퇴직하는 경우에 지급하기 때문에, 현역에 남으면 이 보상들은 전역 이후로 미뤄진다. 계속 복무할 수 있는 직무도 시행규칙상 일반행정직·연구직·교관직 등으로 정해져 있다. 당사자의 선택에 따라 경력과 보상이 함께 달라지는 구조인 셈이다.

군인 재해보상법 표. [안종민 제공]
군인 재해보상법 표. [안종민 제공]

절차 문제도 짚었다. 안 대표에 따르면 보상은 전역 6개월 전부터 의무조사, 전공사상 심사,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 순으로 진행된다. 그는 “부대와 국방부는 당사자가 직접 제도를 찾아다니게 두지 말고, 현역 복무와 전역 각각의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모든 보상을 먼저 안내하고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가 되면 전상과 공상의 차이가 생각보다 작다는 지적도 나왔다. 군 장애보상금은 2.5배와 1.88배로 차이가 분명하지만, 국가유공자가 되면 전상군경과 공상군경의 차이는 사실상 전상수당 9만원뿐이다. 전상수당은 2021년 월 2만3000원에서 9만원으로 오른 뒤 6년째 그대로다. 안 대표는 “한 해 700조원대 예산을 쓰는 나라에서 적의 지뢰에 발목을 잃은 장병에게 붙는 수당이 9만원이라는 것이 맞는가”라고 반문했다.

안 대표는 1974년 11월 25사단 수색대가 발견한 제1땅굴을 조사하던 한·미 조사반이 북한이 설치한 폭발물에 희생된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의 불법 시설이 확인된 곳에는 반드시 추가 위해물이 있다는 교훈을 남긴 사건”이라며 “위험을 알았다면 그에 맞는 장비와 절차를 갖추고 들어가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DMZ의 지뢰는 흙 속에 숨어 있지만 국가의 책임은 숨을 곳이 없다”며 “국가는 전상 인정부터 심리치료, 명예와 생계까지 빠짐없이 갚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imsclub@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