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늙은 고양이에게 동티가 생기는 등 허점이 보이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 어느 정권이든 말기로 치달을수록 구린내가 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한국정치의 난맥상이다.
구린내까지는 나지 않아도, ‘레임덕’은 세계정치사적 현상이다. 새로운 지도자, 새 비전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최고조로 달하는 정권 말기에는 여당이 대체로 불리한 결과를 얻었다. 8년연임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의 경우 3.5년은 소신껏 열심히 하고, 4.5년은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는 방법에 골몰하면서 인기관리에 들어간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에 비해 정권초기에는 미워도 봐주는 ‘허니문’이 있고, 지도자를 뽑을 때의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 허니문’ 기간 중 총선은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17대 대선이 끝난 지 불과 넉 달 만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여당은 153석으로 과반수를 얻었고, 보수 성향 무소속 20명가량과 친박연대 14명 등 범여권을 합치면 무려 180석에 달하는 압승을 거뒀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만에 치러진 17대 총선 역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152석으로 과반수를 넘었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 집권 4년차인 1996년에 치러진 총선은 외형상 여당의 승리(신한국당 139석)로 보였지만, DJP연합(국민회의 79석, 민주당 15석, 자민련 50석) 144석에 정국의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오는 11일 치러질 19대총선은 이명박 정권 집권 5년차에 치러진다. 앞서 언급한대로 여당에겐 늘 상수처럼 작용하는 ‘30석 프레미엄’이 있지만, 지금 흐름대로라면 30석 프레미엄을 모두 누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즉 현정권 집권초기 총선 압승과 영입, 합당 등을 통해 확보했던 180석은 꿈 일 뿐이고, 과반수를 얻기도 쉽지 않아보인다.
1990년 민정-민주-공화 3당 합당으로 221석의 공룡정당이었던 민자당은 노태우 정권 말기인 1992년 총선에서 72석을 잃어 과반수도 이루지 못했다. 덩치가 크면 한방이 있을지 몰라도 맞을 데도 많다. 정권말기에는 더욱 그렇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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