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박빙의 승부처나 열세지역 후보은 상황을 유리하게 반전시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의 기울인다. 이색 선거운동의 탄생은 절박함과도 무관치 않다. 상대를 멀찌감치 앞서는 후보에게 튀는 선거운동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은 이색선거운동의 이같은 탄생 이유와 무관치 않다.

‘실험’이기에 역풍을 맞을 수도 있고, 대박이 날 수도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게임이기도 하다. ‘초록 나라’에 붉은 천사를 등장시키고, 야구코치가 하던 ‘트렁크 입고 뛰기’를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며, ‘의미’에 매달린 나머지 난방도 안되는 천막선거사무소 설치를 강행한다. 웃으면서 벌이는 1인 시위, 스스로 화살을 맞아야 하는 스마트폰 게임 개발 등 과정은 차라리 눈물겹다. 이색 선거운동 역시 ‘꼼수’가 아닌 ‘진정성’이 담긴다면 유권자의 웃음 한방, 표 한보따리를 챙길 수도 있지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앱(App)’ 선거운동= 대구 수성갑은 민주당에게 버거운 지역이다. 그러기에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절박함이 스마트폰 앱(App) 개발을 낳았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게임과 SNS를 연계한 형태의 안드로이드 게임 앱, ‘나는 수성구민이다’를 개발해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다. 이 게임은 김 후보 캐릭터에 ‘X침’을 놓는 내용으로 활쏘기 놀이와 비슷하다. 2회 연속 과녁을 김후보를 맞추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김 의원은 “앱 개발 과정을 통해 대구 지역 소프트웨어 산업의 잠재력과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면서 선거운동 아이디어를 IT·SW 인재양성이라는 공약과 연결짓기도 했다.

▶광주 응원 붉은 천사단 등장= 새누리당이 붉은색 로고를 정했을때 당내 색깔론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선거운동 기법으로 활용될 정도로 레드컴플렉스는 옛얘기가 됐다. 혈혈단신 야권텃밭에 과감히 도전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17대 총선때 출마해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를 염두에 두고 사모관복 차림의 유세활동을 벌인 적이 있다. 그는 이번에는 광주를 응원한 붉은 천사단을 모집한다. 광주가 민주당의 응원만 받을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응원도 받는 온국민의 광주가 되도록 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중 호남인사가 10번안에 3명이나, 30번 안에 5명 포함돼 있음을 강조하면서 새누리당의 호남사랑을 전파하고 있다.

▶낙천자 ‘1인시위’형 선거운동=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인천 남동갑 이윤성 후보는 19일 새벽부터 ‘정치회오리에 홀로 맞선 뚝심! 이윤성을 지켜주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지역 일대를 돌고 있다. <사진> 그는 교차로나 아울렛 등지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데, 여느 1인시위와는 달리 장소를 계속 옮겨다닌다. 이같은 운동기법은 ‘동정표’ 모으기에 유효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재야정치권이 전매특허처럼 애용하던 시위 퍼포먼스처럼 보여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 문제가 많았음을 암시하는 한편 인천에 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비장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천막사무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측근으로 알려진 이학재 인천 서구 입후보자는 선거구 중심인 가정오거리에 선거사무소를 설치했다. ‘루원시티’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폐허로 변한 곳이다. 그는 루원시티 사업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뜻을 담고 ‘차떼기당’ 오명을 들은 이후 위기를 맞았던 한나라당 재기의 상징이라는 점에 착안해 천막 선거사무서를 구상했다. 박 위원장은 이곳을 찾아 강한 동질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마케팅= 부산진을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차재원 후보는 22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총선 전 정치참여를 촉구하며 다음 아고라에서 네티즌을 상대로 청원에 들어갔다. 이번에 민주당이 탈환을 노리는 송파을에 전략공천된 천정배 민주당 후보도 이날 안 원장에게 ‘야권연대’를 넘어선 ‘새시대연대’에 함께해 줄 것을 제안했다. 천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개혁진보세력이 과반의석을 얻어야 하지만 현실이 낙관적이지 않다’면서 “야권연대를 넘어 안 교수와 개혁진보세력이 연대하는 ‘새시대 연대’가 이루어져서 반드시 이번 총선에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선되면 트렁크 팬티입고 거리 뛰겠다=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이 코치시절 ‘우승하면 트렁크팬티 입고 그라운드를 뛰겠다’던 약속을 지킨바 있다. 고양 덕양갑의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도 이런 약속을 했는데,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너무 똑같다”, “정치인과 스포츠스타는 다르지 않느냐”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나꼼수 후보 선대본부장= 서울 노원병 야권단일후보 노회찬 전의원이 인근 노원갑 김용민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자청하고 나섰다. 사실은 노원 갑을병 야권후보가 서로 교차 선대본부장을 맡아주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인데, 노 후보의 보도자료에는 ‘노회찬, 나꼼수 김용민 선대본부장 맡는다’로 되어있다. 노 후보는 “국민들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정치혁신, 함께 일하고 함께 누리는 복지국가를 원하고 있다. 노원구의 민주진보세력을 하나로 모아 공동선대본을 구성하고, 공동의 선거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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