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을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일반 국민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크고 작은 조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막연히 ‘관세를 줄이고 자유롭게 무역하니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국민들은 한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을때 우리 정부가 맘대로 처벌하지 못한다고 얘기하면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25일 한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의 ‘반(反)경쟁적 영업행위’에 대해 우리 정부와 불법영업을 한 미국기업이 상호 합의를 해서 행정적 민사적 집행조치를 하도록 하는 ‘동의의결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을 불법당사자와 집행자가 합의한다는 것이 선듯 납득되지 않을 국민이 꽤 있을 것 같다. 이 제도와 관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한미 FTA 이행법안의 하나로서 현재 국회 정무위에 상정돼 있다.
유 의원은 “미국이 요구하는 FTA(자유무역협정)의 목표는 미국의 자본과 기업이 한국에서 이익을 얻는데 장애가 없도록, 한국의 법과 제도를 최대한 유리하게 바꾸는 데 있다. 개도국인 한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내려 교역에서의 이익도 추구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목표다”라면서 “동의의결제도도 같은 맥락인데,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 한국 당국(공정위)이 위법여부를 확정하여 징벌적 제재를 하지 말고, 공정거래위와 법 위반 기업이 서로 합의하여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의원은 “이 제도는 결국 대기업과 대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이런 식의 ‘규제완화’는 공익 즉, 다수 국민과 약자를 대변해야 할 민주 정부의 공권력 행사를 약화시킨다”면서 “지난 30년동안 지구촌을 양극화와 민생불안으로 몰아넣은 신자유주의 철학과 담론이 제도화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검찰, 경찰 등 다른 기관도 국내외 대기업의 반 경쟁적 영업행위에 대해 고발하거나 인지수사를 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만 이같은 범죄에 대해서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전속고발제(법 71조)를 폐지해 공정한 경쟁질서를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동의의결제’가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경쟁질서를 회복하고, 소비자 피해도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으며, 미국, EU, 독일, 일본 등에서 이미 도입된 제도로 우리도 제도선진화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도입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국회 일각에서는 FTA협정문과는 다른 미국내 각종 FTA이행법률 때문에 우리 기업이 FTA 체결 이후, 생각지도 못한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미국측 FTA이행법안’을 충분히 살핀뒤 우리 국회의 비준절차를 밟자는 의견도 확대되고 있다.
<함영훈 선임기자 @hamcho3>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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