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가 진전되면서 뜨는 말이 ‘성공적 노화’이다. 학자들은 성공적 노화란 ‘가능한 한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만족시킬 만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전혜정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최근 연세대 삼성관에서 열린 한국생애학회 학술대회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 기대의 저하, 동질성을 갖는 사람들의 감소로 인해 대인관계가 축소되는 노년기에 사회적 연계의 끈을 유지한다는 것은 성공적 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노인 우정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자식 다 키우고, 심지어 배우자 수발이나 뒷바라지를 해줄 필요가 없는 상황, 즉 ‘의무감으로부터의 해소’ 국면에서 노인의 친구관계는 여생에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의무감으로부터의 해소.’ 이는 노년기 친구관계가 인생의 여러단계 중 가장 찬란하게 꽃 필 기회이기도 하다. 전 교수는 해외연구를 인용, 노년기 친구관계는 규범적 제약이 덜하고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며 자신의 사회적 유용성과 가치를 재확신하게 해주는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싯적엔 서너살 위는 하늘같은 선배일지 몰라도 노년기 이 정도 연령차는 아무것도 아니라서, 친구관계 연령범위도 다른 생애 단계에 비해 넓다.

우정을 폭넓게 쌓을 ‘호기’이지만 남성은 생애특성상 여성의 친구관계에 비해 약세를 면치못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전 교수는 “여성은 친구들과 상호돌봄을 제공하거나 비밀을 공유하는 등 공동체적인 친구관계의 특성을 지니며 감성적 정서적인 경험을 공유해 친밀도가 높다보니 가족 보다 오히려 더 정신적인 건강에 기여한다”면서 “그러나 남성은 등산 낚시 등 활동이나 임무를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친구관계를 맺고 정서보다는 활동을 공유하면서 늘 경쟁적이어서 여성친구관계보다 친밀도가 낮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남자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10,20대엔 엄마, 30대엔 신부, 40,50대엔 아내, 60대엔 마누라 70대엔 부인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듯이 남성 노인에게는 친구보다는 배우자가 더 중요한 경향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남성은 중년기까지 생계부양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다 은퇴와 함께 급격한 관계의 상실이나 악화를 경험하고 친구관계의 감퇴현상을 겪는게 일반적인 패턴이라는 것이다. 친구를 사귈수 있는 호기를 남성 노인들이 놓치는 것은 ‘젊은날의 멍에’에 의한 것이어서 안타깝다.

전 교수는 노인의 친구관계 유지를 유해 경제력 등도 필요하지만 ▷금연, 금주 등 질병이나 장애를 이기기 위한 생활습관 ▷독서, 장기, 퍼즐, 자전거 등을 통해 지적,물리적 기능을 유지하고 ▷활기차고 적극적인 자세로 친구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버이날을 맞아 중구 만리동 중림노인정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감사의 카네이션을 받고 즐거워하고있다. 2006.05.07 배선지기자sunji@heraldm.com\r\n어버이날을 맞아 중구 만리동 중림노인정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감사의 카네이션을 받고 즐거워하고있다. 2006.05.07 배선지기자sunji@heraldm.com
어버이날을 맞아 중구 만리동 중림노인정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감사의 카네이션을 받고 즐거워하고있다. 2006.05.07 배선지기자sunji@heraldm.com\r\n어버이날을 맞아 중구 만리동 중림노인정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감사의 카네이션을 받고 즐거워하고있다. 2006.05.07 배선지기자sunji@heraldm.com

그는 지적, 물리적 기능의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노인들을 상대로 8년간 종단연구를 벌인결과 관찰대상 노인중 절반이 8년전과 모든기능에서 비슷한 능력과 에너지를 냈으며, 1/4은 오히려 기능이 향상됐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숱한 고령화 사회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노인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참으로 소중한 대책인데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면서 “노년기 친구관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과 전략을 개발하는 등 ‘사회적 지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함영훈 기자 @hamcho3>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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