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지켜주세요” 어린이 120명이 퍼즐 들고 모인 사연은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어린이와 함께 정부에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으로 바다를 지켜달라는 요구를 담은 초대형 그림 퍼즐을 설치했다. 그린피스는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어린이 120여 명과 함께 ‘퍼즐모아 바다보호’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세계 해양의 날(6월 8일)을 앞두고 어린이들과 함께 바다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바다 보호를 위해 정부에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을 촉구하고자 기획됐다. 참가 어린이는 각자가 꿈꾸는 바다를 그린 퍼즐 조각 151 개를 모아 가로 6m, 세로 2.7m 크기의 퍼즐을 설치했다. 쓰레기와 그물 등 위기에 처한 바다를 배경으로 했던 퍼즐판은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채워지며 깨끗한 바다와 건강한 고래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퍼즐 중앙에 비어있는 마지막 한 조각은 정부의 역할을 보여준다. 그린피스는 미완성된 퍼즐판을 통해 정부가 글로벌 해양조약에 비준에 참여해야 깨끗한 바다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
2024.06.01 15:27“이 맛 못 잊어” 끓여 먹던 추억의 보리차…왜 사라진 거야?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초딩 때 추억이 떠오른다. 여름에 이 물병에서 따라 먹었던 시원한 보리차 한잔” (네이버 블로그 두부) 집집마다 끓여 마시던 보리차, 이제는 거의 보기 힘든 풍경이다. 일부러 유리병을 구입해 보리차를 담아보기도 하지만 일종의 놀이에 가깝다.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 먹는 집은 4가구 중 1가구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보리차가 자취를 감춘 건 수돗물을 식수로 마시는 문화가 사라지면서다. 대부분의 가정에는 정수기가 자리 잡았고, 1인 가구의 경우 생수(먹는 샘물)를 주로 마신다. 대세로 자리 잡은 식수들은 수돗물과 비교하면 환경에 좋지 않다. 정수기를 켜 두면 전기를 쓰고, 먹는 생물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수돗물을 마시는 문화가 빠르게 사라진 이유로 시민들의 불신과 불안을 지목한다. 상수원이 오염되면서 수돗물을 꺼리게 됐는데, 수돗물을 안 마실수록 보호해야 할 상수원에 무관심해지고, 다시 오염되기 쉬운
2024.05.31 21:40“돈 주고 쓰레기까지 사야 해?” 넘쳐나는 세제통 쓰레기…리필 안 돼?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29일 서울 성북구 현대백화점 미아점 9층 문화센터 앞. ‘세제 셀프충전소’가 위치해 있다. 세탁 세제와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3종을 용기 없이 내용물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세제 셀프충전소에서는 용기 없이 내용물만 구입할 수 있다. 키오스크로 원하는 품목과 양을 선택한 뒤 휴대전화로 ‘사용하기’ 버튼을 누르면 용기에 자동으로 액체 세제류가 토출된다.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의 가격은 100g당 1400원, 주방세제는 같은 양에 1200원이다. 강좌를 마친 어린 아이들과 유아차를 끄는 가족들의 시선이 리필머신에 머물렀지만 그뿐,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세제 셀프충전소와 같이 액체류만 따라 살 수 있는 리필 시스템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기후행동으로 꼽힌다. 플라스틱 용기의 재사용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세제 등 액체류를 구입하면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의 용기를 사용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일회용으로 쓰고
2024.05.30 19:40“보기 싫은데” 우리집 지붕에 반드시 달라니…도대체 왜 해야 돼?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지붕 절반을 태양광 패널로 덮으라니” 주거용 건물 등의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라는 정책, 황당하고 무리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는 이미 지붕에 태양광 의무화 제도를 도입, 시행 중이다. 보급에 앞장서는 건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이다. 태양광 발전은 이제 호불호의 영역을 떠나 기후변화 시대 글로벌 표준 발전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탈화석연료가 본격화되면서 전력 수요가 치솟고 있어서다. 핵심은 태양광 발전을 위한 부지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도 지붕과 같은 도심 내 빈 공간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데 있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에서 지난 4월 발간한 ‘건물 탈탄소를 위한 전략: 주택 지붕 태양광 의무화제도 분석과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을 비롯한 9개 주(2023년), 미국 뉴욕(2020년)과 캘리포니아주(2019년), 일본 교토(2022
2024.05.28 20:01“씻어서 버렸는데” 재활용 안되는 쓰레기 어마어마…도대체 어떻게 버려야 해?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그동안 세제로 씻어서 분리배출했는데...재활용이 안된다니 어이없네요"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1인가구 직장인 조모(29) 씨는 즉석밥을 상자 째로 사서 먹는다. 밥을 해먹는 일이 많지 않아서다. 밥을 해먹어도 상하거나 쌀을 사둬도 벌레가 꼬인다. 조씨뿐 아니다. 쌀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즉석밥 판매량은 나날이 증가 추세다. 지난해에 즉석밥은 약 10억개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즉석밥이 담겨있던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도 10억개 버려졌다. 그런데 이 용기들, 재활용하려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장기간 보관하고 바로 데워야 하는 즉석밥 특성 상 플라스틱도 여러 재질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연간 10억개씩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면, 우선 번거롭더라도 즉석밥 용기는 용기끼리 모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즉석밥 용기의 재질은 플라스틱 중에서도 ‘기타(Other)’로 분류된다. 기타 재질이란 2개 이상의 플라스
2024.05.27 19:50“부모가 시켰냐고요? 억울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 말하는 위험한 미래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어린 애가 뭘 알고 했겠어? 부모가 시켰겠지’와 같은 댓글이 있었습니다. 저는 억울했습니다.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저의 진지한 생각이 무시 당하는 듯 했습니다” 21일 오후 6시께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기후위기 헌법소원의 두 번째 공개변론에서 서울 흑석초등학교 6학년 한제아 학생이 발언권을 얻었다. 짧게는 이날 열린 헌법소원 공개변론 재판이 시작된 오후 2시부터, 길게 보면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2022년 6월 13일부터 기다린 끝에 얻은 기회였다. 국내 최초 기후소송에서 초등학생 청구인이 최후진술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때부터 한제아 학생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약 2년 전 태아를 포함한 영·유아 62명 청구인단 중 한 명으로 기후소송을 제기했을 때부터 이어져 왔던 관심이다. 관심에는 ‘어린 아이들이 기후소송에 대해 뭘 아느냐’는 의심과 ‘부모가
2024.05.22 01:22“애 손 박박 씻겼어요” 싼 맛에 사주던 필통 버렸더니…이제 뭘 써야 해?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뉴스 보자마자 아기 손 박박 씻기고 전부 버렸어요” 알리, 테무 등 중국 초저가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장난감, 학용품 등에서 유해물질이 대거 검출되면서 어린이를 둔 가정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어린이 제품들이 워낙 고가인 만큼 중국 쇼핑몰의 저가 제품을 애용하고 있던 탓이다. 중국발 유해물질, 사실 새롭지 않다. 이전에는 주로 ‘환경호르몬’을 불렸다. 2020년에는 ‘아기욕조’에서 기준치보다 600배 넘게 검출되기도 했다. 알리, 테무 발 저가 어린이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검출된 유해물질은 바로 프탈레이트계 첨가제다. 프탈레이트계 첨가제의 기준치는 총합의 0.1% 이하인데 슬라임에서는 212.7배(DEHP), 투명 필통에는 145.6배(DBP), 머리띠(DEHP 등)에서는 270.1배 초과 검출됐다. 어린이 제품의 안전성 시험 결과를 발표한 서울시는 “프탈레이트계 첨가제는 4차례 조사에
2024.05.21 18:50“이른 봄 설레셨죠?” 1월에 꽃 피더니…냉해 피해에 매실 농사도 망쳤다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어제오늘 따뜻해진 날씨가 너무 좋아요! 제주에서는 매화를 설에 만나게 됐어요” 봄꽃 중 가장 빨리 찾아오는 오는 게 매화라지만, 올해는 유독 빨랐다. 기후변화로 따뜻한 겨울을 난 탓에 평년보다 한 달 가량 일찍 꽃망울을 터뜨렸다. 이른 봄을 즐긴 청구서가 여름 초입에 날아왔다. 출하를 앞둔 매실 농가는 시름에 잠겼다. 매화가 꽃 피운 다음에도 영하의 날씨가 나타나면서 냉해 피해가 발생한 탓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첫 매화가 핀 건 지난 1월 15일 제주다. 평년 매화 개화보다 32일이나 빨랐다. 부산과 신안, 전주에서도 2월에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각각 평년보다 12일, 42일, 25일 이른 개화였다. 문제는 그 이후의 기온이 변덕스러웠다는 데 있다. 매실 주 산지인 전남의 2월 최저기온은 영하 8.5도에서 영상 11도까지 오르내렸다. 매실의 개화기 한계 온도는 영하 2.2도다.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가면 수정되거나 수정 직
2024.05.20 19:40“아무도 몰랐다” 이렇게 귀한 벌레일 줄은…죽이면 절대 안돼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날이 조금 흐린 걸 감안해도 너무 안 보여요. 꽃이 이렇게 흐드러지게 폈는데…” 4마리. 지난 15일 오전 남산 일대에서 만난 야생벌은 고작 4마리였다. 벌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나 5월은 주로 일벌들이 꽃가루와 꿀을 부지런히 모으는 시기다. 갑자기 사라진 벌은 올해만의 일은 아니지만, 주로 ‘꿀벌’에 집중돼 왔다. 인간이 꿀을 채취하기 위해 벌집을 키우고 관리하는 양봉용 벌이다. 그러나 조용히 모습을 감추고 있는 ‘야생벌’이야말로 생태계 붕괴의 적신호라는 게 야생벌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이들의 경고다. 벌을 만나려면 꽃을 봐야 한다고 한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두 시간 동안 ‘벌볼일있는사람들’의 조수정 공동대표와 함께 야생벌을 만나기 위해 남산야외식물원과 일대의 남산둘레길을 돌았다. 벌볼사는 벌목 곤충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과 시민과학자들이 20
2024.05.19 20:40“40일만에 엄마랑 생이별” 눈도 못 뜬 새끼 강아지들…경매장에 끌려간다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눈도 채 뜨지 못한 새끼 강아지 네 마리가 단잠에 빠져 있습니다. 이 어린 생명들의 앞날을 걱정하듯 곁을 지키는 엄마 개의 퀭한 눈이 슬퍼 보이네요. 경북 성주의 한 폐업 개 번식장 구조 당시의 모습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13개 동물단체들의 연대체 ‘루시의 친구들’은 지난 3월 20일과 지난 9일 두 차례에 걸쳐 이곳에서 개 284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번식장이라면, 열악한 환경에서 무분별하게 강아지들을 낳는 곳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최근 이 번식장들 중 자진 폐업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강아지 공장’들의 마음이 돌아서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루시의 친구들에 따르면 폐업을 앞둔 경북 성주의 개 번식업자 A씨는 새끼 강아지들이 어리고 허약할수록 비싼 값을 쳐 주는 시장, 특히 이익이 ‘경매장’에 집중되는 기형적 구조 등에 문제를 느꼈다고 합니다.
2024.05.16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