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실종…흔들리는 지상파 3사 파워
‘지상파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였다.
올 한 해 방송가 지각변동의 큰 흐름 가운데 하나는 콘텐츠를 앞세운 ‘플랫폼 파괴’에 있었다. CJ E&M 계열의 tvN이 ‘꽃보다 할배’에 이어 ‘꽃보다 누나’로 연타를 쳤고, ‘응답하라 1994’는 광고까지 완판시키며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떠올랐다.
방송 생태계에서 지상파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를 학계에서는 “지상파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문행 수원대 교수)”인 것으로 분석해왔다. 상황이 달라졌다. ‘서열 최하위’였던 케이블 채널은 콘텐츠를 앞세워 맹공을 시작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초비상이다.
사실 tvN의 전략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건 아니다. 이덕재 tvN 본부장은 “원천 콘텐츠의 확보를 통해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플레이어(PD)들이 콘텐츠로 성과를 낼 수 있게 필요한 투자와 제작 기회, 환경을 제공해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든 뒤엔 무형의 자산인 콘텐츠 마케팅을 위해 총력을 쏟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콘텐츠의 마지막은 홍보’라는 모토를 세워둔 CJ E&M의 마케팅 전략 분석에도 나섰다. 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지상파에서도 서서히 ‘응사’ 대응기를 세우게 된 것이다. MBC의 한 PD는 실제로 “CJ E&M의 일사불란한 홍보전력은 굉장히 부러운 요소다. 지상파는 드라마와 예능으로 분산돼 전사적인 홍보를 할 수 없다”고 했을 정도다.
개국 7년째를 맞았지만, 최근에서야 결실을 맺고 있는 tvN의 성장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종편으로 구분된 방송사의 프리미엄이 이젠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흐름으로 바라봤다. “방송가의 미래가 콘텐츠 중심으로 이동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하지만 완성도 높고 질 좋은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CJ E&M의 경우 대기업 마인드로 공격적인 콘텐츠를 통한 강력한 마케팅을 진행하며 성과를 내오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위협요소로 치고 나온 것은 분명하지만 지상파 3사에서 케이블 콘텐츠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한 현재, 지금의 불안요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정덕현 평론가는 “그동안의 지상파는 위기 의식을 크게 실감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생긴 상황”이라며 “지상파의 PD들 역시 만만치 않은 콘텐츠 프로바이저다. 그동안 못 해서 안 한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지상파에 요구하는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안 했던 것이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하우를 살린 지상파다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콘텐츠 중심으로 이동한 상황이라면 이로 인해 방송가의 지형변화는 또 한 번 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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