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에서 아시아계 가족을 위협하는 10대 소녀들. 왼쪽은 뉴욕 경찰이 수배한 용의자. [NYPD 트위터·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뉴욕 지하철에서 아시아계 가족을 위협하는 10대 소녀들. 왼쪽은 뉴욕 경찰이 수배한 용의자. [NYPD 트위터·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10대 소녀들이 아시아계 가족 승객을 모욕하고 폭행을 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CBS 뉴욕방송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3일 밤 뉴욕 웨스트 14번가 인근 지하철 열차 내에서 발생했다.

네바다주(州)에서 뉴욕을 방문한 아시아계 부부가 지하철에서 좌석에 앉자 건너편 좌석에 앉은 10대 소녀 3명이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모욕적인 발언을 퍼부었다고 뉴욕경찰(NYPD)은 전했다.

아시아계 부부는 11세 쌍둥이 딸을 동반한 상태였고, 가해자들에게서 거친 표현이 계속되자 남편이 나서 "좀 더 괜찮은 표현을 써줄 수 있겠나"라고 자제를 당부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격분해 가족들을 위협했다.

이런 상황은 같은 차량에 탑승한 승객의 휴대전화에 그대로 녹화됐다. 하지만 자신들이 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10대 소녀 중 한 명이 이 승객에게 달려들어 넘어뜨린 뒤 주먹질을 했다.

이에 아시아계 가족 중 여성이 해당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뛰어들자 소녀는 이 여성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 피해 여성은 안경이 파손되고, 머리카락이 뽑히는 등 부상을 입었다.

폭행은 지하철이 다음 역에 정차할 때까지 계속됐으며, 다른 승객들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족이 하차하도록 도우면서 폭력적인 상황은 일단락됐다.

NYPD는 이 사건을 인종 차별에 기반한 혐오범죄로 보고 지난 6일 가해자인 흑인 소녀를 수배했다.

피해 가족의 여성은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그 소녀들에게 좋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길 바란다. 뭔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