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 발표, 원주민 도안 넣어 정체성 살리기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영 연방 국가인 호주의 5달러 짜리 지폐에서 고(故)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초상화가 사라진다. 현 국왕인 찰스3세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호주 원주민 관련 디자인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중앙은행(RBA)은 이날 5 호주달러 지폐를 “최초의 호주인들”, 즉 원주민 문화와 관련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RBA는 “원주민(애버리지니)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고 존중하기 위한 디자인이 될 것”이라며 “(변경 뒤에도)지폐 뒷면에 그려진 호주 연방의회 의사당 사진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을 호주연방정부와 협의해 내렸다”고 덧붙였다.
현재 5호주달러 지폐에는 지난해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얼굴이 아카시아의 일종인 호주산 골든와틀 꽃과 함께 실려있다. 이 도안은 2016년 9월 1일 만들어진 뒤 바뀌지 않았다.
영연방의 새 국왕인 찰스3세의 초상화를 호주 신권 지폐에 넣지 않기로 한 건 왕정 반대 여론을 의식해서다.
호주 정부는 그간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지폐 속 위인으로 남아 있던 이유는 그의 직위가 아닌 성품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 도안이 결정되고 새 지폐가 인쇄되는 데에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호주 동전에는 찰스3세 국왕의 초상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AFP는 왕정 폐지를 주장하는 호주 공화주의자들이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호주 원주민들은 영국 출신 이민자들이 호주에 정착하기 6만5000년 전부터 살아왔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있다. 한 야당 인사는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이번 조치는 "시민사회에 대한 공격"이며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침묵하는 다수가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