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보인 IT강국, 알고보니 먹통강국

오류 불감증에 “결국 터질게 터졌다” 지적

페북 3건·웨이브 1건에 비해선 장애 빈번

지난 15일 데이터센터화재로 인해 당시 카카오의 서버 이원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18일 오전 시민들이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카오 본사인 판교 아지트 앞을 지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지난 15일 데이터센터화재로 인해 당시 카카오의 서버 이원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18일 오전 시민들이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카오 본사인 판교 아지트 앞을 지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카카오 사태, 결국 터질 게 터졌다.”

카카오의 초유의 먹통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네이버의 서비스 오류 장애가 구글·유튜브·페이스북보다도 훨씬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지적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지난 2년 동안 11번의 ‘먹통’ 장애 사태가 발생했다.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는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보다 국내 CP 오류가 더 잦았다. 이번 먹통 사태로 가려져 있던 IT강국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IT강국의 민낯...이러다 먹통 강국 된다=18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12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넷플릭스법’ 시행 이후 최근까지 대형 부가통신서비스에서 총 30건의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내부 시스템 오류로 인한 카카오톡 중단 사태와 15일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먹통 사태까지 포함해 2년 동안 총 11건의 장애가 발생했다.

‘넷플릭스법’은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수단 확보 및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를 의무화한 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정된 사업자에 대해 오류 발생 시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지난 15일 카카오 먹통 대란이 발생한 가운데 그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당장 독과점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고, 먹통으로 인한 피해보상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카오 본사인 판교아지트 1층에서 화기감시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전날 폭락한 카카오 주가는 이날 하루 만에 반등했다. 박해묵 기자
지난 15일 카카오 먹통 대란이 발생한 가운데 그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당장 독과점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고, 먹통으로 인한 피해보상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카오 본사인 판교아지트 1층에서 화기감시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전날 폭락한 카카오 주가는 이날 하루 만에 반등했다. 박해묵 기자

네이버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일시적 장애를 포함할 경우 11건에 달한다. 반면 구글·유튜브 4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3건, 웨이브1건으로, 국내 IT기업들에 비해 장애 건수가 훨씬 적었다.

넷플릭스 먹통 사태를 계기로 만들어진 법안이지만 실제 시행 결과,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CP들의 서비스 안정성이 글로벌 CP에 비해 떨어지는 것만 증명한 셈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본업’인 카카오톡이 멈춘 사례가 지난 9월까지 5건, 10월 사례 포함해 총 7건이다. 법 개정 이후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오류 대부분이 ‘카카오톡’에서 발생한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카카오에 메시지 서버 사전 오류 검증 강화, 예비 서버 장비 확보 및 장애 대응 지침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먹통 사태...복구 아직도 진행 중=18일 현재도 카카오 서비스 복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카카오톡은 15일 서비스 중단 이후 약 30시간 만에 주요 기능이 대부분 복구됐지만 다음·카카오 메일, 톡채널, 톡서랍은 여전히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카카오톡이 출시된 2010년 이후 국내에서 수십 차례 길고 짧은 장애가 발생했으나 이처럼 긴 시간 지속한 오류는 없었다. 카카오톡 12년 역사상 가장 긴 시간 이어진 장애로 남게 됐다. 2012년 4월에도 데이터센터 전력 장애로 4시간 동안 카카오톡과 연관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다. 데이터 센터 오류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와 유사하다. 10년 사이 카카오가 카카오페이, 카카오T 등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카카오 데이터센터 오류는 대한민국 전체의 일상이 멈추는 ‘재난’으로 번졌다.

이번 장애는 카카오 서버가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원이 차단되면서 발생했다. 통상 주요 IT 업체는 여러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분산하고, 만약을 대비해 한 곳이 사고를 당해도 다른 곳에서 실시간 데이터 백업과 시스템 가동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갖추고 있다. 카카오 역시 이중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