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성영상물 검거율 5년만에 20% 줄어
불법촬영·허위영상물 유포도 검거율 감소
디지털성범죄 지능화…“감시범위 확대해야”
“클라우드 감시 못하는 ‘n번방 방지법’ 한계”
‘온라인 수색’ 논의도…경찰청, 연구용역 중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미성년자에게 성착취물 제작을 강요하고 이를 유포한 ‘n번방’ 범죄가 3년 만에 재발하는 등 디지털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관련 범죄 피의자 검거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디지털성범죄(정보통신망법상 불법성영상물·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물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유포) 피의자 검거율은 해마다 줄어들었다.
불법 성영상물 범죄는 2018년 2661건이 발생해 이 중 2250명(84.6%)의 피의자가 검거됐다. 이후로는 ▷2019년 1769건 중 1436명(81.1%) ▷2020년 1366건 중 987명(72.2%) ▷2021년 1091건 중 790명(72.4%)으로 줄었다. 올해 8월(잠정치)까지는 575건 중 372명(64.7%)이 검거되는 데에 그쳤다.
불법 촬영물 유포 검거율은 관련법 시행 이듬해인 2020년 80.5%에서 2021년 73.3%, 올해 8월까지 64.3%로 줄었다. 딥페이크기술 등을 악용한 허위 영상물 유포 피의자는 절반도 채 검거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허위 영상물 유포 피의자 검거율은 47.4%, 올해 8월까지는 43.5%로 나타났다.
수사 일선에선 디지털성범죄가 지능화하는 데 따른 검거 어려움을 호소한다. 실명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극히 드문 디지털성범죄 특성 탓이다. ‘제2 n번방’ 주범으로 알려진 ‘엘’(가칭) 역시 사용자 특정이 어려운 ‘유동 IP’를 이용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는 피의자가 서버를 우회하고 명의를 도용한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수사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며 “2020년 n번방 사건 주범이었던 문형욱 검거에도 1년4개월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성범죄는 피의자 특정이 늦춰질수록 유포 등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최근에는 채팅방 등 다수에 공개된 온라인공간만 감시 대상으로 삼는 ‘n번방 방지법’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주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사업자들에 성범죄물 유통 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등 저장매체는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클라우드까지 감시 대상에 포함해 성범죄물 발견 시 인터넷사업자가 즉각 보고하면 소지죄까지 더 엄격하게 처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 개인 전자기기를 해킹해 증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수색’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5월부터 ‘온라인 수색활동의 적법성 검토와 도입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해식 의원은 “통신매체 발달로 성범죄물 유포가 급증하고 있는데 재발 우려가 큰 디지털성범죄를 처벌하는 정도는 미약하다”며 “국제 공조를 통한 수사 강화와 함께 국내 인터넷사업자들과 더 긴밀한 협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k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