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델 베키오 회장 별세
보육원 출신 14세부터 주경야독
안경테 납품하며 인생역전 이뤄
명품 선글라스 ‘레이밴’ 유명세
자산 34조원 伊 자산가 중 2위
이탈리아 명품 선글라스 ‘레이밴’으로 유명한 안경제조사 룩소티카를 창업한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 회장이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
룩소티카는 이날 성명에서 “델 베키오 회장이 별세했다는 슬픈 소식을 알려드린다”며 “이후의 관련 절차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지병으로 밀라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났다. 구체적인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손꼽히는 부호인 델 베키오 회장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 맡겨지는 등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나 수백억 유로의 자산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35년 밀라노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일곱 살 때 보육원에 들어갔다. 이후 열네 살에 한 염료업체 수습공으로 취직하며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주경야독’으로 공부했다.
1961년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군을 낀 마을 아고르도에서 룩소티카라는 작은 안경테 납품사를 설립하며 인생 역전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룩소티카는 2018년 안경렌즈 에실로를 인수했으며, 그는 2020년 12월까지 에실로룩소티카의 회장직을 지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약 250억 유로(34조원)로, 이탈리아 자산가 중 제과업체 페레로의 지오반니 페레로 회장 다음으로 많다.
그의 델핀 지주회사는 이탈리아 최대 투자은행 메디오방카의 최대주주이며, 이탈리아 최대 보험사 제네랄리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또 부동산 업체 코비비오의 지분 약 7%를 보유 중이다. 두 곳 모두 프랑스와 이탈리아 상장사다. 그는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어떻게 이러한 제국을 만들 수 있었나’라는 질문에 “무엇을 하든 항상 최고가 되려고 노력했다. 그것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탈리아 각계에서 애도가 잇따랐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성명에서 “가난을 딛고 이탈리아 최대 기업 가운데 하나를 만들고 60년 이상 국가산업을 선도했다. 그는 훌륭한 이탈리아인이었다”고 애도했다.
1980년대부터 룩소티카와 협업해온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도 “우리는 단순한 기능적 물품인 안경이 필수 패션 액세서리가 될 수 있음을 즉각 인지했다. 우리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현상을 함께 창조했다”며 경의를 표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