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발전·원전 등 유력…미 측 추가 요구 변수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르면 이번주 우리나라의 대(對)미 투자프로젝트가 공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관련 조항을 반영했지만, 사업규모와 비용 등 미국의 추가 요구가 잇따르면서 대미투자 위험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10∼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만나 대미 투자 프로젝트 관련 막판 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유력 후보로 검토해 온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과 대형 원전 건설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 규모와 조건 등 세부 사항을 최종 조율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최근 한미 전략투자 후속 협상 경과를 국회에 비공개로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한 국회 관계자는 “두 사업은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 대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양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김 장관이 오는 17일 국회에 협상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어서 조만간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투자 대상 못지않게 주목받는 대목은 양국이 MOU에 명시한 투자 안전장치의 실효성이다. 정부는 지난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조선 분야 1500억달러, 전략적 투자 분야 2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면서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안전장치를 달았다.

MOU에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만을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업적 합리성은 투자 기간 내 원리금 상환을 위한 충분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쥐고 있다. MOU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이 위원장을 맡은 투자위원회가 한국 측과 협의를 거쳐 사업을 추천하되 최종 투자처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비수익성 사업이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선정될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MOU는 또한 한국의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달러로 제한하고, 미국의 투자처 선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최소 45영업일이 지나는 시점에 투자금을 송금하도록 규정했다.

무엇보다 관건은 투자 위험을 어떻게 분담하느냐다. 양국은 미국이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우산형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는 데도 합의한 바 있다. 투자 위험을 통합 관리해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프로젝트들을 통해 수익 보전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협상 과정에서 이 같은 안전장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한미 양국 간에 대미 투자 프로젝트 손익 정산을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하기로 가닥이 잡히면서 핵심 안전판이었던 우산형 구조가 사실상 제 기능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엔시날 발전소의 경우 미국이 당초 총 200억달러 안팎에서 검토되던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220억달러대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2호 대미투자프로젝트로 거론되는 원전 역시 최대 8기라는 대규모 사업 규모에 비해 실제 투자 주체와 자금 조달 방식, 수익 회수 구조 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같이 거론되는 대미투자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보도설명만 반복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향후 이 같은 대미 투자를 결정짓기 위한 국내 절차는 한미전략투자공사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사업을 선정하고, 추진 여부를 심의·의결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보고를 거쳐 개별 사업별 투자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자금을 집행하는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통상학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미국과 협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를 구해야할 것”이라며 “무조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대체하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장관, 대미투자 1호 발표 앞두고 미국행...투자 안전장치가 관건

산업장관, 대미투자 1호 발표 앞두고 미국행...투자 안전장치가 관건

한미 무역협상의 후속 조치인 대미투자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막판 조율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투자한 자금의 회수 안전판으로 기대했던 상위 ‘투자 특수목적법인(SPV)’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95617?type=journalists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