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핀플루언서, 자유와 책임의 균형’ 보고서
주식 불장 틈타 핀플루언서 난립
금감원 위법 의심 영상 5511개 적발
“핀플루언서 법적 개념화 선결 과제”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OO파워 미리 사두세요. 다음 주 무조건 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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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불과 1년 만에 두 배 넘게 뛰면서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식 투자 등 경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핀플루언서’의 영향력도 나날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미인가 리딩방 등 어둠의 경로로 투자 정보를 공유하거나 유명인을 사칭하는 등 불법적인 핀플루언서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정부가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사투자자문업상 핀플루언서 규제 사각지대를 메우는 한편, 제도권 금융회사를 통한 간접규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 11일 ‘핀플루언서, 자유와 책임의 균형’ 보고서를 발간했다.
노혜련 연구원은 “국제적 공식 개념상 핀플루언서는 ‘SNS를 통해 금융 교육, 종목 추천 등 투자 콘텐츠를 공유하는 개인’을 의미하며, 대다수는 소속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한다”며 “투자 대중화로 젊은 소액 투자자의 정보 채널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표현의 자유와 접근성이 보장된 SNS를 통해 금융 정보를 학습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핀플루언서 영향력 확대…팔로워 손실도 커졌다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로 콘텐츠 제작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전문 자격 없이도 금융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업체 수는 2018년 132개에서 2024년 1724개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핀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확대된 배경에는 2030 세대의 유입이 꼽힌다. 코로나19 당시 주가 급락 후 이어진 반등 국면에서 투자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신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것이다.
노 연구원은 “표현의 자유와 접근성이 보장된 SNS의 장점을 기반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통 전문 매체 대신 핀플루언서를 통해 금융 정보를 소비하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다”며 “과열된 경쟁 속에서 핀플루언서 채널 생존을 위해 스스로 금융 정보를 재밌게 전달하려는 시장 원리가 작동됐다”고 했다.
문제는 핀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팔로워들의 금전 손실과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캐피털원이 지난 2024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SNS 조언에 따라 투자한 이들 중 74%가 금전 손실, 신용점수 하락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 연구원은 “표현의 자유에는 한계가 없으나 전문적 검증 없이 무차별적으로 정보가 확산되는 허술한 책임 구조로 인해 사기성과는 별개로 (핀플루언서) 팔로워들의 손실과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기구들은 미등록 또는 무자격 핀플루언서에 대해 규제를 시작하고 있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는 지난 해 핀플루언서의 ▷미등록·무자격 조언 ▷사기·시세조종 ▷부적합 상품추천 ▷오인성 콘텐츠 ▷이해상충 미공시 ▷유명인 홍보 악용를 6대 위험으로 꼽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핀플루언서를 규제 대상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관련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금감원, 33개 채널 수사 의뢰…유명 핀플루언서 도용하기도
다만 한국의 경우 아직 핀플루언서에 대한 규범적 정의는 미비한 상황이다. 올 3월 금융위원회가 처음 핀플루언서를 개념화했으나 규범적 정의는 미비하다고 노 연구원은 지적했다.
실제 핀플루언서들의 위법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이 올해 4월 13일부터 8월 21일까지 주식·경제 분야 핀플루언서 채널 369개를 점검한 결과 151개 채널에서 위법 정황이 드러났다. 영상은 5511건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총 33개 채널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47개 영상은 관계 당국에 차단을 요청했다.
유명 핀플루언서를 도용해 가짜 채널을 개설하는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투자 프로젝트로 소개하거나, 금융회사 사칭한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편취 후 잠적한 사례도 있었다. 구독자가 많은 채널을 매입 후 주식 관련 채널로 변경해 구독자를 리딩방으로 유인하는 행위도 적발됐다.
“핀플루언서 법적 개념화 해야”…금융회사 간접 규제 필요성도
노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선결 과제로 핀플루언서 관리를 위한 법적 개념화를 꼽았다. 현행 유사투자자문업자 규정을 통해 일정한 보수를 받는 핀플루언서에 대해서는 법적인 관리가 가능하나, 그외 교육·광고·협찬·플랫폼 수익 등 대부분의 핀플루언서 활동은 규제에서 제외된다. 애초에 핀플루언서에 대한 ‘등록’ 개념이 없는 만큼, 사전 제재 없이 사후 규제만 이뤄지는 실정이다.
그는 “아직 핀플루언서에 대해 규범적 정의가 부재하여 엄격한 감시 체계를 적용할 대상이 불분명하고, 다양한 위험 요인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금융회사를 통한 간접 규제 필요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24년 증권사가 보수를 지급한 핀플루언서의 게시물에 대한 책임을 해당 증권사에 귀속시켜 85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노 연구원은 “일부 국가에서는 핀플루언서와 제휴로 제작한 콘텐츠에 대해서 금융회사에 그 책임을 부과하며, 국내 금융회사도 이와 같은 규제가 도입될 것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yu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