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평가·분석
“북미회담 논의 韓조율 없이 ‘코리아 패싱’”
“트럼프 전반적 국면 불리하자 돌파구 취지”
北은 “자위적 권리 명백한 행동 표현”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이미 시작돼 진행 중인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대폭 축소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통상·방위 문제에서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1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훈련 축소를 ‘한국을 겨냥한 압박’으로 규정했다.
신 사무총장은 “북미회담 자체가 한국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명백한 ‘코리아 패싱’”이라며 “통상이나 안보 면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하지 않고 미적거린다는 인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쌓여있다. 호르무즈 문제부터 시작해 계속 압박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나무호 피격 사건을 언급하면서 “실제 순항미사일이었는데도 정부가 이를 드론으로 축소해 얘기했다”며 “재외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독자적 파견을 결정할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이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 사건이나 중동지역 재외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지금이라도 함정 파견 등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관옥 계명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동시에 한국을 압박하려는 계산이 함께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지금 이란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쥔 카드가 많지 않다”며 “남북 문제의 주도권을 자신이 가져가면서 다른 부분의 부족함을 보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을 매개로 한 압박이 실제로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교수는 “한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무관하게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전반적인 국면이 불리하다 보니 북한 문제라도 열어서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취지”라며 “그의 발언은 항상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국내 정치를 위한 쇼맨십 성격도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 북미대화 성사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낮게 봤다. ‘핵인정’이라는 대화전제를 두고 북미 상호간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이유에서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요구해온 핵심은 핵보유 인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대화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어 “예전에 김정은을 만나준 것 자체로 이미 북한을 국제사회에 데뷔시킨 셈”이라며 “트럼프 1기 때도 성과가 없었는데, 지금 비핵화 조건까지 완화해 대화를 진행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한 외교적 실패로 남을 것”이라고 팔했다.
양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쇼맨십’인 걸 북한도 이제는 명백히 안다. 이전에는 미국과 대화하는 것 자체가 이슈가 됐지만 이미 중국·러시아와 밀착이 짙어졌기 때문에 급하지도 않다”며 “북한이 실제 만남을 대가로 상당한 지원이나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 사무총장은 “정부가 빠르게 외교적 해법을 찾지 못하면 핵추진잠수함이나 정밀무기 이전 등 순조롭게 진행되던 한미 방산 협력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정작 북한은 UFS 연습을 겨냥해 “적들의 군사적 위협을 철저히 무력화하기 위한 우리의 자위적 권리 행사는 더욱 명백한 행동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갈수록 진화되는 적수들의 위협적 행동에는 진화된 새로운 힘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 안전을 침해하고 위협하는 적수들은 상시 섬멸적인 보복수단의 정조준권 안에 들어있게 될 것”이라며 “적수국들의 모든 침략 전쟁연습은 절대로 그 시행자들이 바라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호·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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