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 ‘상종 불허’ 선언으로 사안 확산 차단”
“한 정부 안에서 일관되지 못한 목소리 지적”
靑 “비방적 언사는 상호 신뢰에 도움안돼”
통일부 “북을 적대할 생각이 없어…만나자”
[헤럴드경제=윤호·전현건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비무장지대(DMZ) 북한 지뢰에 대해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사과요청한 것을 두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라고 거절하면서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일 헤럴드경제에 “북한군은 지난 두 달 동안 21사단을 중심으로 50여 차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넘어오면 경고사격을 하는 원칙을 계속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부전선 긴장의 변수를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서 찾았다.
양 위원은 “경고사격은 동부전선에서 기존에도 해온 것으로, 그것마저 안하면 안되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북한이 작업하는 나머지 구간에서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게 하려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사전경고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대응 기조가 군의 판단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양 연구위원은 “지뢰사고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곧바로 열리지 않았고 대응 방향도 잡히지 않은 것 같다”며 “최고 지도부의 말과 행동이 군의 판단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 부장은 “송사리같은 아래 것들은 조사결과 발표요, 공식입장문 발표요 하면서 남에게 생트집을 잡는데 여념이 없는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그 무슨 기념식이라는데 출연해 군사적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하게 취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부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DMZ 지뢰에 대한 1차 담화 때와 달리 군사 신호는 전면에서 거두고, ‘상종 불허’ 선언으로 사안 확산을 차단했다”고 평했다.
이 대통령을 직접 거론해 청와대 압박 구도를 구체화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합참·국방부를 ‘송사리같은 아래 것들’로, 대통령을 ‘기념식에 출연해 긴장 완화 의지를 표명’한 주역으로 분리해 양자의 불일치를 ‘광대극의 절정장면’으로 조롱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는 한 정부 안에서 일관되지 못한 목소리를 지적했고,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이 ‘불의의 사고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언급하는데 부처는 왜 상응조치·경고·사과 요구 등 강경 태도를 취하냐고 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 대한 대응으로 “작전적 조치뿐 아니라 전력 보강을 하고 있다”며 “전방 일부 지역에 감시장비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거나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남북 ‘적대적 두 국가’ 방침에 따라 2024년 4월부터 MDL 근접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 전술도로 구축, 철조망 및 지뢰 설치 등을 진행해왔다.
서부전선 25사단 일부 지역에서는 북한군이 MDL 이남까지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형 변화가 식별됐는데, 지난달 21일 우리 군이 해당 지역에 접근하던 중 지뢰가 폭발해 국군 장병 3명이 크게 다쳤다.
한편 청와대는 “우리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비방적 언사는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데 도움이 안된다. 정부는 이번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동시에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와 소통을 재개하는 것이 필요히다”며 “북측은 소모적인 비난을 멈추고 우리의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통일부는 “우리는 북을 적대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이제는 증오와 적대를 부추기는 소모적인 공방을 멈추고 만나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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