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폭발 이후 첫 무력시위
청와대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 소집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북한이 개천절인 3일 새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700㎞ 넘게 날아갔다. 지난달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으로 남북 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이 다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3일 오전 6시 30분경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700㎞ 이상을 비행했다”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 초기부터 관련 동향을 추적·공유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사일은 직전 발사 때보다 멀리 날아갔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약 3시간 간격으로 쐈다. 당시 미사일은 각각 약 450㎞와 600㎞ 이상을 비행했다. 북한은 이틀 뒤 이를 극초음속미사일 ‘화성포-11마-1형’ 시험발사였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기종과 최고 고도, 탄착 지점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DMZ 지뢰 폭발 사건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하던 우리 군 간부 3명이 지뢰 폭발로 다쳤다. 이 가운데 1명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합참은 이 지뢰를 북한군 지뢰로 공식 규정했다.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내고 “북한은 소위 ‘국경선 요새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의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북한은 이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2일 담화에서 북한의 ‘은밀하고 의도적인 지뢰 매설’이 원인이라는 우리 측 판단을 “터무니없는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사과 요구도 일축했다. 김 부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담화에서도 이 사건을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을 함께 확인·측정하자며 소통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같은 날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상이고 일방적인 넋두리”라고 깎아내렸다.
청와대는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보실 주재로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국방부와 합참 등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국가안보실은 우리 측 대응 상황을 확인하고 이번 발사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하라고 지시했다.
DMZ 지뢰 폭발 사건에 이어 대비태세에 빈틈이 없는지 다시 점검하라고도 강조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반복된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일본 방위성도 이날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물체를 쐈다고 발표했다. 방위성은 이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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