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눈싸움 행사에서 경찰관에 눈덩이를 던지고 있는 시민. [KBS 보도화면 캡처]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눈싸움 행사에서 경찰관에 눈덩이를 던지고 있는 시민. [KBS 보도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 북동부 지역에 강력한 눈폭풍(블리자드)이 몰아친 속에 재미삼아 열린 눈싸움 행사에서 경찰관이 부상을 입고 결국 시민이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경찰(NYPD)은 최근 맨해튼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열린 눈싸움 행사 도중 경찰관 2명에게 눈과 얼음을 던진 구스만 쿨리발리(27)를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23일 뉴욕에 약 50㎝에 달하는 폭설이 내리면서 등교 및 출근이 어려워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폭설을 즐겨보자”며 ‘눈싸움’이 제안됐고, 수백 명의 인파가 공원에 몰렸다.

평소에도 눈이 오면 종종 많은 사람들이 모여 눈싸움을 즐기는 워싱턴 파크는 이날 축제 분위기를 띠었다. 하지만 오후 4시쯤 소란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고, 출동한 경찰관들을 향해 일부 참가자들이 눈덩이를 던지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사방에서 날아오는 눈덩이를 맞고 현장을 벗어나려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관들은 처음에는 웃다가 점점 더 공격이 심해지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공원 밖 차량으로 몸을 피하려는 경찰관들을 10대 무리가 괴성을 지르며 쫓아가는 장면도 이어졌다. 결국 경찰관 2명이 얼굴과 목 부위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제시카 티시 뉴욕 경찰청장은 이를 “범죄 행위”라 부르며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노조는 “경찰관들을 향한 공격”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뉴욕 경찰은 이번 눈싸움과 관련해 3명을 더 쫓고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18∼20세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반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사건 초기 “영상으로 볼 때 아이들이 눈싸움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후 “눈싸움이 과열된 것은 분명하며 경찰관들도 다른 시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시민 사이에서는 “과잉 대응”이라는 반응과 함께 경찰을 조롱하는 게시물과 밈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심각한 부상을 초래하는 행동은 무해한 장난으로 치부할 순 없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었다.

AP 통신은 이번 눈싸움에 대한 논란이 2019년 길었던 폭염에 ‘물싸움’ 하던 젊은이들이 경찰관들에게 물을 끼얹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졌을 때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경찰 수뇌부는 이를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분개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