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묶여 있던 대형마트의 온라인 주문·배송을 풀겠다는 것이다. 전통시장 보호를 내세워 13년간 유지돼 온 규제가 급변한 유통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정부와 여당이 뒤늦게 인정한 셈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해 심야 영업을 제한하고, 매월 두 차례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2013년 도입 당시엔 대형 유통업체의 영업 시간을 줄이면 소비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분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시장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국내 유통에서 온라인 비중은 60%에 육박했고, 새벽배송 시장은 2015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원을 넘어설 만큼 급성장했다. 반면 대형마트 비중은 사상 처음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규제의 보호 대상이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함께 줄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보호를 명분으로 한 규제가 경쟁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쿠팡 등 특정 온라인 플랫폼의 독주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조치가 현실화하면 대형마트의 역할은 단순한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선다. 전국 수백 개 점포가 24시간 물류 거점으로 기능해 그동안 온라인 플랫폼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새벽배송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된다. 대형마트들은 규제 속에서 온라인 주문을 받아 매장에서 픽업해가는 식으로 대응했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이마트는 100여개 점포에 매장 내 온라인 주문 처리 공간인 ‘PP 센터’를 구축해 두고도 낮 시간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해야 했다. 롯데마트 역시 많은 점포를 두고도 초대형 자동화 물류센터 건설이라는 우회 전략을 택해야 했다. 규제로 묶여 있던 기존 인프라가 활용되면 유통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경쟁이 살아나면 혜택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돌아간다. 소비자는 가격과 서비스에서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되고, 납품업체 역시 유통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월 2회 의무휴업일에는 여전히 온라인 주문과 배송이 막혀 있다. 경쟁의 무대가 이미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오프라인만 멈춰 세우는 방식으로는 소비자 불편만 키울 뿐이다. 이참에 의무휴업 규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를 외면해선 안 된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는 성장과 혁신의 발목을 잡을 뿐이다. 비단 유통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번 조치가 곳곳에 놓인 규제 걸림돌을 걷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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