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7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9일 발표한 ‘OECD 교육지표 2026’에 따르면 2023년 한국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1만6479달러로 OECD 평균 2만2878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OECD 36개국 중 30위로 최하위권이다. 대학생에게 들어가는 정부·민간의 교육 투자가 국제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뜻이다.

반면 초중고교생 공교육비는 최상위권이다. 한국의 중·고교생 1인당 공교육비는 2만1980달러로 OECD 평균보다 46.5% 많아 36개국 중 2위였다. 초등학생도 1만6365달러로 평균보다 20% 많아 9위였다. 초·중등에서는 OECD 최상위권인데 대학에 들어가면 지출이 확 떨어진다. OECD 국가들이 교육 단계가 올라갈수록 학생 1인당 지출이 커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2023년 대학생 1인당 교육기관 지출은 영국 3만4269달러, 독일 2만4738달러, 프랑스 2만3285달러로 모두 한국을 크게 웃돈다. 미국은 2022년 기준 3만6274달러에 달했다. 주요국에 비해 한국의 고등교육 투자가 얼마나 빈약한지 보여주는 수치다.

이렇게 된 데는 교육재정이 초·중등 교육에 치우친 탓이 크다. 그동안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초·중등학교에 자동 배분하면서 재원은 꾸준히 늘었지만, 대학은 한정된 재원으로 허덕이는 기형적 구조가 굳어졌다. 정부가 뒤늦게라도 교부금 연동 방식을 손질하고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에 ‘인재·교육계정’을 만들어 대학 등 고등교육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대학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고급 인재를 양성하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만들어내는 연구의 거점이자 산업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첨단제조업 등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야일수록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대학이 축적한 교육과 연구 역량이 산업 현장으로 이어져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OECD에 따르면 회원국에서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지출의 약 3분의 1은 연구개발에 쓰인다. 대학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면 교육의 질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연구 역량과 산업의 혁신 기반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 대전환의 시대에는 인재 확보가 곧 국가 경쟁력이다. 주요국들이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의 인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을 높이는 데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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