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86주째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계속된 상승세로, 종전 최장 기록인 85주를 넘어섰다. 누적 상승률은 17.6%로 과거 최장 상승기의 두 배를 웃돈다. 그만큼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도 멀어졌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한 주 새 0.56% 떨어졌고,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33%, 0.19% 하락했다. 용산구 역시 22주 만에 0.01% 내렸다. 그런데 강북권은 상승세가 거세다. 서대문구가 0.41%, 동대문·성북구가 각각 0.36%, 노원구가 0.34%, 강북구가 0.31% 올랐다. 강북 14개 구의 평균 상승률도 0.24%에 이른다. 세제 개편 이후 강남 고가 주택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상승세가 강북과 외곽으로 번지면서 서울 집값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평균 아파트값이 15억원을 넘는 곳은 2021년 말 5곳에서 최근 13곳으로 늘었다.

실수요자들이 중저가 지역으로 몰린 것은 공급 불안의 영향이 크다. 물량이 몇 년 새 지속적으로 줄다 보니 집값이 뛸 수밖에 없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도 8.18%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1.87%의 4.4배에 달한다. 더 늦기 전에 ‘영끌’을 해서라도 집 장만에 나선 것이다. 대출 기준선이 15억원으로 작용한 것도 구매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닥공’(닥치고 공급)이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공급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는 3만994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 늘었다. 특히 8월 한 달 인허가는 1만1306가구로 전년 동월보다 604.4% 증가했다. 아파트 인허가도 1만537가구로 938.1% 급증했다. 착공 물량 역시 1~8월 2만67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1% 늘었고, 일반주택 착공도 67.7% 증가했다. 정부의 건축 규제 완화와 금융·세제 지원, 지방정부의 신속한 인허가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착공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2028년부터는 준공 물량도 장기 평균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급 확대에 뜻을 모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용산 개발과 그린벨트 해제 등 현안을 논의하고 이견이 적은 사업부터 먼저 실행하기로 했는데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규제만 높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세제 등 억제책의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 시장 상황에 맞는 정책 조합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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