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0일 승용차 수출 규모 23.2% 격감
트럼프發 관세 충격에 2분기 수출 쇼크 우려
“차 수출 10% 줄 때마다 GDP 0.2%P 감소”
![관세 충격으로 승용차 수출이 20% 넘게 줄어들면서 올해 성장률이 약 0.4%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항 내 수출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3/news-p.v1.20250219.0da3254016e4431a8821761f0835d56e_P1.jpg)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관세 충격으로 5월 초 승용차 수출이 20% 넘게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이 0%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철강, 기계, 전자제품 등 약 2만개 부품이 투입돼 단일 산업 중 가장 큰 생산을 창출하는 자동차가 연간 수출로 20% 줄 경우 추가적 성장률 하방 압력은 0.4%포인트가량으로 추산된다.
13일 한국은행·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승용차 수출 규모는 11억2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2% 감소했다. 이는 미국의 자동차 품목별 관세 조치의 영향이 본격화한 것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4월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했다. 이달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25% 조치를 확대했다. 자동차의 대미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49.08%로 압도적인 만큼, 관세 조치에 따른 대미 수출 감소가 전반적인 자동차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지속돼 연간으로도 차 수출이 20%가량 감소한다면 우리나라 성장률에는 약 0.4%포인트의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지난달 현지정보 보고서에서 노무라의 분석을 인용해 “자동차 관세는 아시아국가 중 한국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자동차 수출이 10% 감소할 때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 산업구조 내 생산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산업이 자동차라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의 생산 유발액은 2365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수출 쌍두마차 중 하나인 반도체 수출에 비해 수출액 자체는 작았지만, 산업 특성상 전·후방 연쇄효과가 매우 복잡해 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은 오히려 컸다. 수많은 협력업체가 차 수출에 기대어 매출을 만들었고, 고용도 창출했다. 품목별 수출이 1단위 증가했을 때 생산 배수를 나타내는 ‘생산 유발도’도 2.59로 가장 높았다.
이미 1분기 역성장 쇼크를 맞은 입장에서 2분기 수출 쇼크까지 직면하게 되면 올해 성장률은 1%대를 넘는 것도 위태로울 수 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GDP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246%로, 지금까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9개국 중 가장 낮았다. 19개국 중 18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이고, 나머지 하나는 중국이었다.
경제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큰 캐나다 (0.4%), 이탈리아(0.26%), 독일(0.211%), 프랑스(0.127%) 등은 모두 경제가 성장했고, 관세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미국의 역성장(-0.069%) 수준도 한국과 비교하면 미미했다.
벌써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0%대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4월 말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0.8%에 불과했다. 지난 3월 말 평균 1.4%에서 불과 한 달 만에 0.6%포인트가 하향 조정됐다.
바클리는 1.4→0.9%,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5→0.8%, 씨티는 1.2→0.6%, 골드만삭스는 1.5→0.7%, JP모건은 0.9→0.5%, HSBC는 1.4→0.7%, 노무라는 1.5→1.0%, UBS는 1.9→1.0%로 전망을 조정했다. 상당수 기관이 한 달 만에 우리나라 성장 눈높이를 반토막 냈다. 8개 IB 중 6곳이 0% 성장을 예상했고, 1%를 초과하는 성장률을 전망하는 IB는 단 1곳도 없었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