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태화·문이림 기자] 연간 수천만원을 들이는 영어유치원에 보내지 않더라도 유튜브를 활용해 집에서 충분한 영어 노출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조기 영어교육의 핵심은 얼마나 비싼 교육을 받느냐보다 아이가 영어를 즐겁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부모가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배성기 아빠와 미래교육 대표는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 2026’의 ‘영어유치원 3000만원 vs 유튜브 0원, 9년 후 누가 이겼나’ 강연에서 “아이에게 ‘영어가 얼마나 좋아?’라고 물어보고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매겨보라고 해보라”며 “4~5점을 준다면 영어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이고, 3점 이하라면 원인은 엄마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영어를 처음 소개하는 사람은 대부분 엄마다”며 “영어를 무섭고 힘든 것이라고 인식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대표는 영어유치원이 효과를 내는 이유도 장시간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이유는 하루에 몇 시간씩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고, 실제로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에는 유튜브 등을 활용해 가정에서도 비슷한 영어 노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그는 “2017년부터 유튜브가 범용화되면서 집에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활용해 좋은 영어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23개월 이전에는 미디어에 노출하지 말고 모국어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며 “영어 영상 노출은 36개월 정도에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배 대표는 이 과정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영어를 ‘학습’으로 강요하기보다 편안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영어를 빨리 잘 하게 만들 것인가보다 아이가 틀리면서도 즐겁게, 당당하게, 자신 있게 영어를 하는 환경을 집에서 어떻게 만들어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들은 빨리 학습시키려고 한다”며 “힘들게 해야 잘하고, 어렵게 해야 실력이 는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어를 습득하는 유일한 방법은 불안이 낮은 환경에서 이해 가능한 인풋을 할 때”라며 “불안이 낮은 환경은 편한 환경에서 재밌는 영상을 티비로 엄마랑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단순히 틀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상을 틀어주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에 집중하는지를 부모가 계속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나이별로 영어 영상의 내용과 학습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1년 차는 조기 영어 노출 단계다. 26개월에서 48개월이 이상적인 시기고, 이때 목표는 영어와 친해지는 것”이라며 “1년 동안 감정이나 동물, 과일처럼 자주 쓰는 기본 단어 300개를 익히는 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배 대표는 “36개월 무렵에는 노래 영상을 하루 한 시간씩 보여주면서 약 300개 단어를 익히게 된다”며 “4살 정도의 귀트임 시기에는 따로 학습시키지 않고 하루 한 시간 TV 시리즈를 보여주거나 아이의 관심사가 나오는 영상에 노출해주면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약 1000개 단어를 습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2~3년 차에는 스토리가 있는 영상에 익숙해지는 게 목표”라며 “핵심은 일상을 소재로 하고 구어체 표현이 많이 나오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말하기를 해야 한다. 동요를 듣는 것만으로는 대화할 수 없다”며 “‘페파피그’ 같은 콘텐츠에는 친구와의 갈등처럼 아이들이 실제로 겪는 일상이 많이 나온다. 자기가 겪었던 일이 TV에 나오고, 그 상황에서 쓰는 표현이 영어로 나오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7세부터는 하루 한 시간 영어 영상 노출을 이어가면서 읽기와 말하기 같은 아웃풋을 자극해야 한다”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학습도 병행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 한 시간씩 영상을 보다 보면 매일 한 단어 정도를 익히는 셈”이라며 “3년이 지나고 보니 1000시간 정도 노출됐고, 아이가 1000개 정도의 단어를 알고 있더라. 이게 세상에서 제일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어 쓰기 교육에서는 모국어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 대표는 “에세이라는 게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서론, 본론, 결론으로 쓰는 것”이라며 “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라이팅이 안 된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우리말로도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는 게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영어를 교육할 때 중요한 건 정확성보다 유창성”이라며 “유창하다는 건 말을 잘한다는 뜻이 아니라 영어가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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