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LNG 수요 5.6억톤 전망
포스코·SK 등 사업확대·선제투자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성장 전망에 맞춰 국내 주요 기업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LNG 인프라 확충과 해외 가스전 지분 확보, 생산시설 전환 등 구체적인 투자에 나서며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비단 에너지 안보 강화와 친환경 전환이라는 흐름뿐 아니라, 미국발 천연가스 개발붐이 본격화하며 업체들은 밸류체인 구축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NG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는 2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 LNG 시장 규모가 지난해부터 2029년까지 약 278억달러(40조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BNEF는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2030년 LNG 수요를 5억6000만톤으로 전망했다. 2023년 대비 36% 증가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에는 신규 액화 프로젝트 가동으로 LNG 시장 성장률이 약 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공급 측면에서 북미는 중동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플라크민즈(Plaquemines) LNG 준비, 코퍼스 크리스티 3단계 가동 등으로 LNG 수출량이 14% 늘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의 알타미라 LNG와 캐나다의 캐나다의 LNG 캐나다도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LNG는 화석 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브릿지 에너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화석 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더불어 바이든 정부의 LNG 수출 규제 여파로 LNG 시장은 한동안 주춤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이 LNG 수출에 시동을 걸면서 LNG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업계는 LNG 시장 성장 속도가 AI(인공지능) 영향으로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로 대표되는 AI 인프라가 제대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민감한 만큼 LNG처럼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연료의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LNG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며 포스코인터내셔널,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기업은 LNG 사업 확대와 선제적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양LNG 제1터미널에서 총 93만㎘ 저장용량의 6개 탱크를 운영 중이며, 인근 부지에 제2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내년 20만㎘급 저장탱크 2기 증설이 완료되면 총 133만㎘ 저장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즉각적 성과 사업영역 중 하나로 LNG 밸류체인을 선정했다. 지난해 11월엔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LNG 자산을 통합했다. SK이노베이션 E&S가 보유한 LNG 밸류체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도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얻고 있다. 또 LNG 트레이딩 물량 확대를 위해 호주의 바로사 가스전 개발에 참여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하는 바로사 가스전에서는 연간 130만톤 규모의 LNG 생산을 시작한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LNG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전남 여수시 화치동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소유의 토지 7만9989㎡(약 2만4200평)를 총 362억원에 매입했다. 이 부지에는 기존의 유연탄 기반 열병합발전소를 LNG 연료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공장 등 인근 산업체에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고은결·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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