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46회> 붉은 태양을 따라서 25
할딱거리며 아버지를 찾아온 그녀는… 강준호의 속내를 듣고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어야 했다. 아니지, 어쩌면 정말로 깜짝 놀랐는지도 몰랐다. 어찌되었든 이 순간의 표정연기는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아빠! 진정으로 하시는 말씀이에요?”
“그래, 진심이다.”
“나를… 원수 집안의 아들에게 시집보낸다고요? 정말?”
“시집가는 건 나중 문제고… 일단 그 놈의 마음을 사로잡으란 말이다. 홀랑 눈이 뒤집어지게 만들라고.”
“유민그룹 주식의 10%에 딸을 팔아넘긴단 말이지요?”
“팔아넘기는 게 아니다. 네 팔자를 고쳐주려는 게야. 그 녀석이 지닌 10% 주식이 너와 나의 미래를 결정할 거란 말이다”
“정 그렇다면… 노력해 볼게요, 아빠.”
“그 정도로는 안 돼. 눈이 홀랑 뒤집어지도록 꼬여 봐.”
강유리는 애써 표정연기를 했지만 속으론… 좋아 죽을 지경이었다. 이미 유호성에게 마음을 주었는데 만약 아버지가 원수 집안이라고 극구 반대하면 어떻게 할까를 여태껏 걱정하고 있지 않았나. 가뜩이나 울고 싶던 차에 따귀라도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왕 꼬이려면 서둘러서 꼬여 봐라. 유민 회장의 이혼 판결 날짜가 겨우 1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니까.”
“좋아요. 아빠의 뜻이 정 그러시다면… 지금 당장!”
강유리는 아버지 강준호가 보는 앞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지인 찾기 기능을 통해 유호성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낸 후, 즉시 그에게 달려갈 요량이었던 것이다.
“이것 보세요, 아빠. 유호성이 반경 5㎞ 안에 있네요. 지금 당장 장미꽃 100송이 사들고 그에게 쳐들어갈 게요. 깜짝 쇼를 벌이는 거예요.”
“역시 너는 내 딸이야. 어서 가라. 장미꽃 살 돈 좀 주랴?”
“아녜요. 나중에 유민그룹의 비서실장 자리나 주세요.”
그녀는 스마트 폰에 찍혀있는 곳 즉, 유호성이 머물고 있을 장소를 찾아 나섰다. 겉에 두꺼운 모피코트를 두르긴 했지만 코트 속은 초미니스커트와 민소매 차림이었다. 170㎝에 달하는 늘씬한 키를 돋보이게 하고 쭉 뻗은 각선미를 드러나도록 하기엔 역시 그런 선정적인 차림이 제격이었다.
승용차를 몰고 가는 그녀의 마음은 자못 흥분된 상태였다. 북한에서 골프대회에 나서던 첫날의 심정이 아마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누가 뭐래도 오늘은 그의 마음을 훔치고야 말 것이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과 무엇이 다를까. 만약 골프대회의 마지막 날처럼 그에게 또다시 버림을 받는다면… 에라 모르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는 거야.
한편, 강유리가 독한 마음을 품은 채 자기를 찾아 나선 것을 알 까닭이 없는 유호성은 한복차림의 꽃님이를 품에 안고 이제 막 옷고름을 풀어내던 중이었다. 그의 등에는 아직도 납작하게 눌려 찌그러진 호박끈 갓이 덜렁덜렁 매달려 있었다.
“어이쿠! 네 속살이 어찌 이리도 곱더냐. 미치겠구나. 그런데… 여자들 한복은 어찌 이리 벗기기가 어려운고?”
겨우겨우 저고리를 벗겨내니 뽀얀 어깨가 드러났는데… 그 모습만으로도 이미 눈이 뒤집혀질 지경이었다. 속곳이나 적삼 등은 아예 걸치지도 않은 퓨전 한복차림인 모양이었다. 유호성은 제대로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이제 쥐꼬리처럼 늘어진 저 치마끈만 당기면… 흐미! 매끄러운 여체가 홀랑 드러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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