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송년회 릴레이 절정기이다. 일주일에 2~3번 송년회를 하다 보니 건배사도 바닥 날 지경인데, 한 주류회사 조사를 보니 ‘너나 잘해’가 1위에 올랐다고 한다. ‘너와 나의 잘나가는 새해를 위해’의 줄임말이다. ‘스마일’(스쳐도 웃고, 마주쳐도 웃고, 일부러라도 웃자) 등도 인기 건배사에 들었다.

시중 건배사의 옥석을 가려보자. ‘탈권위’ ‘대탕평’이 다시 주목받는 만큼 ‘개나리’도 괜찮겠다. ‘계급장 떼고 나이를 잊고, 릴렉스하게’라는 탈권위, 이모-삼촌 리더십이다.

선후창 식이라면 ‘막걸리처럼~익어가자’ ‘넉넉하게~품자’ 등이 대선 때문에 생긴 두 갈래 마음을 이어줄 것 같다. 유럽발 경제위기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닥칠 수도 있으니 ‘삼고~초려’(쓰리고 할 때는 초단을 조심하자)의 메시지도 유익하다. 절제된 송년회가 대세이므로 ‘마돈나’(마시고, 돈내고, 나가자)도 좋겠다. 전통적으로 흥을 돋울 때 외치는 ‘지화자’는 현대 사회에서도 많이 쓰였지만, 최근 들어 ‘지금부터 화끈한 자리를 위하여’라는 억지로 꿰맞춘 말이 대중화됐다. 그래도 이 감탄사를 듣는 순간 기분 좋아지는 효과는 여전하다.

‘개나발’(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은 좀 권위적 냄새가 나고 ‘오징어’(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는 출시된 지 오래돼 지루함을 준다. 3년 전 버전이라도 ‘껄껄껄’(참을걸, 베풀걸, 즐길걸)은 송년회에 맞다.

절대 쓰지 말아야 할 건배사는 술의 노예가 될 것 같은 ‘마징가’(마시자 징하게 갈 때까지), ‘거시기’(거절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기쁘게) 등과 풍속을 저해하는 ‘여필종부’(여자는 필히 종부세 내는 자와 사귀라) 등이다. 주먹을 부른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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