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석유자원 매장 ‘제2 페르시아만’ 中과 주변국간 분쟁에 美까지 본격 개입
중국 남쪽과 필리핀ㆍ인도차이나반도와 보르네오섬으로 둘러싸인 바다 남중국해. ‘제2의 페르시아만’이라 불릴 만큼 풍부한 석유자원을 보유한 이곳을 둘러싼 중국과 주변국 간 영유권 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미국까지 본격 개입하면서 더욱 복잡한 양상이다.
면적 350만㎢인 남중국해에는 섬 750여개와 산호초, 암초, 모래톱 등이 있다. 크게 구분하면 파라셀 제도(시사군도), 스프래틀리 제도(난사군도), 프라타스 제도(둥사군도), 메이클즈필드 제도(중사군도) 등 4개 군도로 나눌 수 있다.
이 섬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국가는 중국ㆍ베트남ㆍ필리핀ㆍ말레이시아ㆍ브루나이ㆍ대만 등 6개국. 그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다툼이 가장 치열하다.
남중국해에 있는 모든 섬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현재 시사군도의 모든 섬과 난사군도의 10개 섬, 베트남은 난사군도에 있는 24개 섬, 필리핀은 7개 섬을 지배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6월 21일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와 파라셀 제도가 베트남의 주권 관할 범위에 있다는 내용의 해양법을 공개하며 중국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난사군도의 난웨이 섬에 타일을 까는 방식으로 대형 베트남 국기를 만들었으며, 완공 후 난사군도 각지에 주둔하는 군대를 동원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도 벌였다.
하지만 중국은 즉각적인 대응 조치에 들어갔다. 하루 뒤인 22일 중국은 남중국해의 시사ㆍ중사ㆍ난사군도를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묶어 싼사(三沙)시로 만들어버렸다. 사단급 부대도 주둔시켰다. 싼사 시 관할 해역은 260만㎢로 남중국해의 74%에 해당한다.
국영석유회사인 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지난달 말 다국적 석유회사인 로열더치셸과 손잡고 베트남 인근 남중국해 9개 구역에서 유전 탐사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했다.
메이클즈필드 제도에서 중국은 필리핀과 황옌다오(필리핀명 스카버러섬)를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이 지역에서 필리핀 어선과 중국 선박이 충돌한 사건을 계기로 한 달 이상 대치 상태가 벌어지다 무력충돌로까지 번질 뻔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은 지난달 31일 팔라완섬 해상의 3개 광구 개발을 공개 입찰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등 대형 업체가 중국을 의식해 입찰을 포기하면서 굴욕을 당했다.
남중국해를 두고 각국이 영유권을 다투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곳의 해양자원 개발 가치를 각국이 인식하면서 분쟁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남중국해에는 석유 2130억배럴, 천연가스 3조8000억㎥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중국해는 매년 4만여척의 선박이 통과하는 중요한 해상루트이기도 하다.
아시아 중시 전략에 나선 미국에도 좌시할 수 없는 곳이다. 거대한 부존자원과 함께 중국의 패권 확장을 막는 군사 및 전략적 중요도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적극 개입하며 중국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랜 적대국인 베트남과도 손을 잡았다. 미국은 지난 3일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6일 미 하원은 남중국해 평화법을 발의하며 중국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